김어준의 ‘손학규 때리기’ 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6-12-11 11: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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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특정 정파의 ‘손학규 때리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어떤 거대한 세력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그들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깎아내리기 위해서라면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실제 최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 공장’은 참으로 가관이다. 마치 ‘손학규 때리기’를 위해 존재하는 방송처럼 노골적이다.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김어준 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이라며 맹목적으로 추종하던 사람이다. 따라서 그의 발언은 문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해 볼 수 있다. 즉 문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손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말이다.

    실제 김어준 씨가 초대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낡은 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체제로 나아가자’는 손학규 전 대표를 향해 최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황당한 비판을 했다.

    대체 ‘제2의 박근혜’가 탄생하지 않도록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권력 분산형으로 바꾸자는 것이 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서민과 중산층이 인갑답게 사는 새로운 세상, 즉 7공화국을 만들자는 주장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주장이라면 안 지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에 합당한 주장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김어준 씨의 발언은 더욱 심각하다.

    사실상 ‘박근혜 탄핵’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그렇다면 탄핵 이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건 자명한 일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야권 대선주자들 가운데에선 그 누구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오직 손학규 전 대표만이 황교안 대행체제를 우려하며, 여야합의에 따른 유능한 총리 선출을 주장했을 뿐이다. 그런데 막상 탄핵을 해 놓고 보니, 손 전 대표의 주장이 옳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손 전 대표를 제외한 모든 대선주자들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멍청했던 셈이다. 김어준 씨가 손 전 대표를 향해 ‘청와대와 주파수를 맞춘 사람’이라고 사실을 왜곡하고 나선 것은 바로 이런 진실을 감추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정말로 이상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야권의 대선 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주자가 이제 겨우 5%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자가 무엇이 두려워 그토록 경계를 하는 것일까?

    사실 손 전 대표의 지지율은 대권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지지율보다도 낫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현재의 지지율로만 보자면 경계할만한 후보가 아닌 셈이다.

    그런데도 왜 친문 진영에선 그토록 손 전 대표를 경계하며 사실을 왜곡하는 무리수까지 두는 것일까?

    그의 폭발적인 잠재력이 두려운 탓일 게다.

    사실 그가 전남 강진의 만덕산에서 내려 온지 이제 겨우 50일 정도밖에 안됐다. 정계복귀 한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더구나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인구 1000만의 수도 서울의 수장인 박원순 시장과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특히 요즘 회원 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밴드상의 대선주자들 팬클럽을 보면, 한개의 팬클럽이 2000명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팬클럽은 반기문,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팬클럽과 손학규 팬클럽 등 5개 주자들뿐이다. 안철수 팬클럽이 1200여명 수준이고 박원순 팬클럽은 1000명 안팎 수준이며 다른 주자들은 모두 1000명 미만이다. 이는 당장 여론조사 지지율에 반영되지 않고 있지만, 손 전 대표를 향한 유권자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대로 가면 우리가 ‘제왕적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갖고 있는 특정 집단이 어떻게든 그를 짓밟으려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몇몇 사람들이 사실을 왜곡한다고 해서 가려지는 게 아니다.

    사실 지금 선두주자라는 사람들의 지지율도 20% 안팎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1야당을 장악하고 있는 후보는 물론 제2야당의 오너 격인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정당이라는 막강한 조직의 지원을 받는데도 그 정도라면 국민은 이미 그들을 ‘대통령감이 아니다’라고 낙인을 찍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야권, 특히 소속 정당의 대세론주자임에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탓에 손학규 전 대표가 마냥 두렵고 무서운 존재로 여겨지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감추는 ‘꼼수’보다는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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