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작가가 쓴 ‘홍길동’
아태문학상 수상 눈길
시민일보
| 2007-06-28 20:27:07
미국의 여류동화작가가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한 영문그림 동화책으로 한국을 알리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애니 시블리 오브라이언씨(54·사진).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한국일보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씨는 지난해 9월 출간한 ‘홍길동의 전설: 한국의 로빈후드(The Legend of Hong Kil Dong: The Robin Hood of Korea)’라는 그림책으로 ‘2007 올해의 최우수 아동도서’와 ‘최우수아동그래픽소설 10선’에 선정된데 이어 24일 아시아태평양아메리칸 도서관사서협회 선정 ‘아태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아동문학계로부터 잇단 조명을 받고 있다.
그녀는 지난 1993년에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Princess and Begger)’라는 영문 동화책을 출간하기도 했고 정감넘치는 그림과 각종 정보를 볼 수 있는 ‘홍길동 홈페이지’(www. koreanrobinhood.com)도 운영하는 등 한국 민담의 국제 알림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브라이언씨의 유별난 한국사랑은 어린 시절 한국에서 살았던 인연 덕분이다. 의료선교사였던 부친을 따라 일곱살때인 1960년 한국에 건너가 서울과 거제도 대구 등에서 13년을 산 그녀는 많은 한국인들과 교류하며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게 됐다.
미국에 돌아가 마운트 홀리요크 칼리지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3학년때 이화여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등 한국과의 끈끈한 인연을 지속했다. ‘한국’은 그녀의 가족 안에도 있다. 둘째인 연희(21)씨가 생후 8개월때 대구에서 입양한 소중한 딸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그녀는 홍길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운명과 정체성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홍길동이 대변하고 있으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훌륭한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녀가 출간한 25권의 그림동화책에는 자마이카에 관한 6권의 그림책과 아프리카 관련 책들도 있다.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긍지를 갖도록 하는 그녀의 노력은 1997년 ‘전국교육협회작가상’ 인권부문 수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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