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성폭행 가해 피의자와 피해 주장자의 진실 공방 "누가 거짓을 말하는가?"

    방송 / 서문영 / 2018-12-11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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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3월 발생한 30대 부부 사망 사건에 대해 다뤘다.

    지난 3월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 30대 부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된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현장을 찾았을 때 부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중태에 빠진 남편은 급히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역시 사망하고 만다.

    부부가 발견된 방에서는 전소된 번개탄이 발견되었고, 가족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전송한 것이 확인되었다. 사망한 남편 양 씨와 아내 강 씨는 3년 전 재혼 가정을 꾸린 젊은 부부였다. 이들은 왜 삶을 포기했을까?

    가족들은 제작진에게 부부가 남긴 유서를 건넸다. 가족에게 남긴 18장의 유서에는 한 사람을 향해 쏟아내는 저주가 담겨 있었다. 저주로 지목된 이는 가족들에게도 익숙한 인물, 장 씨였다.

    숨진 양 씨의 죽마고우인 장 씨는, 지난해 4월 양 씨가 업무 차 해외에 간 사이 양 씨의 부인 강수림 씨를 폭행, 협박하여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장 씨는 그 모든 혐의를 부인했는데, 법원에서는 강제에 의한 성폭행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11월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을 준비하던 부부는 2심 공판이 시작된 지 3일 뒤, 피의자를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부 없이 이어진 2심에서도 장 씨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그렇게 부부의 죽음은 잊혀져갔다. 그런데 올해 10월 대법원이 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법원은 수림씨가 따라들어간 것은 맞지만 두 사람이 다정한 연인의 모습도 아니기 때문에 불륜관계라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재판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건을 심리하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성인지 감수성은 사회 모든 영역에서 특정 성별에 대한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민감성을 의미한다.

    폭행과 협박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장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제작진과의 만남을 요청했다. 그러나 교도소 측에서 장씨의 면회를 불허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가 인터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장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장문의 편지를 보내와 협박 때문에 모텔에 가게 됐다는 수림씨의 주장에 대해 "맥주를 먹자고 해서 내가 모텔 가서 먹자고 했다. 강수림이 나에게 와 스킨십을 했고 관계를 가졌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법원이 잘 살펴보고 판단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강 씨와 장 씨가 함께 만났다는 카페의 종업원은 "남자가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남자가 스피커폰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해서 여자분한테 들려줬다. 여자분은 그냥 가만히 듣고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이수정 교수는 장 씨의 행동에 대해 "여성에 대해 호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남편이 출장 간 사이에 남편과 여성 사이에 틈을 만들고 틈새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래서 협박을 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당시 큰 저항을 하지 않은 강 씨에 대해 전문가는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던 것은 빨리 모텔에 들어가서 맥주를 함께 마시고 나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왜 저항하지 않았냐 라고 피해자를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장 씨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서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이후 성폭행 무죄 판결이 났고, 주변인들은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성폭행이 아니라 두 사람이 바람난 거다"라고 믿고 있었다.

    이후 강 씨의 은둔생활이 시작됐다. 강 씨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고 생각하며 장 씨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보이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었다. 이에 양 씨는 아내의 치유를 위해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함께 병들어갔고 결국 비극을 맞았다.

    양 씨 부부의 유족들은 "부부의 명예를 지키고 상처 받은 가족들을 지키는 방법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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