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약자들에 가혹하지 않겠다던 대통령 약속, 허공에...책임없나"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정부 여당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군 특혜의혹 논란과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 등에 이어 이번에는 이상직 의원과 노사 갈등 중인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에서 항의서한과 함께 이낙연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잇따른 내부 악재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이스타 노조 관계자는 16일 “어제 오전 이낙연 대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하고 항의서한도 전달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정부와 여당이 오너 이상직 의원의 부당한 행위를 묵인하고,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고통분담 자구안으로 체불임금 일부 포기, 임금 삭감, 무급 순환휴직 등을 제안했다”며 “이상직 의원도 사재출연 등을 통해 운항재개와 고용유지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노조는 전날 기자회견 뒤 당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2000년대 초 이혼한 이상직 의원이 4·15 총선 당시 전 아내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뒤늦게 ‘위장이혼’ 의혹이 일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4월 15일 총선 날 당선 확정 후 이 의원이 선거 사무실에서 한 여성과 나란히 손을 들어 올린 모습이 보도됐는데, 그 여성이 이 의원 전 부인이라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며 “이 외에도 출판기념회, 지역구 무료급식 행사 등에 동행하는 등 도저히 이혼한 부부로 볼 수 없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위장 이혼 의심 정황은 법원 판결에서도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2012년 이 의원의 뒤를 이어 이스타항공 회장이 된 이 의원의 친형 이경일씨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2015년 징역 3년형을 받을 당시 이 의원의 전 아내를 회사 임원으로 올려 4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실제 법원은 이를 “가짜 채용”으로 봤고 “대부분의 이익은 피고인의 동생인 이상직이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 실질 소유주인 이 의원이 재산은닉을 위해 위장 이혼을 하고, 실제로는 혼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재산 누락 신고 혐의로 이 의원을 최근 검찰에 고발, 해당 사건은 현재 전주 지검으로 넘겨진 상태다.
이 사건은 서울 남부지검에서 전주지검으로 넘어가 있다.
이 의원의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도 법인 명의의 고가 차량(포르셰), 여의도 오피스텔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은 2015년 이스타항공의 지주회사인 이스타홀딩스 설립 과정에서 불거진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26세인 딸과 16세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는 아무런 사업 실적도 없이 100여억원을 차입해 이스타항공 지분 68%를 매입했다.
이와 관련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상직 의원을 ‘악덕 기업주’로 지칭하며, 이 의원이 소속된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심 대표는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난이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지 않도록 하겠다던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약속은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이스타항공 노동자 605명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해고된 분들은 임금삭감과 체불임금 반납 등 갖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코로나 위기로부터 회사를 살리려고 애써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기업과 정부와 여당 그 누구에게서도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의원 일가를 겨냥해 “불법증여 의혹에 휩싸인 16살 골프선수(이 의원의 아들)가 기간산업인 항공사 대주주가 되었는데, 정부는 정녕 책임이 없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212억 자산가(이 의원)가 5억 고용보험료를 떼먹어 고용안정기금조차 못 받고 있는데, 이런 악덕 기업주에게 금배지 달아 준 집권 여당이 이렇게 나 몰라라 하고 있으면 되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사측으로부터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지난 2월, 임금 일부만 지급받은 후 3월부터 현재까지 7개월 동안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대리운전과 각종 알바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직원들은 대규모 실직위기에 놓였다. 회사가 직원들의 4대 보험을 내지 못해 대출 길도 막혔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최근 공개한 21대 국회의원의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상직 의원의 재산은 212억6700만원이다. 이중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본인 명의의 아파트가 27억9800만원, 전북 전주시 완산구 아파트가 1억7000만원(전세), 지역사무소 4000만원(전세), 딸 아파트 2억원, 예금(자녀포함) 1억9524만원, 자녀가 보유한 이스타홀딩스 비상장 주식 168억5086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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