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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20일 당 민생희망특별위원회(가칭) 구성을 의결하고 조수진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발족한 가칭 민생특위는 단순하게 한두번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라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내도록 이끌어 민생해결사 역할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조수진 위원장은 "우리 정치가 가장 주안점이 돼야 할, 생산적 경쟁을 해야 할 부분이 민생"이라며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은 더더욱 그렇다"라고 했다.
일단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구성된 첫 특위가 ‘민생특위’라는 사실이 더없이 반갑다.
이는 김 대표가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바로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특위를 이끄는 위원장에 조수진 의원을 선임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소속 언론사의 첫 여성 사건 기자, 첫 여성 검찰 기자, 첫 여성 정당 기자, 첫 여성 청와대 기자 등 ‘여기자 1호’ 기록을 내리 세웠을 만큼 언론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던 조 의원은 대한민국 사회와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여야, 정당, 정파를 떠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급 정치인들과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안목이 넓을 수밖에 없다.
21대 총선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총장 흔들기에 나서자, 조수진 의원은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선 지지기반이 취약함에도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그를 향한 당원들의 신뢰가 깊다.
그런 조수진 의원이 집권당의 첫 특위인 민생특위를 이끈다니 기대가 큰 것이다.
조 위원장은 위원 인선과 관련해 "가칭 민생희망특위가 권역별로 역동적인 당내 인사, 그리고 현장 목소리를 들려줄 신선한 각계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선 작업 중"이라며 "금요일(17일) 오후부터 어제(19일)도 (대상자들과) 종일 직접 제가 다 접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인선 작업이 중요한 만큼 잘 하리라 믿지만, 노파심에서 한마디 하자면 당내 인사는 가급 적 원내 인사가 아니라 원외 인사를 중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원내 인사는 입법기관으로서 국회 내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국회의원은 특위에 이름만 걸어놓고 형식적인 활동을 하는 데 그친다. 상대적으로 원외 인사는 시간적 여유가 있고, 특히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 또한 강하다. 나중에 그게 공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 인사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원외 인사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의 이름을 알 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또 민생특위가 전문성을 지니기 위해선 ‘소위’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특위가 너무 비대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더라도 감수하고 대형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모든 분야가 ‘민생’인 까닭이다.
이를테면 일자리 문제, 부동산 문제, 저출산 문제, 복지 문제 뿐만 아니라. 부모 문제, 자녀 문제, 주부 문제, 가장의 문제 등 가족 구성원 간의 문제와 나아가 재해 및 지역 사회 안전망의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는 민생특위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가령 의료 문제로 고통받는 자들을 위한 ‘의료개혁 소위’ 같은 것도 염두에 둘만 하다. 지방 의원 출신들이 밑바닥 민심을 잘 아는 만큼 그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을(乙)’의 문제를 다룬다거나 ‘약자와의 동행’ 차원을 넘어서서 ‘거대담론’ 차원의 새로운 복지를 논의하는 '민생 해결사'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그러자면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특위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조수진 위원장에게 특위 구성은 물론 특위 역할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일임해야 한다는 말이다.
언론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던 그가 이제 특위 위원장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자못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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