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한민국 대통령 맞나?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7-09-1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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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김정은이 기쁨조가 문재인 맞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15일 자유한국당이 개최한 ‘전술핵 배치 대구·경북 국민 보고 대회’에서 “문재인이 박근혜보다 잘 하는 건 쇼”라며 이같이 말했다.

    물론 우리나라 대통령을 ‘김정은 기쁨조’라고 표현한 그의 발언은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실 이런 비판을 자초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에 이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흐름을 문재인정부가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남측의 대화제의를 여러 번 걷어찼다. 오죽하면 야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화를 구걸하고 있다’고 쓴 소리를 하고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북한은 이미 괌과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미사일까지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2일 대북 석유수출 등을 제한하는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를 내린 것이다, 여기엔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가 느닷없이 ‘800만 달러 인도적 대북 지원에는 변함없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는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효과를 반감시킬 뿐만 아니라 안보리 결의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조치로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이런 대북지원 발표가 북한의 미사일도발 움직임을 알고 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지원 발표가 이루어진 그날, 북한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 에리모미사키 동쪽 2000㎞ 북태평양까지 날아갔다. 사거리는 역대 최장인 3700㎞(최대 고도 770㎞, 비행시간 20분)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화성-12형' 발사 직후에는 추가 도발을 예고하면서도 조건을 달았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여지조차 남기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제재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핵개발에 나서겠다는 점을 더욱더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김정은은 화성-12형 미사일이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미사일 개발과 시험 발사를 거쳐 미사일의 작전 운용 능력 평가까지 모두 끝나 이제 실전배치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에게는 북한의 도발을 조기에 분쇄하고 북한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우리가 보유한 탄도탄의 사거리와 중량은 북한에 비해 짧고도 가벼워서 북한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의 탄두중량은 500kg, 사거리는 800km로 제한돼 있다. 더구나 핵과 재래식 탄두는 비교 자체가 불능하다는 건 상식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여전히 전술핵을 반대하면서 비핵화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다.

    오히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무력화시키는 대북지원을 하겠다니 과연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를 책임질 우리나라 대통령이 맞는지 의문이다.

    물론 전쟁 중에도 상대국 민간인들에 대해선 인도적인 보호를 해주는 게 맞다. 김정은 등 북한 정권을 향해선 대북제재를 하되, 북한 주민들에 대해선 인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인도적 차원이라고 해도 시기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800만 달라’가 전적으로 북한 여성과 어린이들의 생존비용에 쓰인다는 보장은 없지 않는가. 오히려 그 비용의 일부가 핵탄두나 미사일개발에 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묻지 마’식의 대북지원은 무의미하다. 적어도 북 측에서 대화제의를 수용하는 척이라도 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북한은 지금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북한의 무기개발에 쓰일지도 모르는 대북지원을 하겠다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실로 난감하다.

    김문수 전 지사의 ‘김정은 기쁨조’라는 발언이 다소 지나치긴 하지만, 자꾸 귓전을 맴도는 까닭은 무엇일까?

    괜한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말고 대북지원 계획을 철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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