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종인 리더십’ 흔들리나...당내 반발에 중진들까지 가세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0-10-19 11:52:33
    • 카카오톡 보내기

    투톱 갈등’도 심상치 않아...독선적 당 운영 방식이 갈등 키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원회 체제를 향한 당내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다.


    논란의 발단은 앞서 지난 16일 부산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부산시장 후보로 ‘올드보이’보다는 참신한 ‘뉴페이스’가 필요한데 현재는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며 "지금 거론되는 인물 중에는 내가 생각하는 후보는 안 보인다”고 속내를 드러낸 발언에서 비롯됐다. 


    김 위원장의 독선적인 당 운영행태에 누적된 불만이 '투톱 갈등' 양상으로 불거진 데 이어 일부 중진들이 비판에 가세하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그동안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장제원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 격인 분이 가는 곳마다 자해적 행동이니 참 걱정”이라며 “격려를 하고 다녀도 모자랄 판에 낙선운동이나 하고 다녀서 되겠냐”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대안을 없애기 위한 의도적 행동인지 모르겠지만, 당 대표가 이렇게까지 내부총질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대위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의원은 "모든 정치 일정과 인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비대위의 문제가 다시 한번 외부로 드러난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의) 지나치게 독선적인 당 운영이 원내외 구성원들의 마음을 떠나가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결정한 일은 무조건 옳으니, 다른 말 하지 말라'는 식이면 누가 따르겠냐"며 "위기 극복의 가장 큰 힘은 배려와 통합이고, 가장 큰 적은 불신과 배척"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의 말처럼 정말 국민의힘에 서울시장감이 없고, 부산시장감이 없냐"며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차라리 문을 닫아라”고 반발했다. 


    이어 “무슨 낯으로 공당이라 하며 국고보조금을 받고, 또 그 지도자라 하여 얼굴을 들고 다니냐”면서 “다소 부족하더라도 같이 노력해서 좋은 인물로 다듬어주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에 사람 없다는 그런 자해적 발언이 앞설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1년 임기의 낙하산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정책 뿐만 아니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내 현안에서도 지나친 개입으로 사실상 전권을 휘둘러 왔다는 불만 기류가 적지 않았다. 


    지지율이 민주당을 추월했을 땐 대선 관리까지 맡겨야 한다는 '김종인 대세론'에 힘이 실리는 등 ‘김종인 1인 체제’가 공고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추미애 장관의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 윤미향·이상직 사태, 북한군의 해수부 공무원 사살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여권발 악재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데도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등 무기력 증세가 이어지자 당 안팎에서 김 위원장 리더십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영남권 출신 한 의원은 “민감한 사안의 경우 소수의 측근과 논의하거나 독선적인 방식으로 결정한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런 폐쇄적인 방식으로 내린 결정을 당에 제안하고 당이 무조건 따르도록 강제하다 보니 종종 마찰을 빚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경제3법(공정거래법·상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처리 당시 김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지목했다. 


    의원들을 상대로 충분한 소통이나 설득 작업 없이 자신의 소신대로 정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하고 당론으로 밀어붙이다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은 원내지도부를 '패싱'한 채 사무총장과 재·보선 대책위 인선을 논의해 유일호 전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내정했다가 주호영 원내대표의 반발을 사게 돼 급기야 이를 철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 전 부총리 대신 3선 김상훈 의원으로 급하게 교체해 갈등을 봉합했지만, 김 위원장의 구상과 달리 경선 규정만 논의하는 수준으로 위원회 역할과 위상이 축소되고 말았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경선준비위원장을 교체한 배경으로 특정 계파의 개입, 일부 원외인사의 자리 욕심 탓으로 돌리고 있으나 당 주변에선 '투톱 갈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실제 김 위원장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 방식이 지도부 안에서 소통 논란으로 불거졌고 급기야 '투톱 갈등설'이 당 밖으로 흘러나올 만큼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당내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 비대위원장을 삼고초려 하다시피 영입한 주 원내대표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