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슬럼가의 대변신… 문화 · 예술 숨쉬는 창작마을로
방학 퇴폐카페촌에 ‘한글문화거리’… 청년 예술촌으로 탄생
‘흉물’ 도봉동 대전차 방호시설, ‘평화문화진지’로 리모델링
[시민일보=이진원 기자]서울 도봉구(구청장 이동진)가 낙후되고 슬럼화돼 지역주민으로부터 환경개선 문의가 이어져온 ‘방학천변 유흥업소 밀집지역’과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 시민아파트’를 지역주민은 물론 타지역에서도 찾아오고 싶은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먼저 구는 방학천변 유흥업소 밀집지역에 ‘한글문화거리’를 조성했다. 이에따라 최근 이 지역은 청년작가를 위한 예술촌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구는 한글문화거리는 구에서 직접 임대해 ‘주민커뮤니티 공간’과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공방거리’로 만드는 도시재생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는 6.25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길이 약 250m의 대전차 방호시설을 문화창작의 공간인 ‘평화문화진지’로 탈바꿈시켰다. 이에대해 구는 북한군의 남침시 통행 차단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이곳이 ‘분단과 대결의 상징’에서 ‘문화창작 공간’으로 변모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일보>에서는 지역 흉물에서 지역내 청년예술가들 활동무대로, 문화창작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한글문화거리와 평화문화진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 방학천 주변 ‘유흥업소 완전 퇴출’
방학천 주변 도봉로 143길18 일대 300m는 구의 대표적 유흥업소 거리로, 일명 ‘방석집’으로 불리는 퇴폐업소 31곳이 20여년간 영업을 이어왔던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접한 주택가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유흥업소 영업 근절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에 구는 2016년 4월 도봉경찰서를 비롯해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등과 함께 ‘유흥업소 단속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흥음식점 이용 근절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단속 전담팀인 ‘보건위생과 위생지도팀’을 신설, 야간에도 합동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 결과 31곳의 유흥업소가 모두 폐업했다.
유흥업소 단속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2016년 10월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방학생활이 들어서고 주변 환경이 바뀌면서 건물주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며 “특히 건물주 및 영업주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 행정적 지원을 통해 유흥업소를 줄여나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유흥업소 영업주에 대한 전업 및 구직을 도왔다”며 “전업 희망자에 대해서는 구청 일자리경제과에서 추진하는 창업교육과 창업자금 신청을 안내했으며, 구직 희망자에게는 도봉일자리센터 구직등록과 함께 직업훈련이 이뤄지도록 연계했다”고 밝혔다.
■ ‘한글문화거리’ 조성… 예술 · 창작공간으로
방학천을 따라 걷다 보면 한글 창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세종대왕의 둘째딸인 정의공주묘와 훈민정음 해례본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 가옥, 대표적 현대시인 김수영 선생 기념 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이를 모티브로 구는 이 지역을 한글문화거리로 변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구는 4억1800만원을 확보해 지난 2월 ‘한글문화거리 조성계획’을 수립했으며, 유흥업소가 폐업한 15곳을 우선 임대했다.
그중 64.45㎡ 규모 2곳은 주민커뮤니티 공간인 ‘방학생활’과 ‘청년예술가 작업공간’으로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최근까지 방학생활은 주간에는 주민이 요일별 책임자를 정해서 자체적 운영을 하고, 야간에는 유해업소 단속 거점으로 활용돼왔으나, 현재는 유해업소 근절이 이뤄져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어 지난 6·9월에는 2차로 13명 입주작가가 4곳을 리모델링한 후 입주를 완료했다. 구는 오는 12월까지 모든 공간에 대한 입주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입주가 마무리되면 해당 지역은 ▲칠보공예 ▲목공예 ▲캐릭터디자인 ▲판화디자인 ▲반려동물가구 ▲창작미술 ▲도자기공예 ▲가죽팝아트 ▲유리공예 등의 분야별 점포로 메워진다.
한편 구는 입주 작가들에게 최대 1780만원의 리모델링 비용과 최대 620만원의 물품 구매비용, 6개월간의 임차료(월 최대 50만원)를 입주면적에 따라 지원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됨에 따라 건물주와 계약시 임대료는 동일한 기준(㎡당 1만6000원)으로 산정하고 5년간 동결하도록 조치했다.
