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계개편은 어떻게?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7-09-1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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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향후 정계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은가요?
    요즘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 수는 어림잡아도 10명 중 7~8명은 족히 될 것 같다.

    솔직히 정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토록 많을 줄은 몰랐다. 놀라울 지경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정계개편이 있겠느냐고 묻는 게 아니라 어떻게 정계개편이 되겠느냐고 묻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계개편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민은 현재의 4당 체제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새롭게 정계가 재편되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8일 공개한 9월 첫 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런 민심을 읽을 수 있다. (이 조사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8%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50%, 자유한국당 12%, 바른정당 7%, 정의당 5%로 나타났으며, 지지정당이 없다거나 의견을 유보한 무당 층은 22%였다.

    즉 현재 4당 가운데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가 제1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보다도 무려 두배 가까이나 많은 것이다. 오죽하면 무당이 제1야당이라는 우스개가 나오겠는가.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정계개편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면 어떤 형태의 정계개편이 이뤄질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너무나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안위가 보수통합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홍 대표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1억 원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의 즉각적인 상고로 이번 판결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만일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다면 홍준표 대표는 또다시 재판대에 서야 한다. 그럴 경우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반면 무죄로 확정 판결날 경우,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이 홍 대표를 청산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정병국 전 바른정당 대표는 "보수통합은 이제 물 건너갔다. 이제는 홍 대표가 척결의 대상으로 그만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홍대표가 이끄는 한국당과는 통합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홍 대표 역시 바른정당 내 일부 통합론자들이 주장하는 당 대 당 합당 방식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그가 바라는 통합은 흡수통합, 즉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 일부가 백기투항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양측의 이견으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제3지대 정당이 손을 잡는 이른바 중도대통합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던 바른정당은 14일 격론 끝에 '유승민 비대위원회'체제가 아닌 주호영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체제를 선택했다. 대신 오는 11월30일 이전 조기 당원대표자회의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자강파가 아닌 통합파에 힘이 실린 것이다.
    특히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통합대상으로 자유한국당이 아닌 국민의당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비밀리에 만났다는 소문도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정책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연대는 물론 나아가 통합논의가능성까지 활짝 열려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양당 모두 드러내놓고 통합 문제를 공개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양쪽 모두 일부 이탈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때문일 것이다. 특히 섣불리 패를 꺼내 들었다가는 주도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양측의 기 싸움으로 인해 중도통합, 나아가 3당 체제 구축을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가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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