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 15년만에 용의자 3명 붙잡혀

    사건/사고 / 최성일 기자 / 2017-08-31 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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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최성일 기자]지난 2002년 부산 사상구에서 발생한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발생 15년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15년간 미제로 남았던 이 사건은 시민의 결정적인 제보와 경찰의 끈질긴 수사 덕분에 해결의 실마리를 잡게 됐다.

    부산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살인 등의 혐의로 양 모씨(46) 등 3명을 붙잡아 이중 양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2002년 5월21일 오후 10시께 부산 사상구 괘법동의 한 다방에서 퇴근한 여종업원 A씨(당시 21세)를 납치해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마대자루에 담아 부산 강서구 명지동 바닷물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그는 사건 다음날 한 은행에서 A씨의 통장에 있던 돈 296만원을 인출하고 같은 해 6월12일 부산 북구의 한 은행에서 이 모씨(41) 등 여성 2명을 시켜 A씨의 적금 500만원을 해지해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현금 인출에만 가담한 것으로 조사된 이씨 등은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공소시효(10년)가 지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2년 5월31일 낮 12시 25분께 A씨 시신이 유기 장소 근처 해안에서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양씨와 이씨 등이 은행에서 돈을 찾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CCTV)를 확보했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고 지문 등 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아 사건이 미제로 남을 뻔 했다.

    그러나 모든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도록 형사소송법(이른바 태완이법)이 개정된 후 부산경찰청은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본격 보강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도 그 중 하나다. 경찰은 지난해 2월25일 용의자들을 공개수배하면서 페이스북으로 CCTV에 나오는 용의자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시민의 도움을 요청했다.

    덕분에 이씨의 사진을 본 지인이 지난해 3월 경찰에 제보했고 경찰은 같은해 4월5일 이씨 등 공범 2명을 붙잡았다.

    이후 경찰은 양씨의 신원을 파악, 지난 21일 전격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법영상분석연구소에 의뢰해 CCTV에 나오는 양 씨의 사진과 최근 사진, 돈을 찾을 때 사용한 전표의 필적과 최근 필적을 대조한 결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또 이씨가 다른 범죄 피의자 4명과 함께 서 있는 양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는 양 씨의 진술이 거짓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양 씨와 동거한 B 씨에게서 "2002년 5월께 양 씨와 함께 둥글고 물컹한 느낌이 있는 물체가 담긴 마대자루를 옮겼고 마대자루 아래로 검은색 비닐봉지가 보였지만 당시 무서워서 어떤 물건인지 물어보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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