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재난지원급 여당안 합의했다가 번복...리더십 부재 도마 위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1-07-13 10: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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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숙 “당내 토론없이 당 원칙을 뒤집는 제왕적 당 대표 뽑은 거 아냐"
    안철수 “여당 매표행위에 날개 달아준 꼴...추후 살포 막을 명분 상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제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지 100분 만에 이를 백지화하면서 리더십 부재로 궁지에 몰린 모습이다.


    당내 토론도 없이 혼자서 '합의'를 결정했다가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즉각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남는 재원이 있으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 확대까지 고려하자는 것”이라고 사실 상 기존의 발표 내용을 번복하면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우선 당장 이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질타하는 정치권의 날선 비판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어졌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야 합의는 몇 명의 불만으로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13일 “의원들의 불만은 당내에서 풀어야 할 문제이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릴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이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질타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라며 “국민을 주권자로 보고 두려워할 줄 아는 공당이라면 이런 번복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를 100분만에 뒤집다니 국정이 장난이냐”고 날을 세우면서 “국정과 민생을 손바닥 뒤집듯 농락하는 야당을 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골목경제의 저수지에 물을 대야 한다”며 “재난지원금은 소비촉진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여당의 포퓰리즘 매표행위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라며 “(제1야당이)여당의 포퓰리즘 정치에 들러리 서기로 작정했냐"고 비판했다.


    이어 “선별 지원 후 남는 재원이 있을 경우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추후 전국민 재난지원금 살포를 막을 명분을 상실했다”며 “여당과 제1야당의 합의는 한순간의 해프닝이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당 철학을 맘대로 뒤집었다' 등의 반발이 줄을 잇는 형국이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은 전날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려느냐"고 이 대표를 겨냥하면서 "여당이야 원래 철학이고 원칙이고 상관없이 돈 뿌리는 것으로 일관했지만, 국민의힘은 적어도 다음 세대의 등골을 빼먹으며 불필요한 빚을 내지 말자고 다짐해왔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걱정해 온 유일한 정치 세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만도 100조에 이르는 빚을 더 낼 요량이었는데, 이게 어디까지 늘어날지 모른다"며 "이 상황에서 재난의 충격을 전혀 받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모두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것에 도대체 무슨 정책 합리성이 있느냐"고 반발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 하는 당 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한 당 대표를 뽑았을 때 자기 맘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 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중진인 조해진 의원도 “황당한 일”이라며 “이 대표가 당의 기존입장과 다른 합의를 해준 경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면 큰 문제”라면서 앞서 이 대표의 또 다른 언급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은 “통일부 폐지 등 정부 조직개편 문제도 당 대표가 말하는 것은 당의 공식 입장 또는 당론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의미가 다르다”며 “이 대표가 당내 소통에 좀 더 노력해야 하고,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재원 최고위원은 " 이준석 대표가 얘기하는 내용이야 다 훌륭한 내용이지만 집권해서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이 대표의 여가부 폐지 주장과 관련해 '유승민 의원에 힘을 실어주려다 삐끗했다'는 사회자 지적에 " 진짜 그렇게 생각해서 했는지 한번 물어보겠다"고 즉답을 피하면서 "여성가족부를 없앤다고 하면 갑자기 아무 관계없는 여성들이 반대하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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