이뿐만 아니라 구는 2016년 11월 ‘서울시 도봉구 지역상권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건물주가 임대료를 낮출 경우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 방학천변 벽화조성 · 경관개선사업도
구는 한글문화거리 조성뿐만 아니라 어둠고 침침했던 방학천 주변 벽면에 밝은 색상의 벽화를 덧입혔다. 특히 찔레꽃과 청둥오리, 꼬리명주나비 등이 벽화에 담겨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자연스레 드러내고 있다. 이와함께 기존의 옹벽 패턴을 살린 전통담장은 옛스러운 멋을 더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지역작가들이 함께 벽화제작에 참여해 도시경관을 변화시키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했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는 하천변 도로를 포장하고, 야간조명을 사업구간내 건물의 입면부 및 도로시설물에 한글문화거리 테마를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방학생활 앞 인도교에는 폭 12m의 데크를 설치해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 도봉동 ‘대전차 방호시설’ 리모델링
구는 북한군 남침시 북한군의 통행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었던 도봉동 ‘대전차 방호시설’도 문화창작공간인 ‘평화문화진지’로 변모시켰다.
대전차 방호시설은 2004년 건물노후로 인해 아파트 일부 부분이 철거됐지만, 이후에도 10여년간 군사시설의 기능을 하던 벙커를 비롯해 각종 화기를 발사할 수 있는 구멍 등은 여전히 흉물처럼 남아 있었다.
이에 구는 2013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담긴 이곳을 리모델링해 주민 품으로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대전차 방호시설에 대한 본격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구는 주민들이 주축이 된 추진단을 결성해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간 재생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과 예술가와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40여회의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시민공유 작은음악회’를 개최해 음악으로 화합하고 치유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며, 같은해 10월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어 2016년 12월에는 관할 부대인 육군 제60보병사단과 ‘군사시설 공동활용 업무협약식’을 맺고 구와 서울시, 군이 뜻을 모아 평화문화진지를 설립할 것을 공고히 했다.
특히 대전차방호시설은 2016년에는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돼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았다. 같은해 12월14일에는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됐다.
현재 구는 평화문화진지를 도봉문화재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도봉문화재단은 4억6600만원의 지원금을 확보해 오는 2019년 6월까지 평화문화진지를 운영하게 된다.
■ 10월 마지막날, 평화문화를 꽃피우다
구는 평화문화진지의 리모델링을 완료한 지난 10월31일 개관식을 개최했다. 연면적 1902㎡에 지상 1층, 전체 5개동 규모로 리모델링을 통해 새단장을 마친 평화문화진지는 기존 벙커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예술가와 주민을 위해 1~5동에 걸쳐 문화·시민·예술·창작·평화동으로 구성했다.
이 중 20m 높이의 전망대는 유사시에는 군사시설로 활용하되, 평상시에는 주민 누구에게나 개방해 인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평화광장에는 통일 독일의 상징 ‘베를린장벽’을 세웠다. 구 관계자는 “이동진 구청장이 제주 4.3 평화의 공원에 설치된 것을 보고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라며 “외교부와 통일부의 협조를 얻은 후 3점을 무상 기증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동진 구청장을 비롯해 육군 제73보병사단장과 시민, 문화예술인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시설탐방을 비롯해 ‘개관 퍼포먼스’, ‘군악대 히든행진 퍼레이드’ 등 각종 축하공연, 전시 이동통로를 활용한 ‘자유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은 1~5동 옥상 산책로를 걸으며 전체 공간을 한눈에 살펴봤으며, 47년 만에 최초 공개되는 2~3동 사이의 지하벙커를 둘러보는 시설탐방에도 참여하는 등 대전차방호시설의 역사를 알아보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스토리텔링 상설 전시와 ‘APT 1탄-아카이브아트 프로젝트’ 기획전시가 마련됐으며, 평화와 관련된 시민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구는 향후 평화문화진지가 지역주민을 비롯한 서울시민 등 방문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과 워크숍·체험교육 등을 진행하고, 역사성과 장소의 의미를 접목시킨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9월 크게 창작과 프로젝트로 모집분야를 나눠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공예, 연극, 무용, 건축, 문화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입주작가를 공모했다. 향후 입주 선정자에게는 작업공간 제공 및 창작활동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 평화문화진지, 남북(南北)갈등의 답이 되길…
