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좋은 의도만 앞세우고 결과는 나 몰라라 하는 ‘신념윤리’보다, 결과를 예측하고 책임지는 ‘책임윤리’가 정치인에게 더 중요하다고 한다”며 “이상이 없는 현실주의자는 눈앞의 이익만 좇는 기회주의자가 되고, 현실이 없는 이상주의자는 해결책 없이 편 가르기에 집중하는 무능한 선동가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X계정을 통해 막스 베버의 ‘정치인 자질론’을 인용해 여당에 비판적 의식을 드러내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정치가 현실의 제약과 인간의 한계를 무시하고 이상만 고집하면 독선과 진영에 빠지게 되고, 이상을 잃어버리면 단순한 권력 유지로 전락하게 된다”며 “현실을 바꾸려면 가치와 지향을 잊지 않되 역설적으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균형 감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면서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당청 간 엇박자’ 속에서도 강성 당원·지지층만 의식하는 듯한 정청래 대표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불편한 시각이 담겼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연임 도전 의지를 드러낸 정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연일 호남을 찾아 당심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앞서 도발에 가까운 ‘정권은 짧다’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했던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고심 끝에 한발 물러선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를 두고도 “전면폐지”를 주장해 이목을 모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새 형사사법체계를 시행하고 이후 부작용이 발견되면 보완하면 된다’는 여권 일각의 주장을 겨냥해 “다 없애고 다시 하자는 것은 진짜 무책임한 것”이라며 “단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안 나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지난 12일 충북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체육관 행사에 참석한 정 장관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1차 수사에 대해 아무것도 손을 안대면 피해자 보호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친명계의 ‘선거 책임론’ 및 ‘당대표 사퇴’ 공세에 직면한 정 대표가 주말 일정을 비우고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향후 대응 수위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정 대표 결심에 따라 차기 당권을 둘러싼 사생결단 수준의 정면대결로 여권 분화가 가속될지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정 대표의 연임 도전 가능성에 힘이 실린 가운데 이번 주 당원 여론의 추이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면전에서 사퇴 요구를 받았던 정 대표는 지난 11일 ‘연임 도전’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 대표에 대해 서울, 경기 평택을 및 부산 북갑 보선 등 핵심 지역 패배로 지방선거에서 실패한 만큼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전당대회에도 불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 일각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된 상태다.
특히 이른 바 ‘명심’이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민석 총리를 향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 관측도 자칫 이 대통령과 정면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 대표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다만 구조적으로 정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경우 2028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당권을 놓고 친청계와 친명계 사이의 ‘일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 대표측과 김 총리측은 사실상 대결 구도 짜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2025년 8월 전대에서 이른바 ‘전광석화 개혁 속도전’을 기치로 당권을 거머쥔 정 대표는 이번에도 ‘선명한 개혁’을 기치로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가 지난 12일 이른바 ‘1인1표제’를 고리로 친명계 전현희·김남희 의원을 비판하고, 검찰개혁에서 남은 최대 쟁점인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김 총리는 친명계가 ‘이재명 대통령과 시너지를 낼 적임자’ 메시지로 김 총리를 부각시켜 당심 공략에 나설 것이란 전망 속에서 이날 오후 민주당 충북도당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는 등 당권 도전 행보에 점차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6일 중앙위원회를 소집하고 8.17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당헌을 개정한다.
현행 당헌은 선거일로부터 30일이 후보 등록 개시일, 50일이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 시점인데 8월17일은 이를 위한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돼 이번 전당대회에 한해 예외 부칙을 신설하는 것이다. 당헌이 개정되면 전준위와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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