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북한에 대한 스토킹에 가깝다...이건 망상이고 자해”
특히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25일 “북한에 대한 구애를 넘어 스토킹에 가깝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인슈타인은 ‘같은 일을 반복하고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했다”며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발표한 ‘END 이니셔티브’가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 7번째 연설자로 나서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END를 중심으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약자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끝없는 순진한 꿈에 불과하다”며 “햇볕정책, 평화번영정책으로 이미 두 번 좌절한 환상을 세 번째 꾸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정책이 아니라 망상이고, 외교가 아니라 자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남녀관계에서도 한쪽은 고백을 한다 생각하지만, 상대는 고문을 당하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며 “대한민국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북한은 개성공단내 우리 건물을 폭파하며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고, 러시아와 협력사업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그럼에도 교류라는 이름 하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환심을 사려는 노력을 계속한다. 일방적인 구애가 아니라 스토킹에 가깝다”고 했다.
또 그는 “역사상 실제로 비핵화에 성공한 사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리비아”라며 “모두 강력한 경제제재와 국제적 압박을 통해 핵을 포기했다. END 방식이 아니라, 압박과 제재가 답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정은에게 핵무기는 70년간 추진한 정권 생존의 최후의 보루”라며 “김정은은 핵을 준비하는데, 우리는 러브콜을 보내는 건 나약함과 굴종으로 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평화를 위해선 한미동맹 기반의 확고한 억제력 구축, 국제 공조를 위한 실효적 압박 유지, 그리고 핵 포기가 전제된 원칙 있는 대화”라며 “희망적 사고가 아닌 냉정한 현실 인식이 평화를 지킨다. 이제는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면서 “교류, 관계 정상화, 비핵화의 해법이 언뜻 평화적으로 보이지만, 비핵화를 마지막에 둔 것은 사실상 종전선언을 비핵화 이전에 먼저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비핵화 이전에 교류와 정상화를 강조함으로써 결국 분단이 고착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다. 안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END는 평화의 시작이 아니라, 통일의 끝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 김정은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북한 주민들은 최악의 생활을 견디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은 “END(이니셔티브는) 너무 좋은 말씀이지만 공허한 선언적 의미의 말씀 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북 확성기, 라디오 방송, 전단지 이런 것들을 이재명 정부 들어서자마자 다 갖다 버렸다. 그래서 우리가 대화로 북한을 유인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다 갖다 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무엇을 가지고 대화로 북한을 끌어들일지 답답하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관계 정상화라는 게 정확하게 어떤 뜻인지 모르겠다”면서 “E.N.D라는 말을 만들기 위해서 N에 해당하는 말을 찾다 보니까 정상화(Normalization)라는 말을 찾아낸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이번에 관계 정상화가 무엇을 뜻했는지는 다시 한 번 정부에서 설명을 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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