이 구청장은 개관식 축사에서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67년이 흘렀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북핵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며 "문을 연 평화문화진지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 이후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실을 무기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궜다면, 올해는 문화예술이 아픈 역사를 다독이고 갈등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답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학 퇴폐카페촌에 ‘한글문화거리’… 청년 예술촌으로 탄생
‘흉물’ 도봉동 대전차 방호시설, ‘평화문화진지’로 리모델링
[시민일보=이진원 기자]서울 도봉구(구청장 이동진)가 낙후되고 슬럼화돼 지역주민으로부터 환경개선 문의가 이어져온 ‘방학천변 유흥업소 밀집지역’과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 시민아파트’를 지역주민은 물론 타지역에서도 찾아오고 싶은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먼저 구는 방학천변 유흥업소 밀집지역에 ‘한글문화거리’를 조성했다. 이에따라 최근 이 지역은 청년작가를 위한 예술촌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구는 한글문화거리는 구에서 직접 임대해 ‘주민커뮤니티 공간’과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공방거리’로 만드는 도시재생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는 6.25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길이 약 250m의 대전차 방호시설을 문화창작의 공간인 ‘평화문화진지’로 탈바꿈시켰다. 이에대해 구는 북한군의 남침시 통행 차단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이곳이 ‘분단과 대결의 상징’에서 ‘문화창작 공간’으로 변모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일보>에서는 지역 흉물에서 지역내 청년예술가들 활동무대로, 문화창작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한글문화거리와 평화문화진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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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한글문화거리’ 조성 전 일명 ‘방석집’이란 이름으로 존재했던 방학천 유흥거리의 주점들. (아래) ‘한글문화거리’에 조성된 주민커뮤니티 공간 ‘방학생활’의 전경.(사진제공=도봉구청) |
방학천 주변 도봉로 143길18 일대 300m는 구의 대표적 유흥업소 거리로, 일명 ‘방석집’으로 불리는 퇴폐업소 31곳이 20여년간 영업을 이어왔던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접한 주택가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유흥업소 영업 근절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에 구는 2016년 4월 도봉경찰서를 비롯해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등과 함께 ‘유흥업소 단속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흥음식점 이용 근절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단속 전담팀인 ‘보건위생과 위생지도팀’을 신설, 야간에도 합동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 결과 31곳의 유흥업소가 모두 폐업했다.
유흥업소 단속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2016년 10월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방학생활이 들어서고 주변 환경이 바뀌면서 건물주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며 “특히 건물주 및 영업주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 행정적 지원을 통해 유흥업소를 줄여나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유흥업소 영업주에 대한 전업 및 구직을 도왔다”며 “전업 희망자에 대해서는 구청 일자리경제과에서 추진하는 창업교육과 창업자금 신청을 안내했으며, 구직 희망자에게는 도봉일자리센터 구직등록과 함께 직업훈련이 이뤄지도록 연계했다”고 밝혔다.
■ ‘한글문화거리’ 조성… 예술 · 창작공간으로
방학천을 따라 걷다 보면 한글 창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세종대왕의 둘째딸인 정의공주묘와 훈민정음 해례본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 가옥, 대표적 현대시인 김수영 선생 기념 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이를 모티브로 구는 이 지역을 한글문화거리로 변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구는 4억1800만원을 확보해 지난 2월 ‘한글문화거리 조성계획’을 수립했으며, 유흥업소가 폐업한 15곳을 우선 임대했다.
그중 64.45㎡ 규모 2곳은 주민커뮤니티 공간인 ‘방학생활’과 ‘청년예술가 작업공간’으로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최근까지 방학생활은 주간에는 주민이 요일별 책임자를 정해서 자체적 운영을 하고, 야간에는 유해업소 단속 거점으로 활용돼왔으나, 현재는 유해업소 근절이 이뤄져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어 지난 6·9월에는 2차로 13명 입주작가가 4곳을 리모델링한 후 입주를 완료했다. 구는 오는 12월까지 모든 공간에 대한 입주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입주가 마무리되면 해당 지역은 ▲칠보공예 ▲목공예 ▲캐릭터디자인 ▲판화디자인 ▲반려동물가구 ▲창작미술 ▲도자기공예 ▲가죽팝아트 ▲유리공예 등의 분야별 점포로 메워진다.
한편 구는 입주 작가들에게 최대 1780만원의 리모델링 비용과 최대 620만원의 물품 구매비용, 6개월간의 임차료(월 최대 50만원)를 입주면적에 따라 지원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됨에 따라 건물주와 계약시 임대료는 동일한 기준(㎡당 1만6000원)으로 산정하고 5년간 동결하도록 조치했다.
