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김진태의 황당한 ‘출마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7-03-14 13: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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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대선출마를 위해 그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뛰어왔던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4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번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제가 부족해 경선승리 기반을 만들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원해주신 여러분에게 송구하다는 말씀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국민의당 대선승리, 개혁정부의 창출 및 소외된 호남의 권익회복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 경선은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간의 치열한 ‘양자대결구도’로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느닷없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불청객(?)이 나타난 것이다.
    바로 박주선 국회부의장이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 민주주의 정당에서 피선거권을 지닌 자라면 누구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이른바 ‘좀비정당’이라는 자유한국당에서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는 것을 보고 ‘개나 소나’라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그걸 막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그가 경선 참여결정을 내리게 된 동기가 너무나 황당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실제 그는 불과 이틀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들이 대선 출마를 하라고 압박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경선에 참여한 손학규 전 대표처럼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제왕적 대통령체제를 끝장내고 새로운 7공화국을 열기 위해서라거나, 안철수 전 대표처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통합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여러 사람들이 나가라고 압박해서 출마하겠다니 얼마나 웃기는 노릇인가.

    당내 선거를 너무 우습게 여기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그의 출마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당장 국회부의장 직부터 내려놓고 진지하게 경선에 임해야 할 것이다. 꼴찌를 하더라도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은 안 된다. 그것은 경선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일종의 ‘해당행위’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만일 박 부의장이 국회부의장 직을 사임하고 경선에 임한다면, 그건 자신의 정치일생을 건 것으로 마땅히 환영할만한 일일 것이다. 경선에 패배할 경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그런 결단 없이 장난삼아, 혹은 주변에서 나가라고 해서 나오는 식의 출마는 당을 위해서나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삼가는 게 옳은 선택이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에게도 한마디 하자.

    한국당 핵심 친박(친박근혜)계인 김진태 의원이 이날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고 한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해 온 `탄기국(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의 강한 출마 요구가 결심을 굳히는 데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정말 가관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가벼운 자리인가. 아니다. 박주선 부의장과 김진태 의원에게 묻고 싶다.

    국가에 대한 미래비전 없이 단지 주변에서 나가라고 해서, 어느 단체에서 출마요구가 있다고 해서 너도나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간다면, 그 정당 꼴이 얼마나 우습게 되는지 한번 쯤 생각해 보았는가.

    김 의원 외에도 한국당에선 당장 출마의사를 접어야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지금 한국당에 소속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청와대 직속 청년위원장, 조경태 의원, 박판석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 원유철·안상수 의원 등이 대선출마를 선언했는데, 유권자들이 이들을 보고 뭐라고 하는지 아는가.

    처음에는 ‘도토리 주자’라고 했었는데, 이젠 아예 대놓고 ‘개나 소나’라고 손가락질한다. 부디 박주선 부의장이 그런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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