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변경 혐의 무죄 판결
징역 10개월 · 집유 2년形

▲ 김명수 대법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 됐다가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풀려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3)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조 전 부사장은 대법원이 지상로(地上路)는 항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항로 변경 혐의를 무죄로 본 2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한데 따라 실형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재판부는 “죄형법정주의에 비춰 항공기가 지상에서 이동하는 것을 항로에서 이동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지상의 항공기가 운항 중이라고 해 지상에서 다니는 길까지 항로로 보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항로변경 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조씨는 2014년 12월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자신이 탑승한 대한항공 KE086편을 램프리턴(탑승교로 되돌리는 일)을 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와 관련, 재판에서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이동한 공향 지상로가 항로에 해당하는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1심은 “항로에 지상로가 포함된다”며 항로변경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항로의 사전적 정의는 항공기가 다니는 하늘길(空路)”이라며 무죄를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다만 항공기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사무장 등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한편 이번 판결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9월 취임한 후 내려진 첫 전원합의체 선고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