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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일 “보완수사권 폐지는 정권 폐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으나 이 대통령은 끝내 이를 외면하고 말았다.
많은 논란과 이견이 있지만, 이 법률안이 위헌, 집행 불능, 국익 위배, 행정부 고유권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과연 그럴까?
이 대통령은 위헌이 아니라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헌법 12조 3항과 16조는 체포·구속·압수수색은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형소법 개정안은 검사가 직접 체포·구속·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할 수 있게 한 법 조항을 삭제하고, 경찰의 신청이 있을 때만 청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 이 대통령은 국익에 위배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금 범죄 피해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인 김진주(가명) 씨는 검찰 보완 사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소셜미디어에 “지옥에나 가세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경찰이 무시한 성범죄 증거를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바로 잡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범죄 피해자들이 분노하고 범죄자들이 환호하는 법이라면 그것은 국익에 반하는 법률임이 분명하다.
특히 형소법 개정안에 뜬금없이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사유를 추가한 것도 문제다.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등 요건이 담겼다.
이건 검사의 기소에 대해 판사가 ‘중대한 위법’, ‘현저히 일탈’이라는 자의적 판단에 따라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어디까지가 ‘중대한 위법’인지, 무엇이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인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공소기각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아마도 이 대통령은 이 조항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현재 피고인 신분이다. 그것도 무려 5개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피고인이다.
비록 대통령에 당선돼 재판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재판을 받아야만 한다. 그 재판을 피하려면 기소한 검사가 스스로 공소를 취하하거나 판사가 검사의 공소를 기각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공소취소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검찰이 조작 기소했다는 것이 밝혀져야 하는데 국정조사특위를 가동해 박상용 검사 등을 ‘탈탈’ 털었지만, 오히려 이 대통령 연루 의혹이 확신으로 굳어지는 역효과만 초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공소기각일 것이다.
김용민 의원 등이 형사소송법에 이 같은 내용을 밤중에 기습적으로 끼워 놓은 것은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미끼를 던진 셈이다. 그리고 이 대통령이 그 미끼를 덥석 문 것이다.
이건 이재명 대통령에게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국정 지지율이 폭락해 부정평가가 50%대를 돌파한 여론조사 결과마저 나오는 마당에 이 같은 법안에 서명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불 보듯 뻔하다.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중간에 끌려 내려올 수도 있다. 그러면 곧바로 재판이 재개될 것이고 끝내 감옥행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어쩌면 형사소송법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 오늘이 이재명 정권의 ‘몰락의 날’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자업자득이고 사필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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