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손학규...서울시장, 안철수?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7-05-18 11: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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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위기에 처한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님이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엊그제 저녁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거론되는 인사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의 말에는 당과 안 전 대표를 위하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는 듯 보였다.

    지금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대선에서 패배한 지 1주일 밖에 안 된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놓고 말들이 많은 것 같다.

    사실 이런 논란은 안 전 대표가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지난 11일 공동선대위원장과 선거를 도운 초선의원들을 연쇄적으로 만난 뒤 기자들에게 지역순회를 하며 지지자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손금주 의원은 “(안 전 대표가)서울에서 시작해 광주, 전북 등 전국적으로 그동안 지지해준 국민들께 감사드리는 일정을 잡을 것”이라며 “앞으로 젊은 세대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칩거하지 않고 곧바로 전국적으로 인사를 다닐 것”이라며 “국민과 소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3일 뒤인 지난 14일에는 한발 더 나아갔다.

    안 전 대표가 “5년 뒤 제대로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결선투표제하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대선 재도전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서둘러도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문병호 전 의원은 바로 그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당대표로 나서는 것이 맞다"며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주장하기도 했다.

    과연 이게 합당한 선택일까?

    아무래도 그건 아닌 듯 싶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박지원 의원 등 지도부가 총사퇴해서 치러지는 정당대회에 낙선한 후보가 당권주자로 나서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양새가 이상하다.

    그건 마치 자유한국당에서 낙선자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면서 자신은 당권에 도전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제2의 홍준표’로 낙인찍힐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안 전 대표의 측근에게 “안 전 대표는 당분간 휴지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 조언이 받아들여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안철수 전 대표가 지역을 순회하며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려던 행보를 철회했다는 소식이 오늘 전해졌다.

    당분간 공개일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주변 조언을 받아들여 공개적인 지역순회 일정을 잡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마 당장 8월에 있을지도 모를 전대에 도전하는 일도 없을 것 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전 대표는 어찌해야 하나.

    이번 ‘자강론’ 실패를 거울삼아 ‘통합-연대론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당권주자로 밀어주는 이른바 ‘손-안 동맹’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손 전 대표로 하여금 바른정당과 통합하거나 연대하는 일을 추진하도록 물밑에서 지원하고 ‘대선드림팀’을 구성하도록 하면 국민의당은 가장 희망적인 정당이 될 것이다. 물론 유승민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반대할 것이고, 그로 인해 바른정당의 일부는 남아 있겠지만 남경필 경기지사는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 남경필 등 이른바 ‘스타 정치인’들을 국민의당이라는 한 울타리에 넣어 대선후보 경선을 실시할 수 있게 되고, 그리되면 거기에서 선출된 후보가 차기대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질 것이다.

    특히 내년지방선거에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 국민의당 바람을 수도권 전역에서 불게 하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올 것이고, 그로 인해 국민의당은 수도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총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방선거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조직을 단단히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이번 대선에서 고전한 것은 바로 풀뿌리 조직이 약했던 탓이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상당수의 정치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다. 그러나 손 전 대표 혼자선 버겁다. 안 전 대표의 협력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손 전 대표는 차기 대권보다 7공화국 건설이라는 대의명분에 더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의 정치적 진로가 겹치지 않는 셈이다. 따라서 안 전 대표 입장에서도 ‘손-안 동맹’을 주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어쩌면 그것이 안 전 대표의 다음 대선가도를 ‘활짝’ 열어주는 유일한 방안이자 나아가 국민의당을 단숨에 전국정당으로 키우는 첩경일지도 모른다.

    국민의당의 정권창출을 위해서라면 ‘손학규 당대표-안철수 서울시장’ 조합보다 더 좋은 조합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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