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후보의 허실!

    칼럼 / 시민일보 / 2021-06-03 10:50:05
    • 카카오톡 보내기
    국민의 힘, 당 대표 방송 토론회를 지켜본 소회(所懷)

     
    함대진 전 서울시공무원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국민의 힘에 대한 국민적 상실감이 커, 이대론 안 된다. 이준석으로 당 대표선수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필패다.” 다른 한편은 “아직 경륜 등 부족함이 많아 과연 거대 야당 대표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겠나”라고.

    요즘 세간의 핫이슈로 연일 뜨겁게 언론 등을 달구는 이준석 신드롬은 바로, 변화다. 이 같은 국민의 열망은 이미 지난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로 표출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필자는 지난 이틀 간 돌풍의 주역이 참여한 두 방송사의 토론회를 관심 갖고 시청하였다. 통상 토론회는 정해진 룰에 따라 서로를 공격하고 자신의 강점 등 비전을 제시, 시청자인 국민(당원)들에게 ‘내가 적임자’임을 어필하는 자리다. 젊은 이준석 후보의 뛰어난 순발력, 상황 대처능력, 재치, 신선한 정책 아이디어, 지혜, 언변, 태도 등을 통해 그의 인격(인품), 자질, 능력, 리더십 등 당대표가 될 만한 소위 ‘감량’이 되는지 등을 주시하였다. 보고 있노라니 시간과 비례해 당초와는 달리 신선함이 떨어졌음이 사실이다.

    통상 토론은 서로를 존중, 정해진 룰 속에서 상대의 문제점을 파고들며 자신의 소신과 철학 등을 설득력 있게 설파,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국민)의 몫이다. 이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단상을 적어본다.

    첫째, 상대 후보들에 대한 호칭(존칭) 사용의 중구난방이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의 자식뻘에 가깝다. 후보를 대함에 있어 일관성 없이 (아무개 후보, 의원님 등) 들쑥날쑥 이었으며 때론 감정의 기복도 커보였다. 좀 예의와 존중의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네 명의 다른 후보는 그렇지 않았다.

    둘째, 얼마든지 정곡을 찌르며 상대를 공격, KO펀치를 날릴 수 있음에도 마치 가르치려는 듯한 자기 우월적 언어구사 등의 태도다. 즉 젊은이 답게 송곳 질문, 반전의 공격 등 실력으로 보여주면 될 일을 다소 투쟁적 모습, 깎아 내리려는 어투, 상대 후보에 대한 비하의 자세도 보였음이다.

    셋째, 질문을 주고받으며 상호 만족스럽지 못한 답이 있을 수 있으나 공감 능력에 있어 인색했다. 즉 자신과의 다름 인정 및 공감하지 않는 자세, 자신의 공격에 대한 방어 벽을 치는 듯 해서다. 물론 전략일 수 있겠으나 좀 더 유연한 탄력적 사고(사고확충의 한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치 기성 정치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넷째, 특히 질문 내용, 방법, 형식 등의 문제라면 문제다. 나름, 이 후보 세대다움 일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으나 마치 상대를 깔보는 듯한,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거로 비쳐져 적절치 못했다. 오죽하면 모 후보는 퀴즈문제 식의 질문엔 아예 ‘답을 하지 않겠다’거나 당황스럽다며 볼멘소리로 답하겠나.

    다셋째, 진중하지 못한 경박한 표현, 배타적 닫힌 마인드를 엿볼 수 있었다. 특정인 거론 호불호 등의 얘기에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인지라 때론 욕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쿨하게 과거의 일로 후회, 또는 반성 내지는 적절치 못했다라고 하면 좋았을 걸 말이다. 여기서 이 후보는 ‘한 번 틀어지면 끝인 성격이지 않나’하는 인상을 보여줬다. 또 외부 유력 후보의 입당문제 등 통합 논쟁을 하며 ‘버스 개문발차’ 대목에선 더욱 답답함이 느껴졌다. 물론 특정인을 위한 룰은 안 되고 정한 원칙대로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당 밖의 후보들이 기간 내 들어오지 않을 경우 태우지 않고 그냥 가겠느냐’라는 반복된 질문에 이렇다 할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않아 탄력성, 타협, 포용의 여지 등이 부족해 보였다. 즉 닫힌 마인드로 읽혀졌음이다.

    여섯째, 공정경쟁을 주장하며 여성할당제 및 가산제, 청년 할당제, 자격시험제 등에 대한 주장은 매우 신선했다. 그러나 복합적인 제반 사회현상을 획일적으로 무를 자르듯 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실제 운용하다 보면 그리 녹록치만은 않아서다. 뜻밖의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물론 단계적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일곱째, 공천 등 당 운영 관련해 실력, 능력 위주의 공정성, 다양성 주장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이 또한 외형상 객관성을 담보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종합예술인 정치를 자격증 등으로 제한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 차라리 범죄경력자(뇌물, 성범죄, 음주운전, 강력범 등)를 선출직에서 완전 배제하는 게 더 혁신적이지 않나. 이 후보의 주장은 자칫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결과를 낳아 조직운영을 단순 산술, 도식적 사고로 판단하는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다.

    필자의 이런 소회를 통해 나름, ‘국민의 힘’ 차기 리더, 당 대표가 갖추어야 할 점을 생각해 봤다. 우선 경험이다.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측은 매우 중요하다. (실례로 젊은 혁신당으로 변화를 얘기하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다시 모셔오겠다는 얘기가 바로 그것이다.) 둘째, 거대 야당 운영은 패기만 갖고는 어려움이 있다. 전문성 등 다양한 분야의 식견과 조직 운영 경험이 요구된다. 셋째,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 조정의 리더십이다. 넷째, 첨예한 갈등, 이해관계 등 위기관리 능력이다. 다섯째, 분석력, 통찰력, 예측력 등 안목이다. 여섯째, 당 내외(대여관계 등), 정부와 모든 분야에서 주고받아야 하는 대표는 소통(협치)과 협상력이 또한 절대적이다. 일곱째, 대 국민, 당원 등 공감 능력이다. 여덟째, 미래비전을 제시해 희망의 수권정당으로 만드는 일이다.

    이번 국민의 힘 당 대표는 자신부터 비우고 통합능력을 발휘, 반드시 대통령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중대한 사명을 갖고 있다. 바로 정권교체다. 그러려면 살신성인의 희생 없이는 어렵다.

    이런 점에 있어 패기의 강점을 갖고 있는 이준석 후보지만 앞으로 더 보완,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백마 탄 왕자로 등장한 이준석 후보. 이는 오직 개인기로 돌파하였으며 누가 뭐래도 나라의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할 동량지재(棟梁之材)로 보는 시각도 있음이다. 특히 고루한 보수 꼴통당, ‘국민의 힘’ 변화에 일대 혁신의 태풍이었다라고 기록, 회자될 것이다. 따라서 잃을 게 없는 이 후보는 더욱 자신을 다듬고 현재의 자신감 그대로 미래를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아직은 채워야 할 게 너무 많아, 설익어 아니라는 얘기다.


    아울러 나머지 네 후보를 비롯해 기성 정치인들은 이미 국민들이 심판하고 있는 목하 현실을 깊이 반성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 후보의 신드롬을 고찰, 혁신마인드로 무장해 (꼰대정당을 탈피하려는) 뼈를 깎는 노력 없이는 국민들로부터 영원히 외면 받게 될지 모른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