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오는 4일 공식적으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다고 한다.
이는 유승민 공동대표가 당내의 잇따른 등판요구를 일축하면서 “기회가 되면 차기대권에 도전 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사실 안철수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자신에게는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워낙 높은 상황이라 당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탓이다.
만약 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에게조차 밀려 3위로 뒤쳐지는 날에는 차기 대선은 고사하고 그날로 정치생명이 끝장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일까?
당내의 잇따른 ‘선당후사’ 요청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어제는 김관영·오신환·이언주·유의동·권은희·채이배·김수민 등 바른미래당 소속 30~40대 의원 7명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한국 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당후사의 과감한 희생이자 다당제를 실현시켜 한국 정치를 진일보시킬 정치혁명"이라며 "백척간두진일보의 심정으로 안 위원장이 선봉에 서서 헌신하는 길에 나섰기에 여기 7명의 바른미래당 의원은 안 위원장의 당선을 위해 총력 지원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안철수·유승민 공동출마’를 거듭 요구하는 성명서를 당에 전달하기도 했었다. 그동안 수차에 걸쳐 ‘백의종군’, ‘선당후사’ 입장을 표명했던 안 위원장이었기에 차마 이런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명분은 따로 있다.
모든 것이 안철수 위원장에게 불리한 상황임에도 기꺼이 출마를 결심한 것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는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의 승부수는 설사 시장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패착’이 아니라,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지금 바른미래당은 대내외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낮은 정당지지율에 구인난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일 지방선거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까?
당 지도부 인책론이 불거져 나올 것은 불 보듯 빤하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경우, 당의 요청을 수용해 희생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설사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안 위원장에게는 면죄부가 적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초기 당 정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등판요청을 거부한 유승민 대표는 상당히 거센 당내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당권유지’를 위해 불출마를 선택했지만, 오히려 당권에서 더욱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안철수 위원장의 승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의 대결구도에선 안 위원장이 박 시장에게 7년 전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한 과거 사례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들이 '안철수 마케팅'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안 위원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당은 고심 끝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카드로 내놓았지만 김 전 지사는 서울에 특별한 연고나 지지기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어서 야권표의 분산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안 위원장이 2위가 아니라 1등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에 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고, 단숨에 여야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차기대권주자로 급부상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승패와 관계없이 당은 물론이고 자신에게도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등판론에 대해 “100% 가까이 국민의당 출신”이라며 “상당히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유승민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당내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것이 ‘선당후사’를 선택한 정치인과 ‘보신주의’를 선택한 정치인의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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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오는 4일 공식적으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다고 한다.
이는 유승민 공동대표가 당내의 잇따른 등판요구를 일축하면서 “기회가 되면 차기대권에 도전 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사실 안철수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자신에게는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워낙 높은 상황이라 당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탓이다.
만약 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에게조차 밀려 3위로 뒤쳐지는 날에는 차기 대선은 고사하고 그날로 정치생명이 끝장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일까?
당내의 잇따른 ‘선당후사’ 요청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어제는 김관영·오신환·이언주·유의동·권은희·채이배·김수민 등 바른미래당 소속 30~40대 의원 7명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한국 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당후사의 과감한 희생이자 다당제를 실현시켜 한국 정치를 진일보시킬 정치혁명"이라며 "백척간두진일보의 심정으로 안 위원장이 선봉에 서서 헌신하는 길에 나섰기에 여기 7명의 바른미래당 의원은 안 위원장의 당선을 위해 총력 지원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안철수·유승민 공동출마’를 거듭 요구하는 성명서를 당에 전달하기도 했었다. 그동안 수차에 걸쳐 ‘백의종군’, ‘선당후사’ 입장을 표명했던 안 위원장이었기에 차마 이런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명분은 따로 있다.
모든 것이 안철수 위원장에게 불리한 상황임에도 기꺼이 출마를 결심한 것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는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의 승부수는 설사 시장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패착’이 아니라,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지금 바른미래당은 대내외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낮은 정당지지율에 구인난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일 지방선거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까?
당 지도부 인책론이 불거져 나올 것은 불 보듯 빤하다. 하지만 안 위원장의 경우, 당의 요청을 수용해 희생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설사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안 위원장에게는 면죄부가 적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초기 당 정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등판요청을 거부한 유승민 대표는 상당히 거센 당내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당권유지’를 위해 불출마를 선택했지만, 오히려 당권에서 더욱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안철수 위원장의 승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의 대결구도에선 안 위원장이 박 시장에게 7년 전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한 과거 사례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들이 '안철수 마케팅'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안 위원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당은 고심 끝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카드로 내놓았지만 김 전 지사는 서울에 특별한 연고나 지지기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어서 야권표의 분산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안 위원장이 2위가 아니라 1등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에 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고, 단숨에 여야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차기대권주자로 급부상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승패와 관계없이 당은 물론이고 자신에게도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등판론에 대해 “100% 가까이 국민의당 출신”이라며 “상당히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유승민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당내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것이 ‘선당후사’를 선택한 정치인과 ‘보신주의’를 선택한 정치인의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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