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상왕정치

    칼럼 / 시민일보 / 2021-08-10 14: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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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양 자유수호국민연합 공동총재

    대권후보 풍년을 맞은 국민의 힘이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내부적 속앓이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정당사 보기 힘든 제1야당의 30대 당 대표가 국민적 열망과 기대를 소화해 내지 못해 일어나는 리더십 미숙으로 보여 진다.

    이 대표의 리더십 갈등은 이 대표체제가 탄생한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는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분출하고 있어도 이를 감내할 야당과 인물이 보이질 않았다.

    이 같은 야권부재의 시대적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젊은 돌풍을 만들어 냈고 기존의 정치인에 한계를 느낀 당원과 국민들이 정치적 경륜보다는 변화와 젊음을 선택 했다.

    대선을 목전에 둔 시대적 상황에서 제1야당의 전당대회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준석 바람이 대권후보 풍년정당을 만들어 냈고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이준석 대표의 행보를 보면 정권교체를 위해 선택된 자신의 지도체제가 감내해야할 무거운 책무보다는 젊은 특유의 객기어린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

    경선열차 출발을 앞두고 대권후보들을 불러 놓고 자신이 중심이 되는 정치적 이벤트를 잇달아 개최하며 마치 자신이 상왕처럼 보이려 하고 있다.

    원팀의 경선을 과시하기 위해 대선후보 전원의 상견례를 주선했고 지난 4일에는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대선후보 전원을 소집한 봉사활동 모습을 과시 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번의 단합모임은 지지율 상위 후보들이 불참해 지도부가 구상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양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당 지도부와 대권 후보들 사이에 비판과 갈등이 일기 시작 했다.

    결국 경선 열차 출발을 앞두고 우월적 지위에 있는 젊은 당 대표와 미래의 당 주인이 될 대권주자간의 미묘한 주도권 논쟁으로 비화 됐다.

    국민의 힘은 지금 경선관리위원장의 역할을 그 어느 때 보다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다선의 서병수 위원장은 전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와중에 이준석 당 대표가 또다시 대선후보 전원을 소집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지지율 상위 후보들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참석치 않아 ‘앙꼬 없는 찐빵’행사로 마감 했다.

    이준석 당 대표는 왜 이 같은 대권후보 모임을 잇달아 소집 하려 했을까. 후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 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지지율 상위 후보자와 하위 후보자들 간의 이해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상위 후보자는 자율적 활동을 우선해 줄 것을 요구한 반면 하위 후보자들은 ‘원팀’의 단합을 내 세우며 당의 지침에 따를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 당과의 합당문제도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다. 개인적 앙금이 걸림돌로 비춰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 대표가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부총리에게 경선 합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이미 각자의 갈 길로 들어선 듯하다.

    국민의 힘 경선열차도 정시출발을 예고해 놓고 있다. 어쩌면
    안철수 대표도 이준석 대표와 협상하기 보다는 사실상 제3지대를 선택한 김동연 전 부총리와 먼저 야권후보 통합을 이룬 후 국민의 힘 대선후보와 담판을 짓는 것이 정권교체를 위해서나 안 대표를 위해서도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당의 존립자체는 정권창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대권후보가 선출되면 당의 모든 기능은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이준석 대표와 대권후보간의 주도권 논쟁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서 그만둬야 한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활동을 지원하고 공정한 경선관리를 통해 가장 훌륭한 후보가 선출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일에 더욱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이 보고 싶은 모습은 이 대표와 대권후보간의 주도권 경쟁이나 후보들을 줄 세우고 그 중심에 자리한 이 대표의 모습이 아니다.

    이 대표는 상왕정치로 국민의 시선을 모으려 할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위해 눈앞에 닥친 정치적 현안이 무엇인지부터 먼저 살피는 고뇌에 찬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이 대표가 아무리 탄핵의 강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탄핵의 강을 넘지 않고서는 정권교체의 길로 갈 수가 없다.

    권력을 찬탈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권력찬탈에 공조한 탄핵세력에 대한 역사의 심판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선열차가 출발하기 전에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방법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권후보 풍년과 ‘원팀’의 경선구도를 자랑하고 싶어도 탄핵의 강에 잘못 들어서면 다 같이 떠내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힘이 재‧보궐선거 승리와 대권후보 풍년에 도취하여 당 대표와 대권후보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을 한가한 때가 아니다.

    이준석 대표와 대권후보간의 주도권 논쟁은 결과적으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던 국민의 힘 대권 상황구도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점이다.

    각종 여론조사가 이를 입증 하고 있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대권후보 풍년 수확을 이준석 대표체제의 지도부가 어떤 형식과 방법으로 보수야권의 집권후보를 내놓을 것인지 국민 모두가 감시하며 지켜보고 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국민적 함성에 이제는 국민의 힘과 대선후보들이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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