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철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대변인은 26일 김성태표 개혁은 복당파 중심으로 김무성 대표 추대위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저희들이 정계은퇴 대상자 중에 한 분으로 지목한 분이고, 지금 당의 사정이 비대위를 위해서 준비하는 모임까지 만들만큼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며 복당파들이 김무성을 차기 당 대표로 추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있는데 그 시나리오대로 당의 혁신 일정을 질질 끌고 가려고 하는 그런 계획 중에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준비위원회를 바로 해산하고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새로운 정치 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 53명도 전날 국회 본청에 모여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퇴진론 등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한다.
이 모임에서 '김성태 퇴진' 내용을 담은 연판장을 돌리겠다는 의원도 있었지만, 국회 원 구성 논의절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원내대표 퇴진은 적절치 않다는 일부 반대의견에 따라 연판장이 나오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김성태 권한대행에 대한 불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한 재선의원에 따르면, 22명의 발언자들 가운데 김 권한대행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9명, 원내대표직만 맡고 비대위에서는 손 떼야 한다는 의견이 7명 등 16명이 권한대행 퇴진 의사를 밝힌 반면, 유임해야 한다는 사람은 고작 6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앞서 전날 오전에는 5선의 심재철·이주영 의원과 4선의 유기준·정우택·홍문종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중진들은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선거에서 패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당연한 일"이라며 "그런데도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던 김 원내대표는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듯 행동하고 있어 또다시 민심을 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그것이 공동 선대위원장이 국민에 대해 느껴야 할 최소한의 염치"라고 힐난했다.
특히 이들은 "당 대표가 없는 마당에 원내대표도 없으면 중심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변명은 구차한 욕심"이라며 "김 원내대표가 비대위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준비위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며 "마땅히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 썩은 자루를 손으로 막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같은 날 4선의 나경원 의원도 SNS를 통해 본인의 거취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치열하게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라며 재신임을 주장했다.
대체 이들은 왜 김성태 원내대표를 이토록 불신하는 것일까?
사실 그 단초를 제공한 사람은 김 원내대표 자신이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복당파 의원들 10여명과 비밀회동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복당파들은 전권을 가진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김 권한대행의 혁신방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가하면, 이른바 박성중 메모 사건에 드러났듯 일부 반대파의 목을 친다는 등의 살벌한 발언들이 잇따랐고 한다.
물론 김 권한대행이 곧바로 자리를 떴다고는 하지만 의심받을 만한 자리에 참석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더구나 복당파들은 지금 침묵하고 자숙해야할 상황임에도 되레 똘똘 뭉쳐 목소리를 더욱 키우고 있으니 문제다.
실제 김 권한대행과 김무성 의원을 뒷 배경으로 하는 복당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가졌다.
강석호 의원은 모임 후 브리핑을 통해 "퇴진요구는 부당하고 무례하다는 데 3선 의원들의 의견이 일치됐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17명의 3선 의원들 모두가 복당파들이다.
그러니 구본철 대변인이 김성태표 개혁은 복당파 중심으로 김무성 대표 추대위한 것이라고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런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진정 한국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김무성 의원은 총선 불출마가 아니라 전대 불출마, 나아가 정계은퇴를 선언함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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