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청와대 소통수석 출신 윤영찬, ‘뉴스통제’ 의혹 논란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0-09-09 1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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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출 "집권세력 추악한 면 드러나" 오세훈 "독재5관왕 그랜드슬램달성"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대형포털 네이버 임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 뉴스 배치를 문제 삼은 과정에서 뉴스통제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메시지를 남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대해 9일 이낙연 대표까지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것이 포착됐다”며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고 윤 의원을 겨냥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야당의 반발을 무마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물론 정의당도 한 목소리로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을 통해 집권여당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구심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면서 윤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했다. 


    앞서 윤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와중에 보좌관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다수 매체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궁지로 몰렸다. 


    윤 의원실 보좌관이 포털사이트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메시지에 윤 의원이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답하는 휴대폰 화면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네이버의 임원 출신이자 문재인 청와대의 초대 국민소통수석 윤영찬 의원의 문자로 (뉴스통제가) 확인됐다"며 "충격이고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포털을 통한 여론통제를 시도한 것인가. 청와대에서도 그리 하셨나"라며 "민주당은 당장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즉각 성명서를 내고 "언론에 대한 갑질이자 포털 장악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의원들은 네이버 부사장,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 윤 의원의 전력을 들어 "윤 의원은 누구보다도 언론, 미디어에 대해 잘 아는 분이다. 그동안 포털을 현 청와대와 여당이 좌지우지했다는 소문이 팽배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에 작년 드루킹 사건, 조국 관련 '힘내세요', 실검 조작, 댓글 조작, 뉴스 깜깜이 배열 등에 대해 비판해 왔고, 많은 사건이 있었는데 충분한 증거가 되는 한꺼풀이 벗겨진 것"이라며 "이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면서 윤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대출 의원은 "왜 포털이 야당에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지 의문이 이제야 풀린다"며 "민의의 전당에서 언론보도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집권 세력의 추악한 면이 오늘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분이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시다. 소름이 돋는다!”며 “문재인 대통령님, 귀담아들으세요! 입법부 장악, 사법부 장악, 검경 장악, 언론 장악에 이어 앞으로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까지 이미 손안에 넣으셨으니 독재 5관왕 그랜드 슬램 달성”이라고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포털서비스 업체 사장단이었던 인물이 직접 뉴스 편집 방향에 개입하려고 연락을 넣은 것은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심각한 외압을 가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공적 권력의 엄중함을 잊은 행태에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질타했다.


    조 대변인은 "현재 윤영찬 의원은 포털 관련 규제를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라며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을 통해 집권여당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구심을 기정사실화한 것에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치 공세라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런 대답에 오히려 더 유감스러울 뿐"이라며 "편집권을 위축시키고 언론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조차 윤 의원이 느끼지 못한 것이라면 이는 더더욱 충격"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과방위 회의에서 "어제 이낙연 대표연설은 카카오 메인 페이지에 뜨지 않았다. 이게 중요한 뉴스일 텐데 안 뜨지 생각하면서도 카카오에 항의하지 않았다. 편집의 자유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주 원내대표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메인에 전문까지 붙여서 기사가 떴다. 그래서 이건 형평성상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너무한 거 아니냐 한 부분이 바로 그 대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의원님들께서 이 사안을 정치적인 사안으로 끌고가시는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제가 느낀 부분에 대해 충분히 제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확인해보니 이낙연 대표 연설도 (다음) 메인에 게재가 됐다. 이렇게 바로 앞에서 거짓말을 하느냐”고 따졌다. 


    이어 "네이버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는 ‘포털이 편향적으로 기사를 편집할 이유가 없다’며 중립성을 강조하던 윤 의원이 완전히 이중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비난 했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외부는 물론 카카오 내부에서도 누군가 인위적으로 뉴스 배치에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전적으로 AI가 뉴스를 편집한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는 2015년 6월 부터 독자가 평소 관심을 보인 분야의 기사와 성별·연령대를 고려한 기사 등을 분석해 선별하고 배치하는 식의 AI 시스템인 '루빅스'를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 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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