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문정부 작심 비판했다가 '문팬' 반발에 “오직 충심”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0-09-07 10: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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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별지급 결정' 따르겠다...보수언론, 나의 충정 악용말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정부여당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방침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며 작심 비판에 나섰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 주류와 '문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7일 "오로지 충심"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최근에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무공천을 주장했다가 당 주류 공세에 밀려 함구를 선택했던 이 지사는 이번에도 정부·여당이 '선별 지급'을 결정하자 이날 새벽 ‘오로지 충심입니다’ 제하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신의 쓴소리를 거둬들였다.


    이 지사는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며 “국가 지원책이 국민께 신속하게 파고들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집행을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 이는 변함없는 나의 충정"이라며 “보수언론은 나의 견해를 ‘얄팍한 갈라치기’에 악용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무겁고 아픈 현실을 외면하며 낙관적인 미래만을 말할 순 없다”며 “정부 여당에 대한 나의 충정이자 선출직 행정관의 의무다. 나의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전날 새벽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전 국민 2차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주장하면서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내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직격 했다.


    이 지사의 작심비판에 당 주류 인사들과 친문 지지층이 즉각 반응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당 게시판 등에 이 지사를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권리당원이“혹세무민하지 말라"며 이 지사 제명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감성팔이가 참으로 보기 민망하다” “생각 없이 말하는 주둥이가 문제” “드디어 탈당하냐”와 같은 거친 말들이 쏟아지면서 결국 이 지사의 '항복'을 끌어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 지사가 전략적으로 ‘치고 빠지기’ 전술을 구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 여론전에서 포인트를 올리면서도 세불리를 감안해 친문계와 정면충돌은 자제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7월에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문제와 관련해 “공천하지 않는 게 맞는다”며 이낙연 대표 등 친문 지지층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친문 지지층에서 비판이 커지자 이틀 만에 “무공천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물러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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