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게 됐다.
유승민 대표를 향한 당내 불만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바른미래당 50여명의 지역위원장들은 28일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금지를 당론으로 정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사실상 보수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유승민 공동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 된다.
앞서 유승민 대표는 한 대학 초청특강에서 "보수가 이대로 비실비실하고 계속 분열되고 이러면 다음 총선, 대선도 전 어렵다고 본다"며 "다음 대선 전엔 어떤 식으로든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유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진짜 변하고 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면 합칠 가능성이 있어지는 것"이라며 합당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이에 대해 지역위원장들은 이날 건의서를 통해 "항간에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과 어떤 형태로든 합칠 것이라는 악의적 선동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놓인 마당에 이런(한국당과의 연대) 흐름이 가속화되면 심각한 민심의 역풍을 맞고, 당의 존립 명분과 근거 자체도 말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과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정하라고 압박했다.
또 국민의당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90여명의 지역위원장들은 별도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유승민 공동대표의 지방선거 동시출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의 경우 서울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지만, 유 대표는 창당 전부터 '불출마' 입장을 계속 유지해온 탓에 이번 성명서가 사실상 유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유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방선거 출마요청에 줄곧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왔다.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저는 당 대표로서 제 역할을 다 할 뿐이다. 그래서 제 출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왔던 분들한테 그 발언을 앞으로 좀 하지 마라 그렇게 이야기를 분명히 했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그러나 지역위원장들은 성명서에서 "당 지도부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지방선거에 동반출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당선 가능 지역을 선택해 동반출마를 선언한다면 선거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유 대표의 동반출마를 압박했다.
이어 "지금은 당 지도부부터 배수진을 치고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 대표는 이날 자신과 안철수 위원장의 지방선거 공동 출마를 요구하는 지역위원장 성명서를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규정하는 등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 대표는 "(서명한) 지역위원장 중 거의 100%가 국민의당 출신"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제 뜻은 변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대표의 이런 발언은 일종의 경고장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수차례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음에도 자신의 출마를 종용하는 움직임이 그치지 않는 것은 결국 유승민 흔들기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 그의 발언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지방선거에 출마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결과적으로 오는 7∼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기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현재의 당대표직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셈이다.
사실 지방선거 이후 전대에서 선출된 당 대표는 2020년 제21대 총선 공천 때 막대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면 차기 대통령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당권은 상당히 욕심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유 대표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그건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만일 지방선거에서 전패할 경우, 특히 자유한국당에게 밀려 존재감을 찾기 어려울 경우, 지방선거 이후 바른미래당은 빠른 속도로 소멸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설사 가까스로 당이 존재하더라도 유승민 책임론으로 인해 당에 남아 있는 것조차 버거운 딱한 처지에 놓일 것이다.
그러니 이쯤에서 고집을 꺾고 당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선당후사 정신으로 지방선거 출마요청을 수락하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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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대표를 향한 당내 불만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바른미래당 50여명의 지역위원장들은 28일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금지를 당론으로 정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사실상 보수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유승민 공동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 된다.
앞서 유승민 대표는 한 대학 초청특강에서 "보수가 이대로 비실비실하고 계속 분열되고 이러면 다음 총선, 대선도 전 어렵다고 본다"며 "다음 대선 전엔 어떤 식으로든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유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진짜 변하고 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면 합칠 가능성이 있어지는 것"이라며 합당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이에 대해 지역위원장들은 이날 건의서를 통해 "항간에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과 어떤 형태로든 합칠 것이라는 악의적 선동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놓인 마당에 이런(한국당과의 연대) 흐름이 가속화되면 심각한 민심의 역풍을 맞고, 당의 존립 명분과 근거 자체도 말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과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정하라고 압박했다.
또 국민의당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90여명의 지역위원장들은 별도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유승민 공동대표의 지방선거 동시출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의 경우 서울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지만, 유 대표는 창당 전부터 '불출마' 입장을 계속 유지해온 탓에 이번 성명서가 사실상 유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유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방선거 출마요청에 줄곧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왔다.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저는 당 대표로서 제 역할을 다 할 뿐이다. 그래서 제 출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왔던 분들한테 그 발언을 앞으로 좀 하지 마라 그렇게 이야기를 분명히 했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그러나 지역위원장들은 성명서에서 "당 지도부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지방선거에 동반출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당선 가능 지역을 선택해 동반출마를 선언한다면 선거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유 대표의 동반출마를 압박했다.
이어 "지금은 당 지도부부터 배수진을 치고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 대표는 이날 자신과 안철수 위원장의 지방선거 공동 출마를 요구하는 지역위원장 성명서를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규정하는 등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 대표는 "(서명한) 지역위원장 중 거의 100%가 국민의당 출신"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제 뜻은 변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대표의 이런 발언은 일종의 경고장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수차례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음에도 자신의 출마를 종용하는 움직임이 그치지 않는 것은 결국 유승민 흔들기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 그의 발언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지방선거에 출마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결과적으로 오는 7∼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기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현재의 당대표직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셈이다.
사실 지방선거 이후 전대에서 선출된 당 대표는 2020년 제21대 총선 공천 때 막대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면 차기 대통령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당권은 상당히 욕심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유 대표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그건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만일 지방선거에서 전패할 경우, 특히 자유한국당에게 밀려 존재감을 찾기 어려울 경우, 지방선거 이후 바른미래당은 빠른 속도로 소멸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설사 가까스로 당이 존재하더라도 유승민 책임론으로 인해 당에 남아 있는 것조차 버거운 딱한 처지에 놓일 것이다.
그러니 이쯤에서 고집을 꺾고 당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선당후사 정신으로 지방선거 출마요청을 수락하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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