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음습한 ‘X파일’의 그림자를 걷어내야 한다

    칼럼 / 시민일보 / 2021-06-30 13:52:45
    • 카카오톡 보내기

     
    이규양 자유수호국민연합 공동총재



    문재인정권 4년,
    무지,무능,불법,불공정,위선과 내로남불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집권세력의 권력에 대한 탐욕과 마비된 도덕성으로 나라의 기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제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함성이 분출하고 있다.

    지리멸렬했던 야권에 대선주자 풍년이 들고 있다. 나라를 뒤엎었던 선동의 촛불 위력이 바람 앞의 등불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그러나 20년 집권을 외쳐온 문재인정권이 그냥 물러 설리 없다. ‘X파일’로 집권한 세력이다. 가짜 태블릿 PC로 국민을 속여 촛불을 들게 하고 거짓과 선동으로 정권을 탈취한 정권이다.

    시대적 소명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과 야권이 ‘검증’의 이름으로 포장된 ‘X파일’이라는 음습한 정치적 음모에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대선정국에 ‘X파일’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대통령후보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X파일’과 후보‘검증’은 분명히 구별 돼야 한다.

    ‘검증(檢證, verification)’은 사전적 의미로 보았을 때 「맞는지, 그른지를 사실에 의거하여 확인하는 일」이다. 그러나 ‘X파일’은 누가, 무슨 의도로, 무슨 근거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괴문서일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은 ‘X파일’과 ‘검증’을 혼돈 하고 있다.

    제대로 된 대선후보 검증은 15,16대 대선을 돌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 모두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문제가 검증의 이름으로 대선 무대에 올려졌다.
    똑같은 사안이 15대 대선에서는 ‘검증’의 과정을 거쳤다면, 16대 대선에서는 ‘X파일’로 끝났다.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5대 대선당시 병역 정국에 불씨를 지핀 사람은 필자(자민련 부대변인)였다.

    이회창 후보 두 아들에 대한 병역 의혹은 97년 6월 7일 한국일보, SBS토론회에서 페널리스트로부터 “아무리 허약해도 1백79cm 키의 장남이 어떻게 병역면제 기준인 43kg 미만일 수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가 “1백 50cm키에 90kg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응수하면서 별 주목을 받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그 후 7월 18일 판문점 비무장 지대에서 북한 경비병에 의한 총격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자민련 부대변인이었던 필자가 안보문제와 연계시켜 병역 정국에 불씨를 지폈다.
    다음은 당시 연합뉴스 기사이다.

    (서울=연합)이우탁 기자= 자민련이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의 선두주자인 이회창 후보를 정면 공격하고 나섰다.<중략>

    이 부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신한국당의 대선예비 후보이자 나라의 내일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의 불분명한 병역미필 사유는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부대변인은 “평생을 법관으로 살아온 이 후보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신성한 국방의무를 두 아들에게 적용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가 법을 지키고 국방의무를 지키겠는가.”며 이 후보의 ‘대쪽’과 ‘법대로’이미지를 겨냥 했다.

    그는 “북한의 무력 도발행위는 우리가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로 살고 있음을 새삼 일깨워주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 같은 안보 현실에서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지닌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안보 검증은 아무리 엄격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고 이 후보에 대한 공세의 배경을 설명했다<이하 생략>

    이날부터 두 아들에 대한 병역 논란은 대선이 끝날 때 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언론에 보도 됐다. 7월까지 45%의 압도적이던 이 후보의 지지율이 8월에는 10%대로 폭락했다.

    김종필 총재가 나를 불렀다. “오늘부터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격을 멈추시오”라고 지시했다. 필자가 “안 됩니다, 총재님. 여론 지지율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집권당은 자금과 조직이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총재는 “만약 이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는 상황이 도래하면 대권구도가 바뀌게 된다.”면서 공격 중지를 거듭 지시 했다.

    그럼에도 그날 필자는 논평을 통해 이회창 후보 ‘교체론’을 제기했다. 자민련 출입 기자들이 “공당의 대변인이 정상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따져 물었다.

    필자가 “어차피 당선이 어려우면 후보를 교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 “집권여당에서 야당 부대변인이 한 말을 듣겠느냐”고 기자들에게 답을 했던 생각이 난다.

    이회창 후보의 사퇴는 없었으나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했다. 이에 고무되었는지 이인제 의원이 경선결과에 불복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하며 후보로 나섰다.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의 3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이인제 후보가 기염을 토했으나, YS의 200억 비자금 설이 터지면서 그 역시 하강곡선을 맞게 되었다.

    당시 병역 의혹에 대해 진실 된 해명도 필요했겠지만, 차라리 이 후보 측이 “두 아들을 군에 가도록 설득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답을 했더라면 병역 정국이 쉽게 풀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국 15대대선결과는 이회창 38.7%(9.935.718표), 김대중40.3%(10.326.275표), 이인제 19.2%(4.925.591표)를 얻어 김대중 후보가 당선 됐다.

    이회창 후보 아들에 대한 병역 논란은 16대 대선에서도 이어 졌다. 15대 대선이 병역논쟁에 대한 ‘편법’시비였다면, 16대 김대업의 병풍사건은 ‘탈법’으로 검증형태가 변화된 ‘X파일’의 원조 격으로 볼 수 있다.

    전직 부사관 김대업은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에 관한 녹음테이프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병역 면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이 사건은 이회창 후보가 낙선되는 데 상당한 변수가 되었다.

    김대업은 2004년 허위조작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1년 10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선은 이미 끝난 뒤였다.

    병풍사건에서 시작된 소위 ‘X파일’ 이름의 네거티브 검증은 국민들로 하여금 마치 그것이 사실인양 착시효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역대 대선에서 ‘X파일’은 민심을 흔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등장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시작된다. 각 후보별 X파일이 난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지지도 1위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X파일 공격이 시작되었다. 다른 어떤 후보도 X파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할 것이다. 정치공작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여권의 X파일 공격으로부터 이를 어떻게 방어하고 역습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대선의 승패가 달라질 수도 있다.

    정권교체의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후보 보호 차원에서 자체 ‘검증’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사실에 근거해 결정적 흠결이 있는 사람이 후보가 되는 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그것이 여권의 정치공작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후보자들끼리의 신사협정이다. 네거티브가 아니라 서로를 격려하고 독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후보 검증을 위한 기본원칙을 규정하는 ‘상생 경선원칙’을 만들 필요도 있어 보인다.

    경선이 자해와 자멸의 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권교체만이 무너져 내리는 자유대한민국을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모처럼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 열망이 야권의 대선후보군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국민의 힘을 비롯한 야권과 후보 지망생들은 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를 내는 일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야권이 단결하고 후보 선출의 공명정대한 과정을 거치면 여권 스스로 ‘X파일’을 함부로 휘두르지 못할 것이다.


    국민들의 시선이 무섭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