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고흐·고갱 거장들의 명작 한자리서 감상
서울 예술의전당서 9월 2일까지 ‘오르세 미술관展’
시민일보
| 2007-06-13 18:47:05
에두아르 마네 ‘피리부는 소년’등 명화 44점 전시
하루 일과를 끝낸 농부 부부가 황혼을 등지고 기도를 하고 있다. 자연의 질서에 따라 일하며, 가난하고 피곤한 삶을 감사하는 부부의 경건한 모습이다.
공간과 배경을 과감히 없애고 인물을 내세워, 기존 화법을 과감히 탈피한 장 프랑수아 밀레의 대표작 ‘만종’이다. 자연을 향한 깊은 철학과 성찰을 담고 있는 종교화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만종’은 세상에서 손꼽히는 비싼 그림이기도 하다.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 1000프랑이라는 높은 액수로 미국에 팔렸고, 이를 애석하게 생각한 프랑스 정부가 그림을 되찾아 오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자금 부족으로 포기했다가 1890년 밀레를 사랑한 한 프랑스인이 판매 금액의 800배인 80만 프랑을 주고 다시 사들여, 1906년에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했다. 1986년부터는 오르세 미술관에 공개돼 있다.
‘만종’은 한국인의 눈에도 친숙한 그림이다. 교과서나 여러 미술 교양서를 통해 자주 접해 왔던 터다. 우리나라 대표 화가 박수근이 12살에 ‘만종’을 처음 접하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얘기도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거장’ 고갱과 반 고흐는 동시대를 살며 끊임없이 갈등과 충돌을 반복했다.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른 일화가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고갱의 모욕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고갱으로부터 그림 속의 인물이 모델과 전혀 닮지 않았다는 모욕을 들은 고흐가 “닮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귀를 잘랐던 것이다. 또 생전 단 한 점의 그림도 팔지 못했던 고흐는 작품을 잘 팔던 고갱을 보며 좌절감과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서양 근대미술의 선구자인 마네의 대표작 ‘피리부는 소년’은 살롱전에서 낙선한 후 6년이란 세월이 흐른 1872년 1500프랑에 팔렸다. 20년이 지난 1894년 이작 드 카몽도는 20배의 웃돈을 주고 이 작품을 사들였고,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했다.
1986년 오르세 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옮겨간 이 작품은 오르세 미술관의 상징이 됐다. 오르세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그간 장거리 여행을 용인하지 않았다.
세계적 미술관인 파리 오르세미술관 소장품들이 ‘오르세미술관’이라는 타이틀로 9월 2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르의 반 고흐의 방, 밀레의 만종, 드가의 오페라 좌의 관현악단, 모리조의 요람,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해변에서, 시냐크의 우물가의 여인들, 앙리 루소의 M부인의 초상, 모로의 오르페우스,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 등 세계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찬연하게 장식했던 명화 44점이 전시된다.
이 작품들 외에도 최초의 예술사진가로 평가받는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회화와 사진의 접목을 시도한 사진 30점도 함께 전시된다.
문의 (02-322-0071)
어린이 7000원, 청소년 9000원, 어른 12000원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