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안 개인전 “도시가 상어라면 A City As A Shark” 13일까지 토포하우스서 개최

    공연/전시/영화 / 김민혜 기자 / 2026-02-10 12: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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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이안 작가의 첫 개인전 “도시가 상어라면 A City As A Shark”이 오는 2월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1·2전시실에서 열린다.

    장이안은 ‘건축산수’와 ‘인간산수’로 최근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유명 건축가 장윤규 운생동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아들이기도 하다.

    장이안 작가는 2010년생으로 현재 중학교 3학년 재학중이다. 중3 작가라는 나이도 화제지만 7살 나이에 그린 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건축가 겸 미술작가 장윤규 대표는 “오랜 기간 묵어 두었던 아들의 그림을 자료 정리 차원으로 세상으로 끄집어 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전시 “도시가 상어라면 A City As A Shark”은 상어 형상 안에 도시·꽃·기계를 연상시키는 세밀한 선을 촘촘히 채워, 도시와 자연, 기계가 공존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전시는 상어를 이루는 단위가 도시인지, 꽃인지, 기계인지 묻는 질문을 던진다.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인간이 삼켜지는 존재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라고 기능하는 일부임을 드러낸다. 전시는 서로 다른 세계가 같은 구조로 작동하는 모습을 조용히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만약 도시가 상어라면 어떨까?” 전시는 하나의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 질문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답을 전제하지도 않는다. 대신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 가정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지를 드러내기 위한 방법이다. 도시를 상어로 치환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 공간을 중립적인 배경으로 보지 않게 된다. 도시는 의지와 방향을 가진 존재, 하나의 구조적 생명체로 나타난다.

    ▲ 작품명: Shark of City 도시로 만들어진 상어/2016/판화지 위 먹 (사진제공=장이안)
    장이안의 작업은 이 가정을 하나의 결론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그림은 주장 대신 배열을 선택하고, 설명 대신 반복을 택한다.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구조를 쌓아 올린다. 이는 우화가 교훈을 말하지 않고 조건과 상황을 제시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관람자는 이해하기 이전에 먼저 관찰하게 된다.

    초기의 작업에서 상어의 몸은 수많은 작은 집과 기호들로 구성된다. 각각의 단위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그 집적은 하나의 전체 형상을 만들어낸다. 부분은 전체를 의도하지 않지만, 반복과 연결 속에서 전체는 발생한다. 이는 도시가 생성되는 방식과 닮아 있다. 개별 선택과 개별 형태는 중립적이지만, 그 축적은 방향성과 성격을 가진 구조로 변한다.

    이 구조적 사고는 이후 작업에서 전혀 다른 형상으로 확장된다. 상어의 몸을 채우던 단위들은 어느 순간 꽃처럼 보이는 형태들로 변형된다. 이 꽃들은 동일하지 않다. 색, 패턴, 크기, 리듬이 모두 다르다. 각각은 고유한 형상을 유지한 채 화면을 점유한다. 여기서 세계는 단일한 질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생명들이 공존하는 장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세계는 낭만적인 자연의 이미지로 머무르지 않는다. 꽃들은 뿌리처럼 연결되고, 줄기처럼 얽히며, 화면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만든다. 다양성은 흩어지지 않고 구조를 형성한다. 다종성은 혼란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의 질서가 된다. 부분들은 서로 닮지 않지만, 서로를 필요로 하며 전체를 유지한다.

    이 흐름은 다시 한 번 급격히 전환된다. 색은 사라지고, 선만이 남는다. 꽃의 유기적 형태는 기어, 회로, 톱니, 반복되는 기계적 패턴으로 치환된다. 화면은 더 이상 생명의 정원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 작동 중인 시스템, 혹은 멈추지 않는 장치처럼 보인다. 이 세계에는 중심도, 위계도 없다. 오직 연결과 맞물림, 반복과 밀집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기계적 세계 역시 앞선 작업들과 단절되지 않는다. 여기서도 전체는 부분의 단순한 합이 아니다. 작은 선 하나, 작은 회전 하나는 의미를 갖지 않지만, 그것들이 맞물릴 때 세계는 작동하기 시작한다. 생명에서 구조로, 구조에서 시스템으로의 이동은 단절이 아니라 연속이다.

    이 연속은 전시장에 설치된 “레고 트리 파빌리온”으로 확장된다. 레고 블록이라는 규격화된 단위는 놀이의 재료이자 구조의 최소 요소다. 각각의 블록은 독립적이지만, 결합되는 순간 공간을 만들고 형태를 형성한다. 이는 그림 속에서 반복되던 단위들의 논리를 물리적 공간으로 옮겨온 것이다.

    ▲ 작품명 : Shark of Houses 집상어/2017/판화지 위 먹 (사진제공=장이안)


    트리(Tree)는 자연의 형상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파빌리온은 자연과 인공, 유기와 기계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 블록들은 가지처럼 뻗고, 구조처럼 맞물리며, 동시에 하나의 장치처럼 서 있다. 관람자는 이를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주변을 걷고 바라보며 구조 안에 위치하게 된다.

    그림에서 시작된 가정은 설치로 이어지며 하나의 환경이 된다. 도시가 상어라면이라는 질문은 이제 화면을 넘어 공간으로 확장되고, 관람자는 그 구조 안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감각하게 된다. 이 전시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구조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구조 속에서 각자의 질문이 조용히 발생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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