이뿐만 아니라 구는 2016년 11월 ‘서울시 도봉구 지역상권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건물주가 임대료를 낮출 경우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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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문화거리’와 함께 조성된 방학천변 벽화거리의 전경.(사진제공=도봉구청) |
구는 한글문화거리 조성뿐만 아니라 어둠고 침침했던 방학천 주변 벽면에 밝은 색상의 벽화를 덧입혔다. 특히 찔레꽃과 청둥오리, 꼬리명주나비 등이 벽화에 담겨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자연스레 드러내고 있다. 이와함께 기존의 옹벽 패턴을 살린 전통담장은 옛스러운 멋을 더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지역작가들이 함께 벽화제작에 참여해 도시경관을 변화시키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했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는 하천변 도로를 포장하고, 야간조명을 사업구간내 건물의 입면부 및 도로시설물에 한글문화거리 테마를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방학생활 앞 인도교에는 폭 12m의 데크를 설치해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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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평화문화진지’ 조성 전 존재했던 ‘대전차방호시설 시민아파트’의 전경. (아래) ‘평화문화진지’ 개관식에 참석한 방문객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도봉구청) |
구는 북한군 남침시 북한군의 통행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었던 도봉동 ‘대전차 방호시설’도 문화창작공간인 ‘평화문화진지’로 변모시켰다.
대전차 방호시설은 2004년 건물노후로 인해 아파트 일부 부분이 철거됐지만, 이후에도 10여년간 군사시설의 기능을 하던 벙커를 비롯해 각종 화기를 발사할 수 있는 구멍 등은 여전히 흉물처럼 남아 있었다.
이에 구는 2013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담긴 이곳을 리모델링해 주민 품으로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대전차 방호시설에 대한 본격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구는 주민들이 주축이 된 추진단을 결성해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간 재생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과 예술가와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40여회의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시민공유 작은음악회’를 개최해 음악으로 화합하고 치유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며, 같은해 10월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어 2016년 12월에는 관할 부대인 육군 제60보병사단과 ‘군사시설 공동활용 업무협약식’을 맺고 구와 서울시, 군이 뜻을 모아 평화문화진지를 설립할 것을 공고히 했다.
특히 대전차방호시설은 2016년에는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돼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았다. 같은해 12월14일에는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됐다.
현재 구는 평화문화진지를 도봉문화재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도봉문화재단은 4억6600만원의 지원금을 확보해 오는 2019년 6월까지 평화문화진지를 운영하게 된다.
■ 10월 마지막날, 평화문화를 꽃피우다
구는 평화문화진지의 리모델링을 완료한 지난 10월31일 개관식을 개최했다. 연면적 1902㎡에 지상 1층, 전체 5개동 규모로 리모델링을 통해 새단장을 마친 평화문화진지는 기존 벙커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예술가와 주민을 위해 1~5동에 걸쳐 문화·시민·예술·창작·평화동으로 구성했다.
이 중 20m 높이의 전망대는 유사시에는 군사시설로 활용하되, 평상시에는 주민 누구에게나 개방해 인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평화광장에는 통일 독일의 상징 ‘베를린장벽’을 세웠다. 구 관계자는 “이동진 구청장이 제주 4.3 평화의 공원에 설치된 것을 보고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라며 “외교부와 통일부의 협조를 얻은 후 3점을 무상 기증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동진 구청장을 비롯해 육군 제73보병사단장과 시민, 문화예술인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시설탐방을 비롯해 ‘개관 퍼포먼스’, ‘군악대 히든행진 퍼레이드’ 등 각종 축하공연, 전시 이동통로를 활용한 ‘자유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은 1~5동 옥상 산책로를 걸으며 전체 공간을 한눈에 살펴봤으며, 47년 만에 최초 공개되는 2~3동 사이의 지하벙커를 둘러보는 시설탐방에도 참여하는 등 대전차방호시설의 역사를 알아보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스토리텔링 상설 전시와 ‘APT 1탄-아카이브아트 프로젝트’ 기획전시가 마련됐으며, 평화와 관련된 시민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구는 향후 평화문화진지가 지역주민을 비롯한 서울시민 등 방문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과 워크숍·체험교육 등을 진행하고, 역사성과 장소의 의미를 접목시킨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9월 크게 창작과 프로젝트로 모집분야를 나눠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공예, 연극, 무용, 건축, 문화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입주작가를 공모했다. 향후 입주 선정자에게는 작업공간 제공 및 창작활동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 평화문화진지, 남북(南北)갈등의 답이 되길…
이 구청장은 개관식 축사에서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67년이 흘렀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북핵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며 "문을 연 평화문화진지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 이후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실을 무기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궜다면, 올해는 문화예술이 아픈 역사를 다독이고 갈등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답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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