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 수혈대책 시급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시민일보
| 2003-05-13 18:35:45
{ILINK:1} 사스로 전국을 불안에 떨게 하더니 이번엔 수혈로 인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이 8년만에 다시 발생해 국민들에게 걱정거리 하나가 또 생겼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고민거리만 생기는 판이니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동안 수혈하는 과정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12명으로 이들은 허술한 헌혈 관리가 빚은 무고한 피해자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이들 중 여러 명이 적십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보상은 수천만원대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한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400명의 에이즈 감염자가 확인 됐다. 결국 하루 1명 이상의 신규 감염자가 발견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에이즈 감염자 수는 총 2000명이 넘는다고 국립보건원이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자는 공식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에이즈의 급속한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는 지난 1985년 처음으로 감염자가 발견된 이후 98년까지 연간 100명 안팎에 머물렀으나 지난 99년 이후 200명 가량으로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상황이 이런데 이번엔 헌혈 및 혈액관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국민들은 답답할 뿐이다.
특히 현행 검사로는 에이즈 감염 초기의 헌혈자에 대해 감염여부를 가려내지 못하는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감염자가 감염사실을 모르거나 혹은 알더라도 이를 숨기고 헌혈할 경우 완벽하게 막을 방법이 없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에 수혈 감염자를 발생시킨 20대 남성 B씨도 헌혈 당시에는 항원·항체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고 한다.
현재 혈액관리 시스템 하에서 B씨 외에도 다른 감염자가 헌혈 등을 통해 에이즈를 전파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점이다.
‘20세기의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에이즈는 지난 20여년 동안 전 세계 60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2200여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아직은 예방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는 것이 세계의 현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립보건원이 이 같은 혈액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128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우리가 형편이 좀 낫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방심할 일은 아닌 듯 싶다.
더욱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에이즈 감염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 실정에서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이 발생해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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