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 김홍걸-김현철까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7-04-2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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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라는 비선실세 국정농단사태로 탄핵을 당하고 지금은 구치소에 구속 수감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버지가 이룩한 ‘경제발전’의 놀라운 업적을 그의 딸이 송두리째 말아먹었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이는 단지 부친의 후광으로 정치를 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하고 무모한 것인지 국민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일대 사건이었을 뿐만 아니라, 다시는 그와 같은 불행한 정치인들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제2. 제3의 박근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바로 DJ(김대중)의 3남 ‘김홍걸’씨와 YS의 차남 ‘김현철’씨가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되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발 벗고 뛰는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김홍걸·김현철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뒤 지난 21일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어떤 특별한 능력을 인정받아 공동선대위원장이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김홍걸·김현철과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사람이 김부겸 의원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구여권의 전통 텃밭인 대구에서 지역감정해소를 위해 노력한 공로에 비하면 홍걸.현철씨는 너무나 초라하다. 그들의 업적이 무엇인지 눈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홍걸씨는 ‘DJ의 3남’이이서, 그리고 현철씨는 ‘YS의 차남’이라는 점 때문에 김부겸 의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동선대위원장이 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은 마치 박정희의 장녀가 그의 후광으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어서 실망이다.

    특히 그동안 줄곧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입버릇처럼 떠들던 문 후보가 단지 ‘전직 대통령의 아들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높은 자리에 앉혔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일종의 배신감마저 든다.

    과연 이게 문재인이 말하는 공정한 사회이고, 특권 없는 사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홍걸씨와 현철씨 모두 그들의 부친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당시 ‘박근혜의 최순실’ 역할을 했었다는 사실이다.

    먼저 홍걸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는 DJ정부 당시 ‘최규선게이트’에 연루된바 있다.

    최규선 게이트는 2002년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 씨가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홍걸 씨와 함께 각종 이권에 개입해 금품을 수수한 사건이다. 당시 32세였던 송재빈 타이거풀스 사장이 무려 2조5000억원의 국가 프로젝트를 따내게 된 배경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불법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홍걸씨가 최규선씨의 돈 3억원을 수수한 것이 밝혀졌고, 이 사건으로 홍걸씨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었다.

    그러면 현철씨의 경우는 어떤가.

    그는 YS정부 당시 ‘소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대한 권한을 행사했다. IMF 사태의 첫 출발이었던 한보비리에 연루됐는가하면 기업으로부터 수십억의 비자금을 받아 사법처리 되기도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모두 아버지의 권력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했다는 점에서 ‘박근혜의 최순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모두 제2. 제3의 박근혜’이자 ‘제2, 제3의 최순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적폐 청산’을 부르짖던 문 후보가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전직 대통령의 두 아들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큰 감투를 씌워주는 것이 과연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문재인 후보에게는 공기업 특혜 취업 논란의 당사자인 아들 준용씨가 있다. 김홍걸, 김현철과 문준용 이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정직하게 살아온 평범한 국민들로부터 특권과 특혜를 물려받은 상속자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문 후보가 진정 자신의 아들을 '제2의 김홍걸, 제2의 김현철'을 만들 속셈이 아니라면 이런 식의 ‘묻지 마’ 인재 영입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유권자들도 반성해 한다.

    단지 전직 대통령을 좋아했다고 해서 그의 자녀들의 허튼소리에까지 힘을 실어주는 일이 없도록 세밀하게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이 ‘제2의 박근혜’탄생을 방지하는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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