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당원도 지지자도 ‘중도통합’ 찬성하는데...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7-11-20 12: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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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의 '중도통합론'을 둘러싼 갈등으로 폭발 일보직전이다.

    일각에서는 21일 열리는 의원총회가 분당 수순에 돌입하는 갈림길이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반안(반안철수) 그룹은 이미 당내에 ‘평화개혁연대’(가칭)를 구성하는 등 반안 행보를 공식화했다.

    그러면 국민의당 당원들과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나 선거연대를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당이 지난달 26일과 이달 9일 두 차례에 걸쳐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 당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어느 당과 우선 연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원의 49.9%가 ‘바른정당’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정동영 의원 등이 연대 대상으로 선호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응답은 30.3%에 그쳤다. 이어 정의당(4.8%), 자유한국당(4.3%)순이었다. 연대에 반대한다는 의견과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8.4%, 2.3%였다.

    ‘바른정당과 연대나 통합을 한다면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2%가 ‘통합’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선거연대(27.5%), 정책연대(21.9%), 잘 모름(8.4%)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4%포인트, 응답률은 16%다.

    또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광주광역시와 전남에 각각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21명과 840명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국민의당 지지층에선 '찬성' 의견이 더 높게 나왔다.

    광주권의 경우 국민의당 지지층에선 '찬성한다'가 60.1%로 '반대'(27.8%)보다 무려 32.3%포인트 높았고, 전남에서도 국민의당 지지층 58.3%가 연대에 찬성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2%포인트(광주)와 ±3.4%포인트(전남)이며 응답률은 광주와 전남이 각각 13.2%, 12.2%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마디로 국민의당 당원들은 물론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호남 지역의 유권자들도 안철수 대표의 ‘중도통합론’을 지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왜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은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뜻과 달리 ‘평화개혁연대’를 만들어 안철수 대표의 ‘중도통합론’에 제동을 거는 것일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쩌면 자신들의 실패를 만회해보려는 개인적인 욕심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 ‘평화개혁연대’의 핵심인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은 자신들이 별도의 당을 창당하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었다.

    하지만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 거기에 박지원 의원까지 가세해 그들이 국민의당을 탈당하고, ‘호남신당’을 만든다고 할 때, 선뜻 따라 나설 의원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그들 역시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장담하건데 민주당에서 받아주겠다는 구애의 손짓이 없는 한 결코 이들은 선도탈당하지 못한다. 그렇다고해서 ‘안철수 흔들기’를 중단할 사람들도 아니다. 아마도 당내에서 별도의 교섭단체를 만드는 ‘꼼수’로 자신들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 들 것이다.

    실제로 호남 중진 의원들이 탈당 후 ‘호남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동참할 사람은 고작 5명 안팎에 불과할 것이지만 당내에서 별도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꼼수’를 부린다면 정동영 의원이나 천정배 의원이 장담한대로 20명이 넘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상돈 의원 등 반안계 비례대표 의원들도 합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소신 있는 행동도 아니고, 바람직한 정치행위도 아니다.

    정말 ‘중도대통합’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정의라 생각하고, 그것이 소신이라 믿는다면 구질구질하게 당에 남아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당당하게 당을 떠나 ‘호남신당’을 창당하는 게 종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선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되는 일이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21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끝장토론을 통해 나온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서로가 힘을 모아 ‘제3정당’이 우뚝 설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

    이건 안철수 대표 진영도 마찬가지다. 만약 의총에서 통합반대 결론이 내려질 경우,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해서는 안 된다. 특히 안 대표는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대표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의총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이건 당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인 만큼, 의총결과를 전 당원투표에 붙여 최종결론을 도출해 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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