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대통합 신당’ 가능성은?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7-08-24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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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개편 과정에서 ‘중도대통합신당’이 만들어 질 것이란 관측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70%대를 유지하고 있고,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5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지지율이 지방선거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경우, 야당의 패배는 불 보듯 빤하다.

    그러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도부는 물론, 8.27 전당대회에서 새롭게 선출될 국민의당 지도부마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만 한다. 그럼에도 야당이 ‘필승해법’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어느 야당을 막론하고, 거대 집권당을 독자적으로 상대하기엔 힘이 부치는 까닭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연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홍준표 식 보수통합’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대체, 홍준표 대표가 어떤 방식의 통합을 바라고 있기에 어렵다는 것일까?

    홍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인위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면서 “자연스럽게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양당 지도부 합의에 의한 당대당 통합이라는 ‘인위적 방식’을 취하지 않고, 바른정당이 붕괴돼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한국당에 복당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홍 대표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귀'만 언급할 뿐, '당 대당 통합'에 대해선 단 한 번도 거론한 적이 없었다.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면, 간단하게 보수통합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왜 홍 대표는 불가능한 개별입당을 고집하는 것일까?

    당대당 통합을 할 경우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야하고, 그러면 홍대표가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등에게 당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마도 홍 대표는 이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바른정당의 현재 의석수는 고작 20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기서 단 한 석만 이탈하더라도 교섭단체지위를 상실, 결국 당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홍 대표의 생각대로 한국당에 흡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른정당의 선택지는 한국당만 있는 게 아니다. 국민의당도 있다.

    오히려 지난 총선에서 ‘제3지대 정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확인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른정당 입장에선 국민의당과의 연대나 통합이 더욱 희망적일 수도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바른정당과 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대론에 불을 지핀 것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다. 특히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언주 의원은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연대하지 않고서는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며 “11월까지는 연대와 관련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는 민주당과 한국당 소속 비주류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의 경우 현재 정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만큼 당장 탈당해 제3지대 정당인 ‘중도대통합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면 제1야당의 존재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에선 이탈자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그런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함께 문재인 정부 정책을 견제하고 대안을 찾는 초당적 토론기구를 발족하는 것을 그 징후로 보고 있다.

    김 의원과 정 의원은 전날 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물론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도 ‘열린토론, 미래’의 창립취지문을 돌리고 참여를 권했다.

    어쩌면 이 기구가 정책 연대를 넘어 ‘중도대통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중도대통합’의 완성 여부는 그 기구가 아니라 국민의당 전당대회 결과에 달렸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설사 한국당에서 정진석 의원을 비롯한 중도 성향의 의원들과 바른정당이 ‘중도통합’을 이루더라도 제3지대 맏형 격인 국민의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반쪽 통합’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국민의당 전대 결과가 ‘중도대통합’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변수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8.27 국민의당 전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2일부터 23일까지 'K보팅' 방식으로 이틀간 치러진 온라인 투표율이 높게 나타난 것을 보면, 아무래도 국민은 ‘중도대통합’에 기대를 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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