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윤석열-최재형 가교역할 기대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21-06-21 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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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이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영세 의원을 당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 당 밖에 있는 범야권 대선주자들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막중한 임부가 부여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이지만 변변한 대선주자가 단 한 사람도 없다.


    당내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하태경, 원희룡 등의 지지율은 고작 1%~2%대를 오르내리는 상황으로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도토리 주자’로 취급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반면 당 밖에선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 굵직한 대선주자들이 있지만,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가타부타 말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거리를 두는 모양새가 나타나기도 한다. 자칫 제1야당이 대선 국면에서 ‘불임 정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그들과 소통 가능한 권영세 의원을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절묘한 ‘신의 한 수’라는 평가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압도적이다.


    실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1주일 전보다 더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8.0%, 이 지사 지지율은 25.0%를 기록했다.


    이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2.2%), 홍준표 무소속 의원(4.0%), 오세훈 서울시장(3.3%), 유승민 전 의원(3.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2.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1.7%), 심상정 정의당 대표(1.4%), 박용진 민주당 의원(0.9%) 순이었다.


    지난주와 비교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5%p 상승했고, 이 지사는 2.7%p 하락했다. 두 후보 지지율 격차는 7.8%p에서 13%p로 크게 벌어졌다.(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런 주자를 당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주 절박하다.


    이준석 대표가 이날 윤석열 입당과 관련 "8월까지도 고민을 못 마치면 정치를 못 할 것"이라고 압박한 것은 이런 연유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애초 계획했던 6월 말~7월 초에 정치참여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정작 입당 문제에 대해선 “결정된 게 없다”라며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과 함께 최재형 감사원장도 야권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안팎에선 최 원장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이나 정치권에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다”라며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설을 정면으로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전부터 최 원장이 의중을 굳혔단 언론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야권 주자 가운데 윤석열 전 총장에 이어 2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유승민 하태경 원희룡 등 이른바 ‘도토리 주자’들만 난무하던 야권에서 모처럼 ‘대어급 ‘대선주자’들이 나타났지만, 유력 주자들이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는 난감한 국면에 직면한 것이다.


    이를 누가 타개할 것인가.


    당은 권영세 의원을 그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권 의원은 서울법대 77학번으로 최재형 감사원장의 서울법대 2년 후배이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서울법대 2년 선배다. 권 의원과 윤 전 총장, 최 원장 사이에는 공통적으로 아는 서울법대 선후배들이 많이 있어 직간접적인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그런 인간적 관계가 ‘소통’을 위한 절대 조건은 아니다. 다만. 그런 관계를 통해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면 그만큼 소통은 쉬워질 것이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이 국민의힘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

     

    설사 그들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제3 지대’를 선택하고, 국민의힘 후보와 막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더라도 등을 돌려선 안 된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라도 권영세 의원의 가교역할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그의 성품을 잘 아는 만큼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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