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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밝히겠다며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은 국회법이 규정한 20일의 숙려기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6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키고,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번갯불에 콩 볶듯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명태균 사건에 대해선 이미 검찰이 사흘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1명의 검사가 투입돼 수사했으며 현재 기소까지 마친 상태다. 이제 명 씨는 재판 결과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특검은 진행 중인 수사의 결과가 미진하다고 판단됐을 경우 예외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이처럼 ‘명태균 특검법’에 목을 매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도 ‘천지창조도 내가 했다’라고 떠벌릴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허풍쟁이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특검법이라니 정말 어처구니없다.
민주당이 ‘명태균 특검법’에 목을 매는 이유는 단 하나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것을 명분으로 이재명 대표의 강력한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흠집 내기 위한 ‘이재명식 대선 전략’이다.
즉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법이 아니라 여권 대선 주자들을 흠집 내어 “나만 리스크가 있는 나쁜 후보가 아니라 여권 주자들도 리스크가 있는 나쁜 후보들”이라고 선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 체계 근간을 흔드는 명태균 특검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라며 "민주당이 특검법을 일방 통과시키는 경우 재의요구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다"라고 밝힌 것은 그래서다.
따라서 민주당의 이런 여권 대선 주자 흠집 내기 전략은 실패로 끝날 공산이 크다.
특히 오 시장이나 홍 시장은 명태균과 깊은 인연을 맺은 적도 없다.
고작 한두 번 정도 스치듯 인사한 게 전부다.
오 시장이 그를 처음 만난 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느닷없이 찾아온 김영선 전 의원이 일행으로 그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그와 특별한 만남을 가진 기억은 없다. 다만 인사차 찾아온 그와 만났을 가능성은 있다. 그런 만남은 후보로서 하루에도 수백 수천 명이나 되기 때문에 다 기억할 수조차 없다.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2021년 1~2월경, 명태균이 오세훈 후보와 주변인들에게 여론조작 운운하며 정치 브로커들이 흔히 쓰는 사기 수법을 쓰려다가 들통나 당시 오 시장의 복심인 강철원(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고 쫓겨나 캠프에 발걸음조차 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홍준표 시장과의 인연 역시 마찬가지다.
2021년 6월 당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후보였던 이준석이 명태균을 대동하고 홍 시장의 대구 수성을 사무실을 방문할 때 처음으로 명 씨를 보았다. 그 이후에는 명씨를 본적이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명태균이는 나가라고 하고 이 대표하고 단독 면담 10분 한 게 명태균 관련의 전부"라고 밝혔다.
정치부 기자들 역시 최근 공개된 명 씨의 발언 내용 중 거의 대부분인 허풍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정치 브로커들은 여의도 바닥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이 없는 정치 초년생들이야 그런 사람에게 현혹당할지 모르겠으나 오 시장과 홍 시장 같은 정치 구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런 정치 브로커들에게 놀아날 리 만무하다. 실제로 홍 시장은 “(한눈에) 명태균이 여론조작이나 하는 정치 브로커인 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명씨가 허풍쟁이 정치 브로커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명 씨 말을 신주 모시듯 떠받들며 무리하게 명태균 특검법을 몰아붙이는 이유는 이미 언급했듯 ‘이재명만 나쁜 후보가 아니라 여권 후보들도 나쁜 후보’라고 선전하면서, 진실이 규명되기 전에 조기 대선을 치러 얼렁뚱땅 대통령에 당선되겠다는 사악한 전략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미 명태균 씨를 ‘허풍쟁이’로 규정했다. 따라서 민주당의 그런 사악한 대선 전략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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