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전국 첫 아동전용 보건소 눈길

    기획/시리즈 / 고수현 / 2017-05-23 16:00:00
    • 카카오톡 보내기
    성장단계별 맞춤형 건강케어… '저출산 극복' 새 모델 제시
    의사 1명과 간호사·놀이교사등 상주
    산모·어린이 토털 보건서비스 제공
    '퍼니쿠킹'등 신체활동놀이 큰 인기
    온라인 카페서 실시간 정보 제공도
    ▲ 아이들과 함께 퍼니쿠킹교실에 참여한 김영배 구청장의 모습.(사진제공=성북구청)
    [시민일보=고수현 기자]서울 성북구(구청장 김영배)가 전국 최초 아동 전용 보건소를 설립한 가운데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2월28일 정릉동 164-62번지에 274.39㎡(약 83평)의 규모로 개소한 아동 전용 보건소인 '정릉 아동 보건지소'는 교육실, 유희실, 검진실, 상담실, 수유실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당시 개소식에서 김영배 구청장은 “누구나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라는 공정한 출발을 보장해야 하는 게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며 아동 전용 보건소 설립 배경을 밝혔다.

    개관 후 정릉 아동 보건지소는 아이 부모는 물론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 그리고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시민일보>에서는 단순한 보건 업무 뿐만 아니라 놀이공간 역할도 수행하며 아동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는 '정릉 아동 보건지소'의 설립과정의 현재의 모습을 살펴봤다.

    ■저출산 극복 위한 선진국 모델 벤치마킹

    정릉 아동 보건지소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작됐다. 모델은 프랑스의 모자보건센터다.

    2015년 김영배 구청장이 아동친화도시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확신을 얻은 정책이다. 김 구청장은 “지방정부가 누구나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라는 공정한 출발의 기회를 보장하고, 태아기부터 아동기까지 체계적으로 건강을 관리함으로써 모든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에 큰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귀국과 동시에 아동 보건지소 건립 사업을 구체화해 나갔으며 2016년 서울시 보건지소 확충 공모사업에 응모, 사업 예산으로 시비 7억 원을 확보하고 구 예산 6,000만원을 더해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10월에는 주민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주민건강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김 구청장은 “저출산 극복 대표 사례로 프랑스를 꼽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를 낳으면 정부가 함께 키운다는 신뢰가 큰 원동력이었다”면서 “정릉 아동 보건지소가 우리나라 저출산 극복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릉 아동 보건지소의 호응에 힘입어 구는 석관-장위구역에 2호점을 추진하는 등 권역별로 확산할 계획이다.

    ■다양한 아동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호응

    정릉 아동 보건지소에는 의사 1인, 간호사 3인, 놀이교사 2인 등이 상주하며 임산부 및 0~6세 아동을 대상으로 ▲ 성장단계별 맞춤형 건강교실 ▲ 임산부 및 영유아의 건강관리 ▲ 주 양육자 건강관리 ▲ 성장단계별 신체활동 놀이 프로그램 등 모성 및 아동을 위한 보건서비스를 토털로 제공하고 있다.

    신체활동 놀이 프로그램 중 '동화로 떠나는 퍼니쿠킹'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3~4세, 5~6세 유아 각 1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신청이 몰려 1인 1회로 제한하고 있다.

    아동요리지도사 최주형 씨의 편식식품을 소재로 한 구성진 동화구연을 따라 참가 어린이들이 곰돌이 빵 등을 만든다. 수업을 마치면 친구, 보호자가 빙 둘러 앉아 함께 먹는데, '오이도 잘 먹을 거예요!'라는 아이들의 다짐이 저절로 나온다. 보호자 마다 얼굴 가득 미소를 짓는 게 당연하다.

    놀이교사들은 딱지치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 전래놀이를 활용한 신체활동 놀이프로그램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고 귀띔한다. 또래와 놀 기회가 적은 아이와 맞벌이 자녀를 대신해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할마, 할빠까지 엄지척! 한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동네만 몇 바퀴 돌곤 했는데 보건소에 와서 어릴 적 놀이를 손자, 손녀와 함께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처지가 비슷한 다른 할마, 할빠와 수다를 떨다 보면 육아 스트레스가 풀린다”면서 칭찬 세례를 한다는 것이다.

    정릉 아동 보건지소에서는 황혼육아를 담당하는 노인들을 위해 황혼육아모임, 책 읽어주는 할마·할빠 되기, 육아놀이법 배우기 등도 마련했다.

    인터넷 세대인 젊은 부모를 위한 맞춤으로는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이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실시간 정보교환과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아이가 소파에서 위에서 떨어졌다'는 글에 '우선 아이가 놀라지 않게 진정시켜라', '머리를 살펴보고 아이가 구토를 하지 않으면 안심해라'는 등 친정 엄마, 친정 언니 같은 답글이 실시간으로 이어진다.

    정릉 아동 보건지소의 모든 서비스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참여하는 것을 위한 배려다. 임산부 및 0~6세 아동과 주양육자는 다음카페(정릉아동보건지소) 가입 후 이용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정릉 아동 보건지소로 문의하면 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