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치졸한 ‘알박기’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21-05-16 11: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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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선언한 국민의당이 느닷없이 전국에 지역위원장 모집 공고를 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2일 국회의원 선거 단위인 253개 지역구에 지역위원장 공모 공고를 올리면서 오는 21일까지 '중도실용정치를 펼쳐나가며 야권 혁신 대통합과 정권교체에 헌신할 역량 있는 분을 모신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오는 6월 11일에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통합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곧 없어질 정당이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선 셈이다.


    그러다 보니 통합과정에서 지분 요구를 위한 사전 알박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향후 양당의 합당 논의가 본격화되면 지역의 당협위원장직을 두고 양당의 배분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당시 인적자원 부족으로 아예 지역구 출마를 포기했던 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통합을 앞두고 지역위원장을 급조하는 것은 너무나 황당하다.


    누가 봐도 치졸한 ‘알박기’이자 ‘지분 챙기기’이다.


    안 대표와 합당 관련 논의를 주도해온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안 대표가 지분을 요구하지 않겠다는데 동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국민의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웬 뜬금없는 공모냐"며 "아무리 정치가 세력 대 세력, 계파 대 계파의 지분 싸움이라고 하지만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라며 황당해하기도 했다.


    또 지 원장은 "곧 통합할 당이 전국 지역위원장을 새로 공모한다고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인(안 대표)만 아니라고 우긴다면 이 또한 너무 자기중심적이 아닌가. 또다시 안동설(安動說)이 떠오른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정말 합당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독자노선을 추구하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합당을 전제로 없는 지역위원장을 갑자기 만드는 것이라면, 알박기이자 지분 챙기기로 가장 저열한 정치를 하는 셈이다. 물론 국민의힘이 능력 미달인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응모자들에게 당협위원장을 배분해줄 리도 만무하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통합은 물 건너가는 셈이다.


    독자노선을 추구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면, “합당 선언”은 기만이고, 그를 믿고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셈이다.


    어느 쪽이든 옳지 않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지역위원장 공모를 국민의당 독자노선 추구로 해석하여 국민의힘과 합당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은 지나친 비약이며, 지분 요구를 위한 '알박기' 운운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항변했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그게 아니면, 이런 황당한 행위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형적인 구시대적 통합 논리를 따르는 국민의당이라면 국민의힘이 굳이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초선의 김은혜 의원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묻지마 통합'은 추진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것은 이런 연유다.


    실제로 그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합이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에 부합하는 건지 토론에 부쳐야 한다. 안철수 대표를 만나 통합에서 의도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을 공모하는 것도 원활한 통합과 야권 승리를 위한 길 위에 있는지 묻고 싶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제 안철수 대표는 모든 정치는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안동설’의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만일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 보수당을 전전하다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통합하면서 상당한 지분 챙기기에 성공했던 사례를 답습하려는 것이라면 아서라.


    그렇게 해서 현재 유승민 전 의원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고,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점은 왜 간과하는가.


    정치는 좀 손해 보는 것 같더라도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치졸하게 알박기나 하고 지분이나 챙기려는 정치인을 어떤 유권자가 지지하고 신뢰를 보내겠는가. 굳이 계파를 만들지 않더라도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당내 세력도 모이는 법이다. 그게 바람직하다. 그러니 지역위원장 공모라는 빤한 꼼수를 당장 때려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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