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나 혼자 하겠다'는 자강(自强)론으로는, 국민의당 혼자로는 결코 집권할 수 없다. 반드시 대선 전 연대와 연합이 필요하다.”
이는 국민의당 경선에 참여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여전히 '독자노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 그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론에 대해 “국민의당 의원들도 자신감을 갖고 똘똘 뭉쳐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아마도 호남 경선 압승 등으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물론 문재인과 안철수, 혹은 문재인과 손학규 양자대결이라면 국민의당 후보가 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28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조원씨앤아이가 전국 성인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유선전화49%+휴대전화51%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를 실시한 결과(총 통화시도 3만 75명, 응답률 3.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는 44.0%, 안 후보는 40.5%로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인 3.5%p에 불과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했다.
그러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드디어 문재인 후보와 우리 당 후보가 일대일 구도에서 오차범위 내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며 흥분된 어조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제 누구도 국민의당 주장에 대해서 자화자찬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경선을 치르면 치를수록 점점 더 국민의당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가 확실해지고 있다"며 박 대표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흥분할 만도 하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그 여론조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양자대결의 경우다.
하지만 지금 후보는 민주당 문재인과 국민의당 안철수만 있는 게 아니다. 이미 바른정당은 28일 유승민 의원을 후보로 확정한 상태고, 오는 31일엔 자유한국당이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정의당에서도 일찌감치 심상정 의원을 후보로 확정한 마당이다. 5당 체제에서 각 당이 모두 후보를 내면 양자대결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른바 ‘비패권세력’ 간에 연대가 필요한 것이다.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사실상 몰락했다. 인명진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이날 취임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제 더 이상 친박은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몇몇 의원들이 ‘박근혜 호위대’를 자처하고 있으나 그 수는 극히 미미해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이제 우리나라 정당에서 남은 패권 세력, 즉 개헌을 반대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더불어민주당의 친문패권 세력뿐이다.
그런데 그 세력이 만만치 않다. 현재 민주당 의석은 이날 최명길 의원의 탈당으로 비록 한 석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120석으로 여전히 위협적이다.
불행하게도 현재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 등이 본선에 가장 근접했거나 후보로 선출됐지만 이들 중 누구도 자력으로는 문재인 전 대표를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공룡과도 같은 거대한 민주당에 올라탄 문재인 후보와 맞서 싸우려면, 지금의 5자 구도를 양자구도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안철수 전 대표가 고집스럽게 ‘자강론’을 주장하며 연대를 반대하고 있으니 문제다.
그래서 걱정이다. 안 전 대표에게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와의 후보단일화 논의과정에서 승산이 없자 일방적으로 포기한 이후 여러 차례 자신의 뜻을 굽히는 모습을 보여 ‘또 철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그런 모습은 그동안 그를 믿고 따르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그래서 그를 떠난 측근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뜻을 또 다시 굽혀 ‘철수(撤收)’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철수’도 철수 나름이다. 필요하다면, 그것이 국가를 위해 유익하다면 당연히 ‘철수’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안 전 대표가 폐쇄적인 ‘자강론’을 철수하고, 국민화합차원에서 연대론 대열에 합류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회창 대세론은 이른바 ‘DJP 연합’을 성사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 한번 무너졌고, ‘노무현-정몽준 연합’을 이룬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또다시 무너졌었다.
부디 안철수 전 대표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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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하겠다'는 자강(自强)론으로는, 국민의당 혼자로는 결코 집권할 수 없다. 반드시 대선 전 연대와 연합이 필요하다.”
이는 국민의당 경선에 참여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여전히 '독자노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 그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론에 대해 “국민의당 의원들도 자신감을 갖고 똘똘 뭉쳐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아마도 호남 경선 압승 등으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물론 문재인과 안철수, 혹은 문재인과 손학규 양자대결이라면 국민의당 후보가 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28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조원씨앤아이가 전국 성인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유선전화49%+휴대전화51%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를 실시한 결과(총 통화시도 3만 75명, 응답률 3.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는 44.0%, 안 후보는 40.5%로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인 3.5%p에 불과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했다.
그러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드디어 문재인 후보와 우리 당 후보가 일대일 구도에서 오차범위 내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며 흥분된 어조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제 누구도 국민의당 주장에 대해서 자화자찬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경선을 치르면 치를수록 점점 더 국민의당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가 확실해지고 있다"며 박 대표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흥분할 만도 하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그 여론조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양자대결의 경우다.
하지만 지금 후보는 민주당 문재인과 국민의당 안철수만 있는 게 아니다. 이미 바른정당은 28일 유승민 의원을 후보로 확정한 상태고, 오는 31일엔 자유한국당이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정의당에서도 일찌감치 심상정 의원을 후보로 확정한 마당이다. 5당 체제에서 각 당이 모두 후보를 내면 양자대결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른바 ‘비패권세력’ 간에 연대가 필요한 것이다.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사실상 몰락했다. 인명진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이날 취임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제 더 이상 친박은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몇몇 의원들이 ‘박근혜 호위대’를 자처하고 있으나 그 수는 극히 미미해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이제 우리나라 정당에서 남은 패권 세력, 즉 개헌을 반대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더불어민주당의 친문패권 세력뿐이다.
그런데 그 세력이 만만치 않다. 현재 민주당 의석은 이날 최명길 의원의 탈당으로 비록 한 석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120석으로 여전히 위협적이다.
불행하게도 현재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 등이 본선에 가장 근접했거나 후보로 선출됐지만 이들 중 누구도 자력으로는 문재인 전 대표를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공룡과도 같은 거대한 민주당에 올라탄 문재인 후보와 맞서 싸우려면, 지금의 5자 구도를 양자구도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안철수 전 대표가 고집스럽게 ‘자강론’을 주장하며 연대를 반대하고 있으니 문제다.
그래서 걱정이다. 안 전 대표에게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와의 후보단일화 논의과정에서 승산이 없자 일방적으로 포기한 이후 여러 차례 자신의 뜻을 굽히는 모습을 보여 ‘또 철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그런 모습은 그동안 그를 믿고 따르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그래서 그를 떠난 측근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뜻을 또 다시 굽혀 ‘철수(撤收)’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철수’도 철수 나름이다. 필요하다면, 그것이 국가를 위해 유익하다면 당연히 ‘철수’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안 전 대표가 폐쇄적인 ‘자강론’을 철수하고, 국민화합차원에서 연대론 대열에 합류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회창 대세론은 이른바 ‘DJP 연합’을 성사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 한번 무너졌고, ‘노무현-정몽준 연합’을 이룬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또다시 무너졌었다.
부디 안철수 전 대표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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