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한동안 ‘이래문’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었다.
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층에서 나온 것으로 ‘이래도 저래도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어부지리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갈 데 없는 샤이보수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새로운 용어가 ‘홍유찍문’이다.
즉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니 문재인이 될 바엔 차라리 안철수가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가장 고심하는 층은 이른바 ‘샤이 보수’다.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숨은 보수 표심이 약 10%가량 된다고 한다.
바로 이들이 보수 진영 후보의 당선이 어려울 것 같아 안 후보를 찍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충성도 높은 '적극 지지층'이, 안철수 후보는 보수 진영의 붕괴로 갈 곳을 잃어버린 샤이보수층이 현재의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은 일종의 ‘유목민’이나 마찬가지다. 당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안희정 충남지사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그들의 불출마로 어쩔 수 없이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한 까닭이다.
한마디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 후보 스스로 잘해서 오른 것이 아니라 오갈 곳이 없는 ‘유랑 보수’의 지지에 따른 것으로 일종의 ‘어부지리’라는 말이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단단한 ‘콘크리트’에 비유한다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밀가루’나 ‘모래알’과 같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민현장투표라는 획기적 경선과정을 거치면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때 이른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불고 있지만, 그것을 한여름의 태풍처럼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100% 실패한다.
안 후보의 지지층이 당일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유권자들 가운데 일부는 전략적으로 ‘홍유찍문’이라는 판단아래 안철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해 투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투표현장에 직접 나간다는 것은 단순히 여론조사에서 ‘누구를 지지 한다’고 응답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홍유찍문’이라는 판단을 내린 유권자들을 투표현장에 많이 불러내려면, ‘유랑보수’에게 믿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른바 ‘안찍박’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이다.
이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말로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박지원 대표가 상왕노릇을 할 것’이라는 주장인데, 이 논리가 유랑보수 층의 마음을 파고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실제 홍 후보는 최근 "안 후보를 조종하는 사람이 박지원씨이고 안 후보는 박 대표의 각본에 춤추는 인형에 불과하다"며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씨가 상왕(上王)이 된다. 안철수는 허수아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도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 정권은 안철수 정권이 아니라, 박지원 정권이라는 말이 파다하다”며 “‘박지원 섭정정치, 상왕정치, 지원대원군’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최근 “안 후보 뒤에 박지원이 있다. 그 박지원이란 분은 대북송금사건으로 감옥에 있다 나온 사람”이라고 가세했다.
지금까지는 이탈한 보수층의 선택지가 ‘홍유찍문’이라는 판단아래 안철수 후보 쪽으로 쏠리는 모양새이지만, 박지원 대표가 선대위 전면에 등장할 경우 ‘안찍박’이라는 논리에 의해 안철수 후보를 외면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안철수 캠프의 간판으로 적임자는 중도층은 물론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적임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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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래문’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었다.
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층에서 나온 것으로 ‘이래도 저래도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어부지리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갈 데 없는 샤이보수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새로운 용어가 ‘홍유찍문’이다.
즉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니 문재인이 될 바엔 차라리 안철수가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가장 고심하는 층은 이른바 ‘샤이 보수’다.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숨은 보수 표심이 약 10%가량 된다고 한다.
바로 이들이 보수 진영 후보의 당선이 어려울 것 같아 안 후보를 찍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충성도 높은 '적극 지지층'이, 안철수 후보는 보수 진영의 붕괴로 갈 곳을 잃어버린 샤이보수층이 현재의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은 일종의 ‘유목민’이나 마찬가지다. 당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 안희정 충남지사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그들의 불출마로 어쩔 수 없이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한 까닭이다.
한마디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 후보 스스로 잘해서 오른 것이 아니라 오갈 곳이 없는 ‘유랑 보수’의 지지에 따른 것으로 일종의 ‘어부지리’라는 말이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단단한 ‘콘크리트’에 비유한다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밀가루’나 ‘모래알’과 같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민현장투표라는 획기적 경선과정을 거치면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때 이른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불고 있지만, 그것을 한여름의 태풍처럼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100% 실패한다.
안 후보의 지지층이 당일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유권자들 가운데 일부는 전략적으로 ‘홍유찍문’이라는 판단아래 안철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해 투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투표현장에 직접 나간다는 것은 단순히 여론조사에서 ‘누구를 지지 한다’고 응답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홍유찍문’이라는 판단을 내린 유권자들을 투표현장에 많이 불러내려면, ‘유랑보수’에게 믿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른바 ‘안찍박’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이다.
이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말로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박지원 대표가 상왕노릇을 할 것’이라는 주장인데, 이 논리가 유랑보수 층의 마음을 파고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실제 홍 후보는 최근 "안 후보를 조종하는 사람이 박지원씨이고 안 후보는 박 대표의 각본에 춤추는 인형에 불과하다"며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씨가 상왕(上王)이 된다. 안철수는 허수아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도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 정권은 안철수 정권이 아니라, 박지원 정권이라는 말이 파다하다”며 “‘박지원 섭정정치, 상왕정치, 지원대원군’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최근 “안 후보 뒤에 박지원이 있다. 그 박지원이란 분은 대북송금사건으로 감옥에 있다 나온 사람”이라고 가세했다.
지금까지는 이탈한 보수층의 선택지가 ‘홍유찍문’이라는 판단아래 안철수 후보 쪽으로 쏠리는 모양새이지만, 박지원 대표가 선대위 전면에 등장할 경우 ‘안찍박’이라는 논리에 의해 안철수 후보를 외면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안철수 캠프의 간판으로 적임자는 중도층은 물론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적임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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