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전대, 바른미래당 존폐가 달렸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18-08-16 13:56:22
    • 카카오톡 보내기
    편집국장 고하승



    “대세론 주자 손학규, 그는 오늘 토론회에서 5명의 주자들로부터 협공을 받았으나 의연했다. 그 모습이 마치 5마리의 하이에나에 둘러싸인 한 마리의 당당한 수사자를 닮았다.”

    이는 지난 14일 방송된 토론회에서 ‘1 대 5’의 싸움을 비켜본 필자의 생각이다. 다른 언론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실제 세계일보는 16일 <온갖 조롱에도…‘손학규 vs. 나머지’ 구도로 대세론 공고화>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고, 전날에는 매일경제가 <“손학규 대세론 깨자” 5명 협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같은 날 MBC 방송은 <바른미래 첫 전당대회 TV토론…손학규 집중포화>의 기사를 각각 내보내는 등 상당수의 언론이 바른미래당 당권구도가 ‘1대 5의’ 구도 속에 진행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날 <세계일보>는 “손학규 후보에게는 온갖 비아냥이 쏟아졌다. ‘올드보이’ ‘구태’ ‘70대’ ’손에 손잡고 가면 망한다’는 등 정치권의 세대교체 실패에 보내는 조롱이 더해져 ‘손학규 불가론’으로 번지는 듯했다”면서 “그러나 당심은 손 후보를 향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후보 5명의 후보들은 일제히 손 후보에 협공을 펼치며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하태경 후보는 “올드보이는 신생 벤처 정당에 맞지 않다”라며 “이미 준비된 후보가 많은 상황에서 손 후보의 출마 명분은 약하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도 젊어질 때”라며 “지금까지 해온 선택처럼 정계개편, 정치개혁을 언급하는 사람 손에 바른미래당을 맡길 수 없다”고 손 후보를 비판했다.

    정운천 후보도 “(손 후보가)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1000명 이상이 출마를 했는데 전부 몰살을 당했다”며 손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권은희 후보도 손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심지어 손학규 후보와 같은 국민의당 출신인 김영환 후보마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핵심 측근들 일부가 손 캠프에 가담한 것을 두고 “천하의 손학규가 ‘안심팔이’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당심은 물론 민심도 집중견제를 받는 손 후보를 향했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11∼13일 조사해 15일 발표한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는 선두에 올랐다.

    특히 손 후보는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는 32.6%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으며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손 후보는 3주 전 여론조사에서는 바른미래당 지지층으로부터 19.3%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쳐, 하 후보(20.9%)와 이 후보(19.9%)보다도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다소 뒤처졌었다.

    그런데 다른 주자들의 집중견제를 받으면서 손 후보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에는 손 후보가 바른미래당 지지층으로부터 32.6%의 높은 지지를 받은 반면, 손 후보를 협공한 하 후보는 15.9%, 이 후보는 15.6%로 크게 떨어졌다.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손 후보는 20.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3위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하 후보와 이 후보는 각각 14.5%, 12.2%로 집계됐다.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은 더욱 참담하다. 김영환 7.2%, 정운천 6.4%, 권은희 3.2% 등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5명의 당권주자들이 대세론 주자를 향해 협공하는 모습이 당원들 눈에는 물론 국민들에도 곱게 비쳐지지 않는 모양이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은 지금 위기에 직면했다. 지지율은 좀처럼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2 전대를 일정 부분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과연 ‘유력주자 때리기’ 전당대회가 되어 버린 작금의 상황에서 그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미지수다.

    이번 바른미래당의 9.2전대는 ‘제3지대’ 정당으로서의 당의 존폐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국민과 당원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물어뜯는 선거가 아니라 당의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정책선거가 되어야 한다.

    (전날 공개된 이번 여론조사는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1~13일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9%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