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이후 ‘손학규 역할론’ 나올까?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8-02-19 15: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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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6·13 지방선거' 후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안 의원은 19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다음 총선이 준비돼 있다"며 "당을 바꾸고 옮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계개편의 대하드라마가 펼쳐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굳이 안 의원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6ㆍ13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의 회오리바람이 불 것이란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으로 나뉜 야권이 참패할 경우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각 당의 이합집산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그런데 현재 공개되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야권의 참패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한국당은 보수의 텃밭인 영남 광역단체장 5곳을 석권하는 등 최소 6곳 이상에서 승리하겠다는 이른바 ‘6+α’를 목표를 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왜냐하면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와 야권 분열 상황을 기반으로 PK(부산ㆍ경남) 중 반드시 한 곳에선 승리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당이 PK(부산ㆍ경남)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광역단체장 자리를 잃게 되면, 한국당은 곧바로 ‘TK(대구.경북) 지역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한마디로 ‘TK 자민련’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는 뜻이다.

    그럴 경우에 차기 총선을 앞두고 불안감을 느낀 수도권 및 충청권 출신의원들의 탈당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그들이 한국당을 탈당하면, 현재로선 바른미래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바른미래당의 앞날 역시 그다지 희망적인 것은 아니라는 게 문제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 3석 이상 + 전국 지지율2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김관영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 출연,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를) 다 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광역단체장 3석에서 4석 정도는 얻는다고 하고 전국 지지율 이번에 25% 이상 얻는다고 하면 의미 있는 선전”이라고 목표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바른미래당이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원희룡 제주지사의 경우, 여전히 탈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에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란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게 되면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을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정당으로 해체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당내 일각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론을 제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 김관영 사무총장은 “당에서 안철수 후보의 서울시장 등판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나가시는 것이 당을 위해서 본인이 그동안 헌신해오고 노력한 그런 일관된 메시지와도 맞지 않는가 싶다”고 말했다.

    박주선 공동대표 역시 “서울시장 출마가능성은 50%가 넘는다”며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

    그런데 설사 안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유승민 대표와 박주선 대표 같은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선수’로 뛰지 않으면, 다른 곳은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문제다.

    그럼에도 유승민 대표는 대구시장 출마설을, 박주선 대표는 광주시장 출마설을 일축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바른미래당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국당 이탈자들의 합류는 고사하고, 바른미래당에서도 탈당행렬이 잇따르게 될 것이란 말이다.

    그러면 민주평화당이 그들을 흡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솔직히 그 가능성 역시 0%에 가깝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민평당은 처음부터 ‘호남정당’을 자처하고 나섰다. 따라서 광주, 전남, 전북 3곳 가운데 적어도 두 곳에선 광역단체장을 당선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단 한 석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력한 주자인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이 모두 광역단체장 출마에 손사래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평당 역시 지방선거 이후 자연스럽게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방선거 이후엔 한국당을 이탈한 중도세력과 바른미래당, 그리고 민평당까지 모두 끌어 안을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정치인의 등장을 정치권이 갈망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 적임자가 ‘통합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평당이 모두 선전해 집권당인 민주당이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절반 이상을 잃을 경우엔 ‘손학규 역할론’도 자연스럽게 수면 하에 가라앉을 것이고, 당분간 야권의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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