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방사청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에 악재되나?

    경제 / 여영준 기자 / 2024-01-22 14: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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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판결문 입수 군사기밀 탈취 보관 과정 공개

    "친분 이용하거나 자료 몰래 촬영...회사 흡연실서 군사기밀 건네받아"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방위사업청이 내달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 회사 직원들의 불법 행위가 특정 언론을 통해 상세하게 공개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군 및 학계 관계자와의 친분을 이용하거나 자료를 몰래 촬영하는 등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을 탈취하는 과정이 공개되면서다.

     

    여기다 탈취한 군사기밀을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체계적으로 비밀리에 관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해 11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관련해 군사기밀 탐지·수집 및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징역 1~2년-집행유예 2~3년에 처해졌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과징금 부과 등 ‘부정당 제재’를 검토했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이 ‘판결문 제3자 열람금지’를 신청하면서 방사청의 제재는 지연됐다. 

     

    그러나 방사청은 최근 판결문을 입수해 이를 근거로 오는 2월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논란의 증폭은 최근 시사저널이 판결문을 입수해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3년간 ‘군사Ⅲ급 비밀’ 8회 이상 탈취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불법행위를 공개하면서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계룡 해군본부 전력분석시험평가단 함정기술처장실·설계실, 서울 방사청 장보고-Ⅲ 사무실, 부산 국방기술품질원 등에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빼냈고 판결문에 이들의 군사기밀 탈취과정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공개된 내용을 살펴보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연구원을 통해 이메일로 군사Ⅲ급 비밀인 파일을 입수했고 이 파일에는 특수전지원함의 작전요구성능(ROC), 적 대함유도탄 주요 성능, 특수성능 등이 기재됐다.

     

    또 계룡시에 있는 해군본부 전력분석시험평가단 함정기술처장실에서 영관급 장교으로부터 ‘KDDX 개념설계 1차 설계 검토자료’를 제공받아 열람하던 중 장교가 자리를 비운 사이 미리 준비한 디지털카메라로 문건 중 군사Ⅲ급 비밀을 사진 촬영했다.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장보고-Ⅲ Batch-Ⅱ 선행연구 사업관리회의 및 개념설계 관리회의’에서 영관급 장교가 특정 문서를 보면서 "해군참모총장님의 지시사항"라는 이야기를 듣고 해당 문서를 입수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로 책상 위에 놓여있던 군사Ⅲ급 비밀을 몰래 촬영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해군 선배 장교를 통해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건물 1층 매점 옆 흡연실에서 군사Ⅲ급 비밀을 건네받았다. 이 문건에는 장보고-Ⅲ Batch-Ⅱ의 필요성, 운용개념, 획득성능, 획득목표, 연도별 사업예산, 사업추진 일정, 전력화 평가 방법, 사업추진 방침 등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 전략이 기재됐다.

     

    이 언론은 가장 민감한 내용은 군사기밀 탈취 과정보다 이를 보관·활용하는 부분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직원들 상호간 필요한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열람, 다운로드할 수 있는 내부 서버를 업무에 활용했고, 이를 사용하던 중 보안의 필요성 등의 문제가 대두돼 2013년 11월 중순경부터 폴더별로 나눠 접근권한을 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CC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저장소를 나누고 저장소 A에는 중앙보안감사 시 공개할 수 있는 일반적인 자료를, 저장소 B·C에는 공개할 수 없는 자료를 업로드하되, 군사기밀 등 비밀성 자료는 주로 저장소 C에 보관하고 보안감사 시 네트워크를 단절하는 방법으로 감사를 피해 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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