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거버넌스]광진구, '아차산성' 4차 발굴조사 성과 공개

    기획/시리즈 / 여영준 기자 / 2018-07-23 10: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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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시대 제사 흔적 발견… 동경조각·토기·기와 다량 출토
    의도적으로 꺠트린 동경조각 발견돼
    망대지 일대에서 건물지 10동 확인
    ▲ 아차산성 4차 발굴조사 성과 현장에서 공개한 건물지 1호에서 발견한 유물.(사진제공=광진구청)
    ▲아차산성 4차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동경조각.(사진제공=광진구청)
    [시민일보=여영준 기자]서울 광진구(구청장 김선갑)와 (재)한국고고환경연구소가 최근 삼국시대 한강유역 최대 격전지인 ‘사적 제234호 아차산성’ 4차 발굴조사 성과를 현장에서 공개했다.

    조사결과 이곳에선 의도적으로 깨트린 동경(銅鏡·구리 거울) 조각 등 삼국시대~고려 초기 토기와 기와 등의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됐는데, 신라의 산성 내부 제사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망대지(望臺地) 일대에서 건물지 10동이 확인됐다.

    지난 2차 발굴조사를 담당한 (재)한국문화재연구원은 아차산 최북단에 있는 망대지 하단부 평탄면을 조사한 결과, 장축 15.6m 석축 위에 기단석열과 초석을 갖춘 1호 건물지를 비롯해 총 10기 건물을 확인했다.

    구는 2016년 9월 아차산성 1~2차 발굴조사 결과를 공개했으며, 2017년 12월에는 아차산성 3차 발굴 조사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시민일보는> 구가 공개한 아차산성 1~4차 발굴 조사성과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 2016년 9월 1~2차 발굴조사 결과 공개- 고구려 유물 출토
    ▲ 지난 1차 조사에서 아차산성 남벽, 배수구, 망대지 일대에서 발견된 고구려 토기.(사진제공=광진구청)
    구는 삼국시대 주요 산성 아차산성 남벽, 배수구와 망대지 일대에서 진행 중인 1~2차 발굴조사 결과를 2016년 9월8일 오후 2시 조사 현장에서 공개했다.

    현장에서 구는 우선 아차산성내 남벽과 배수구 일대 4575㎡를 발굴 조사한 1차 결과를 발표했다. 발굴조사 결과 남벽과 배수구 주변 산성 내벽 하층에서 연화문와당이 발견됐는데, 이는 아차산성 인근 고구려 유적지인 홍련봉 1보루에서 출토된 와당과 동일한 형태다. 발굴지점 주변에는 동물 뼈가 매납된 것이 확인됐다.

    또한 신라 유물과 함께 고구려 토기와 기와도 출토됐는데, 신라가 아차산성을 축조하기 이전에 고구려 세력이 아차산성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운영했다는 증거다.

    아차산성 남벽 90m 외벽에서는 전형적인 신라의 외벽보축시설과 출수구 3곳, 내벽에서는 입수구 2곳이 발견됐다. 이곳에선 서울·경기 지역의 삼국시대 산성에서 처음으로 입수구에 사용된 수문석이 확인됐다.

    이날 구는 2016년 3월부터 아차산성 망대지 일대 3200㎡에 대한 2차 발굴조사 성과도 함께 공개했다. 아차산성 망대지에서는 내·외성벽을 비롯한 치성과 방대형 시설 등이 나왔다. 치성과 방대형 시설은 같은 축선 상에 축조되면서 아차산성의 정상부에 넓은 공간을 확보해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돼, 장수가 군사를 지휘하고 사열하는 삼국시대 장대지의 특이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아차산성 망대지에는 다양한 기와가 출토됐는데, 그중에서도 신라의 연화문수막새가 10여점이 일괄 수습돼 주목을 끈다. 또한 삼국시대의 부족한 문헌자료를 보완해 주는 명문자료도 다량으로 확인됐다.

    ■ 2017년 12월 3차 발굴조사 결과 공개- 집수지에서 목간 발견
    ▲ 지난 3차 발굴조사 성과보고회 현장에 전시된 아차산성 집수시설 출토 목간.(사진제공=광진구청)
    구와 (재)한국고고환경연구소는 아차산성 3차 발굴조사 성과를 2017년 12월15일 오후 3시 현장에서 공개했다.

    조사결과 이곳에서 6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집수시설과 삼국시대 목간 및 기와 조각도 수습했다.

    집수시설은 계곡부 설치 위치에 맞춰 땅을 판 뒤 물이 새지 않도록 벽면에 점토를 부착하고 석재를 쌓아 만든 것이다. 규모와 형태로 봐서 성 안에 내려오는 물을 일시적으로 머물게 해 안정적으로 배출하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또한 한강 이북지역에서 최초로 아차산성 목간 1점이 출토됐는데, 집수시설 내부 뻘층에서 목기·씨앗과 함께 발견됐다. 목간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하던 것으로, 삼국시대 목간은 이전에 한강 이남에 위치한 하남 이성산성에서 30여점과 인천 계양산성에서 2점이 확인됐다.

    한편 구는 2차 조사와 같이 집수시설 일대 상부에서 유입된 고구려 기와편이 수습돼 성 내부 평탄지 주변에 고구려 건물이나 시설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달 4차 발굴조사 결과 공개- 동경조각·철기류 등의 발굴
    ▲ 아차산성 4차 발굴조사에서 공개된 사다리꼴 형태 집수시설 전경.(사진제공=광진구청)
    구와 (재)한국고고환경연구소는 아차산성 4차 발굴조사 성과를 지난 12일 오후 3시 현장에서 공개했다.

    조사결과 동경조각 등의 토기와 기와 등의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특히 4호 건물지에서 발견한 동경조각은 테두리 문양이 중국 동한(東漢) 시기 것과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에선 모형 철제마·차관·보습·철촉 등의 철기류도 발굴됐다.

    동경과 철제유물의 조합은 포천 반월산성, 화성 당성, 이천 설봉산성, 광양 마로 산성 등지에서 확인된 제사유적 양상과 유사하다는 데서 삼국시대 산성 내부 제사흔적을 복원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그외 아차산성에선 남벽 12m, 북벽 6.5m, 동서벽 12m 높이의 사다리꼴 형태 집수시설이 공개됐다.

    집수시설 내부에서는 지난해 3차 발굴 때보다 더 많은 목간과 다양한 목기·씨앗을 찾았다. 목간은 종이발명 이전에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한 것이고, 목기와 씨앗은 삼국시대 생활상을 복원하는 자료로 사용된다.

    또 집수시설이 매몰된 후 상부에 조성된 배수로에서는 부여 부소산성 출토품과 비슷한 대형 철촉이 조사됐다. 이 철촉은 성벽에 고정하거나 혹은 이동식 쇠뇌에서 사용한 노촉으로 추정돼 삼국시대 군사 운영 실상을 밝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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