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삐라 살포 투쟁' 강행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탈북민 단체 큰샘(대표 박정오)이 북한 쌀 보내기 행사를 잠정 보류한 반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는 통일부의 대남전단 살포를 중단요구를 일축하는 등 남북의 대응은 상반된 모습이다.
큰샘 박정오 대표는 22일 지난 19일 인천시 강화군 석모도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쌀페트병 보내기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정부와 접경 지자체가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원천 금지한 이후 예고된 첫 행사여서 관심이 컸다.
대북 전단 살포 행사 관련자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첫 대응 수위가 드러나고, 전단 살포를 강도 높게 비난했던 북한의 반응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샘이 결국 행사를 전격 취소하면서 강화도에 쏠렸던 국민의 눈은 오는 25일 탈북민 단체의 행사로 옮겨지게 됐다.
이날은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해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예고한 대북 전단 살포 날이다.
박상학 대표는 큰샘 박정오 대표의 친형이다. 동생에 이어 형은 어떠한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예고한 바 있는 북한은 전날 통전부 대변인 담화를 인용해 "삐라(전단)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보도했다.
통전부 대변인은 "(남측이) 원칙성을 들고 나오기 전에 북남충돌의 도화선에 불을 달며 누가 먼저 무엇을 감행했고 묵인했으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켰던가를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 인민의 의사에 따라 계획되고 있는 대남보복 전단 살포 투쟁은 그 어떤 합의나 원칙에 구속되거나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재삼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격앙된 대적의지의 분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 제하 기사에서 "보복 성전은 대남삐라 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 각지에서 전단 살포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통신이 공개한 전단에는 무엇인가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 위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 더미 위에 꽁초와 담뱃재, 머리카락 등을 뿌린 사진 등 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 대통령 얼굴 옆에 '평양에 와서 평양냉면, 철갑상어, 송이버섯 먹어 대는 문식성을 보고 서울 가서 큰일 할 줄 알았더니'라고 조롱하거나, '구린내' '천치' 등의 막말을 삽입한 전단도 있었다. 음식 관련 전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방북 기업인들의 사진도 들어있다.
이에 통일부는 전날 입장을 통해 "북한이 금일 보도매체를 통해 대규모 대남 비방 전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남북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남북 사이의 잘못된 관행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조치"라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일부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및 물품 등 살포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면서 "정부와 경찰, 접경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일체의 살포 행위가 원천 봉쇄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다. 북한도 더 이상의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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