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유승민 공동대표가 ‘지방선거 동반 출격론’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갈등의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는 사람이 바로 하태경 최고위원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쨌든 이름 첫 글자에 'ㅇ'자 들어가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로)나온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첫 글자에 ‘ㅇ’자가 들어가는 사람은 서울시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안철수 위원장만 있는 게 아니다. 지방선거 출마거부 의사를 피력한 유승민 대표 역시 ‘ㅇ’자로 시작하는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왜, 하 최고위원은 ‘안철수’라고 단정하지 않은 것일까?
혹시 유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하 최고위원은 "(유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를)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 대표가 출마한다면 서울시장"이라면서 "유 대표도 사실 서울밖에 나갈 데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 최고위원은 "안 위원장 측근, 주변 분들이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나가야 된다는 목소리가 강한 상황에서 (유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나간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하 최고위원의 이 같은 해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안철수 위원장과 유승민 대표의 동반출격을 요구하는 예비후보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이 모두 지방선거에 출마해 바른미래당 바람을 일으키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일찌감치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위원장의 단기필마식 서울시장 출마로는 판세를 역전시킬 파괴력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유승민 대표의 동반출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도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동반출격론’에 대해 "지금 지도부 모두가 같은 생각이실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바른미래당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하겠다. 그래서 각자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각자가 아마 최선의 역할들을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대표의 동반등판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이든, 경기지사든 출마할 생각 없다. 공동대표로서 책임 다 하겠다"며 출마거부 입장을 거듭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전국 지원유세를 명분으로 끝내 불출마하고, 그로 인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엔 유 대표의 정치생명도 끝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문제는 유 대표가 출마할 마땅한 곳이 없다는 거다. 설사 패배하더라도 명분 있는 패배를 해야 차기 대권도전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데, 그러자면 서울시장 후보나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지지율을 보면 경기도는 너무나 저조하다. 그나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보다 엇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지역이 서울이다.
하지만 서울은 이미 안철수 출마론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유 대표가 불출마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갈 테니 안철수 위원장은 다른 곳으로 출마하라는 무언의 시위인 셈이다.
그러면 안철수 위원장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물론 서울시장도 좋지만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장 출마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는 판단이다. 사실 유승민 대표는 ‘배신자’ 프레임으로 인해 대구에서는 한계가 있다. 반면 안 위원장은 그런 프레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박지원 상왕론’이 불거지기 전에는 이 지역에서 안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기도 했었다.
만일 안 위원장이 대구에서 지지를 받는다면, 대구를 텃밭으로 여겼던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로 인해 안 위원장은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해볼만한 도전이 아닐까?
아울러 호남민심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박주선 공동대표의 광주시장 출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 ‘진보의 터전’인 광주, 그리고 수도 서울인 서울에서 바른미래당 바람을 일으킨다면, 탈당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 잔류를 선언할 것이고, 결국 남쪽에서도 바른미래당 훈풍이 불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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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유승민 공동대표가 ‘지방선거 동반 출격론’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갈등의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는 사람이 바로 하태경 최고위원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쨌든 이름 첫 글자에 'ㅇ'자 들어가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로)나온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첫 글자에 ‘ㅇ’자가 들어가는 사람은 서울시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안철수 위원장만 있는 게 아니다. 지방선거 출마거부 의사를 피력한 유승민 대표 역시 ‘ㅇ’자로 시작하는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왜, 하 최고위원은 ‘안철수’라고 단정하지 않은 것일까?
혹시 유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하 최고위원은 "(유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를)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 대표가 출마한다면 서울시장"이라면서 "유 대표도 사실 서울밖에 나갈 데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 최고위원은 "안 위원장 측근, 주변 분들이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나가야 된다는 목소리가 강한 상황에서 (유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나간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하 최고위원의 이 같은 해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안철수 위원장과 유승민 대표의 동반출격을 요구하는 예비후보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이 모두 지방선거에 출마해 바른미래당 바람을 일으키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일찌감치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위원장의 단기필마식 서울시장 출마로는 판세를 역전시킬 파괴력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유승민 대표의 동반출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도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동반출격론’에 대해 "지금 지도부 모두가 같은 생각이실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바른미래당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하겠다. 그래서 각자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각자가 아마 최선의 역할들을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대표의 동반등판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이든, 경기지사든 출마할 생각 없다. 공동대표로서 책임 다 하겠다"며 출마거부 입장을 거듭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전국 지원유세를 명분으로 끝내 불출마하고, 그로 인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엔 유 대표의 정치생명도 끝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문제는 유 대표가 출마할 마땅한 곳이 없다는 거다. 설사 패배하더라도 명분 있는 패배를 해야 차기 대권도전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데, 그러자면 서울시장 후보나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지지율을 보면 경기도는 너무나 저조하다. 그나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보다 엇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지역이 서울이다.
하지만 서울은 이미 안철수 출마론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유 대표가 불출마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갈 테니 안철수 위원장은 다른 곳으로 출마하라는 무언의 시위인 셈이다.
그러면 안철수 위원장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물론 서울시장도 좋지만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장 출마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는 판단이다. 사실 유승민 대표는 ‘배신자’ 프레임으로 인해 대구에서는 한계가 있다. 반면 안 위원장은 그런 프레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박지원 상왕론’이 불거지기 전에는 이 지역에서 안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기도 했었다.
만일 안 위원장이 대구에서 지지를 받는다면, 대구를 텃밭으로 여겼던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로 인해 안 위원장은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해볼만한 도전이 아닐까?
아울러 호남민심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박주선 공동대표의 광주시장 출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 ‘진보의 터전’인 광주, 그리고 수도 서울인 서울에서 바른미래당 바람을 일으킨다면, 탈당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 잔류를 선언할 것이고, 결국 남쪽에서도 바른미래당 훈풍이 불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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