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이어 대통령 직속 정책위도 “지역화폐 경제 효과 없다”에

    정치 / 이영란 기자 / 2020-09-20 11: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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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연일 "조세연, 정치개입" 공격...야당엔 공개토론 요구도
    장제원, “소인배 모습, 군자 아니다...희대의 분노조절장애 도지사”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지역 화폐는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없다’는 요지의 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와 관련, 조세연을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비판하는 등 연일 반발하고 있으나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이 지사의 패배로 저울추가 기울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의뢰로 지난 3월 한국재정학회가 작성한 ‘지역화폐가 지역의 고용에 미치는 효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역화폐 발행이 해당 지자체에서 지역화폐가 유통되는 주요 산업들에서 직접적인 고용 효과를 유발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다른 산업에도 파급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김유찬 조세연 원장은 20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철회하거나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고 야당에서도 이지사 비판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연구보고서 시작단계부터 지역화폐를 아예 ‘열등한’ 것으로 명시하고 시작하는데, 조세연이 갈수록 이상하다"며 "지역화폐 확대로 매출타격을 입는 유통대기업과 카드사 보호목적일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정치개입 가능성이며, 그 외 다른 이유를 상정하기 어렵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부분을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정책연구를 하며 살아온 저로서는 이재명 지사의 이번 조세연을 향한 발언에 상당한 모멸감을 느낀다"면서 "학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정책연구결과를 냈다고 해서 ‘청산할 적폐’로 몰아붙이는 행태는 왕조시대에도 폭군이나 생각할 법한 논리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의 말처럼 문재인 정부가 2019년부터 지역화폐 지원을 계속 늘려가고 있음에도 조세연이 이런 부정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면 ‘얼빠진’ ‘엄중한 문책’ ‘적폐’를 운운할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효과에 대해 보완할 방법을 찾는 것이국민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상식수준의 행동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지역화폐가 역효과를 낸다'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보고서에 대해 "분석과 서술방식 모두 잘 쓰인 보고서"라고 평가하며 "지자체에 (지역화폐가) 확산하면 의도했던 장점은 줄고 단점만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지사의 조세연 비판을 두고 "권력을 가진 이들이 전문가집단을 힘으로 찍어누르려 하는 것은 한 나라의 지적 인프라를 위협하는 일인 동시에 전문성의 소중함에 대한 본인들 식견의 얕음을 내보이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희숙 의원을 향해 "경제 전문가인 윤희숙 위원장님, 지역화폐는 소비의 지역 간 이전 차단보다 업종 내 규모별 재분배에 더 중점이 있다는 거 모르시진 않으시지요?"라며 "물량 자랑하며 왜곡조작으로 기득권 옹호하는 일부 보수언론 뒤에 숨어 불합리한 일방적 주장만 하지 말고, 수차례 제안한 국민 앞 공개토론에서 당당하게 논쟁해 보실 용의는 없냐"고 강조했다.


    이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상대가 좀 과한 표현을 했다고 더 과하게 돌려줘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이 소인배의 모습이지 군자의 모습은 아니지 않나”며 “잘못된 일에 대한 ‘공적 분노’가 없으면 공인이 아니다. 그러나 ‘감정적 대응’과 ‘공적 분노’는 구별하셔야 할 것 같다”고 가세했다.


    장 의원은 전날에도 이 지사를 향해 "체통 좀 지켜주시면 좋겠다. 많이 민망하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장 의원은 "명색이 차기 대권후보 선두를 다투고 있는 경기지사님께서 국민의힘 몇몇 초선의원들의 저격에 어쩌면 그토록 화를 감추지 못하냐"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그토록 분노조절도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원화된 국민들의 요구를 아우르면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것도 '짝퉁', '희대의 사기집단', '부패수구 DNA' 등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막말을 총동원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희대의 사기집단'이라고 공격하면, '희대의 분노조절 장애 도지사'라는 표현이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지사가 또 다시 장 의원을 향해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듯”이라며 맞불을 놓는 등 설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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