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진=영화 '보안관' 스틸 컷) |
영화 작품 속 캐릭터는 멋있는 역할만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친근한 배역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친밀하게 다가온다. 수많은 충무로 배우 중 김성균은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순진한 시골 청년의 모습으로 도희와 러브라인을 그리는 대학생의 모습을 선보인데 이어 같은 시리즈인 ‘응답하라 1988’에서는 류준열과 김재홍의 아빠 김성균으로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캐릭터로 열연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대학생부터 두 아들의 아빠까지 연기의 폭이 넓은 그에게 이번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의 캐릭터 또한 기대케 한다.
‘보안관’은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를 홀로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로컬 수사극.
그 중 김성균은 대호의 처남 덕만으로 분해 극을 더욱 맛깔나게 살려주고 종진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관객들에게 끝없는 의문점을 던진다. 이후 베일에 쌓여있던 마약 사건의 실마리가 공개됐을 때, 관객들의 몰입감은 극에 다다른다. 이때 덕만은 대호와 종진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유일한 웃음 코드다.
예기치 못하게 등장하는 덕만의 기상천외한 행동은 맥거핀 상황 속 관객들의 긴장감을 덜해준다. 또한 중간 중간 희순(손여은 분)에 대한 덕만의 행동은 ‘보안관’의 희극적인 요소를 강화시킨다. 자칫 심각하게 전개가 이뤄질 수 있는 시점에서, 덕만은 이를 잡아주며 한층 유연하게 극을 풀어간다.
어쩌면 일부 대중에게는 김성균의 이미지가 한 캐릭터로 고착돼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등에서 섬뜩함을 자아내며 특히나 ‘범죄와의 전쟁’에서의 모습은 더없이 강렬했다. 김성균 또한 ‘범죄와의 전쟁’을 자신의 ‘인생영화‘라고 칭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악인의 모습부터 유쾌한 캐릭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김성균의 연기는 그 자체로 기대감을 드높이며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성민, 조진웅과의 케미로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더불어 ‘검사외전’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을 제작한 사나이 픽쳐스의 감각적인 연출은 이들을 탄탄하게 받쳐 주며 예비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김성균은 ‘보안관’을 통해 대중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에 성공할 수 있을까. ‘보안관’은 오는 3일 개봉예정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