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집단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정당이 13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인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를 열고 ‘유승민호’를 출범시켰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전당대회에서 유승민 대표는 1만6450표(56.6%)를 획득해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최고위원으로는 7132표(23.5%)를 얻은 하태경 의원과 3003표(10.3%)를 획득한 정운천 의원, 그리고 유일한 여성 후보인 박인숙 의원(4.7%)이 여성 몫 최고위원에 자동 당선됐다.
과연 이들 새로운 지도부가 '분당(分黨) 사태'로 인한 내홍을 잠재우고 난파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유승민호’가 한 달 이내에 ‘중도·보수대통합’에 대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렸다.
앞서 제2차 집단탈당 직후 바른정당 잔류파들은 약 두 시간 가량의 마라톤 회의 끝에 "중도·보수대통합을 적극 추진하도록 한다. 12월 중순까지 가시적인 성과 내도록 노력한다"는 데 대해 합의한 바 있는 탓이다. 당시 남경필 지사는 "새 지도부에 한달 말미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한달’이라는 기한을 정하고 못을 박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유승민 지도체제가 한 달 이내에 통합논의를 진척시키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유승민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우리가 합의한 대로 나라의 미래와 개혁의 길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중도보수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하태경 의원과 정운천 의원 역시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당의 내부 상황은 어떤가.
산 넘어 산이다. 안 대표는 지난 '8·27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는 과정에서 '극중(極中)주의' 노선을 천명하며 바른정당과의 '중도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 대표 선출 이후에도 "더 큰 국민의당을 만들어 중도통합의 중심이 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바 있다.
그러나 호남 의원들과 그에 동조하는 반안(反安,반 안철수) 성향의 의원들은 ‘쪼개진 바른정당과 무슨 연대냐, 통합이냐’라며, 안철수 대표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도지사 출마의사를 밝힌 박지원 의원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는 거다. 그런데 아직도 연합한다? 연대한다? 누구하고 할 거냐?”고 비아냥거렸고, 이상돈 의원은 “(안철수는)아마추어고 이미 정치적으로 다 종친 사람”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왜, 이런 갈등이 나타나는 것일까?
안 대표는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지지기반 확장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호남출신 의원들은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물론 양측의 주장은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그러나 호남 일부 의원들의 주장대로 정계개편 없이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지방선거를 치르면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런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이날 리얼미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8.2%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 뒤를 이어 자유한국당 18.6%, 정의당 5.8%, 바른정당 5.5%, 국민의당 5.3%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의당이 꼴찌로 추락한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당이 텃밭이라고 내세우는 호남민심은 좀 다를까?
그렇지 않다.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7.4%로 전국 평균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한국당(10.6%)에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태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의 승리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라도 ‘정계개편’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사실 바른정당이 난파위기에 처해 있듯이 국민의당 역시 당의 존립자체가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 절박함 속에서 ‘중도대통합’이라는 정계개편을 이끌어 낸다면, 거대 패권양당을 견제하는 ‘제3세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제왕적대통령제를 끝장내고 국민주권이 강화되는 새로운 7공화국 시대를 열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본란에서 제시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6~10일 전국 성인 남녀 2533명을 조사한 결과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이고, 응답률은 5.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
집단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정당이 13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인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를 열고 ‘유승민호’를 출범시켰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전당대회에서 유승민 대표는 1만6450표(56.6%)를 획득해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최고위원으로는 7132표(23.5%)를 얻은 하태경 의원과 3003표(10.3%)를 획득한 정운천 의원, 그리고 유일한 여성 후보인 박인숙 의원(4.7%)이 여성 몫 최고위원에 자동 당선됐다.
과연 이들 새로운 지도부가 '분당(分黨) 사태'로 인한 내홍을 잠재우고 난파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유승민호’가 한 달 이내에 ‘중도·보수대통합’에 대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렸다.
앞서 제2차 집단탈당 직후 바른정당 잔류파들은 약 두 시간 가량의 마라톤 회의 끝에 "중도·보수대통합을 적극 추진하도록 한다. 12월 중순까지 가시적인 성과 내도록 노력한다"는 데 대해 합의한 바 있는 탓이다. 당시 남경필 지사는 "새 지도부에 한달 말미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한달’이라는 기한을 정하고 못을 박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유승민 지도체제가 한 달 이내에 통합논의를 진척시키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유승민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우리가 합의한 대로 나라의 미래와 개혁의 길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중도보수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하태경 의원과 정운천 의원 역시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당의 내부 상황은 어떤가.
산 넘어 산이다. 안 대표는 지난 '8·27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는 과정에서 '극중(極中)주의' 노선을 천명하며 바른정당과의 '중도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 대표 선출 이후에도 "더 큰 국민의당을 만들어 중도통합의 중심이 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바 있다.
그러나 호남 의원들과 그에 동조하는 반안(反安,반 안철수) 성향의 의원들은 ‘쪼개진 바른정당과 무슨 연대냐, 통합이냐’라며, 안철수 대표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도지사 출마의사를 밝힌 박지원 의원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는 거다. 그런데 아직도 연합한다? 연대한다? 누구하고 할 거냐?”고 비아냥거렸고, 이상돈 의원은 “(안철수는)아마추어고 이미 정치적으로 다 종친 사람”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왜, 이런 갈등이 나타나는 것일까?
안 대표는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지지기반 확장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호남출신 의원들은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물론 양측의 주장은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그러나 호남 일부 의원들의 주장대로 정계개편 없이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지방선거를 치르면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런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이날 리얼미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8.2%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 뒤를 이어 자유한국당 18.6%, 정의당 5.8%, 바른정당 5.5%, 국민의당 5.3%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의당이 꼴찌로 추락한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당이 텃밭이라고 내세우는 호남민심은 좀 다를까?
그렇지 않다.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7.4%로 전국 평균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한국당(10.6%)에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태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의 승리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라도 ‘정계개편’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사실 바른정당이 난파위기에 처해 있듯이 국민의당 역시 당의 존립자체가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 절박함 속에서 ‘중도대통합’이라는 정계개편을 이끌어 낸다면, 거대 패권양당을 견제하는 ‘제3세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제왕적대통령제를 끝장내고 국민주권이 강화되는 새로운 7공화국 시대를 열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본란에서 제시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6~10일 전국 성인 남녀 2533명을 조사한 결과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이고, 응답률은 5.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