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 관리 방안, 면허제·등록제·신고제·자유영업제 중 귀하의 견해는?

    칼럼 / 시민일보 / 2021-12-06 14: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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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호주 등의 나라에서는 공인탐정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말은 과도한 표현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 단장)



    한국형 탐정(업)은 ‘개별법과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는 누구나 당장이라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28)를 시발(始發)로 경찰청도 ‘타법과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은 사실상 가벌성이 없음’을 감안하여 ‘탐정업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았다(2019.6.17, 탐정업 관련 민간자격등록 수리). 여기에 신용정보법 개정(2020.2.4, 탐정호칭사용금지조항 적용대상 축소·특정)으로 동법 제15조에서 정한 ‘신용정보회사 등’이 아닌 일반인은 누구나 ‘탐정호칭사용’이 가능해짐으로써 탐정업에 물꼬가 트였다.

    이렇듯 ‘탐정(업)을 금지한다는 법문’이나 ‘불가능하다는 법리’ 만큼은 우리 법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으나, 탐정(업)을 허용한다는 법문 역시 아직 어디에도 없다. ‘직업화는 가능해졌으나 법제화를 이루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사실 모든 직업이 법제화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고, 모든 직업을 법제화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탐정업의 경우 대개의 업무가 비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성상 일탈의 소지가 상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부적격자의 진입이나 불법·부당한 의뢰 수임 차단 등을 도모할 ‘법제화’가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긴요하다는 데 이론(異論)을 제기하는 사람 없다.

    하지만 ‘탐정업’은 천하 못된 직업이고 ‘탐정’은 출현해선 안될 사람들(?)이라는 듯 ‘탐정이 간판 내건지 1년이 지났는데 여태 관리법을 안 만들고 왜 방치하느냐? 큰 일났다!’는 식의 단견적 언동을 서슴치 않는 일부 언론과 ‘反탐정주의자’들의 상투적 호들갑에 쯫기듯 법제화를 서두르는 일은 가당치 않다. 특히 일부 탐정업 관련 ‘파리떼’(탐정업 법제화를 계기로 자신의 영업이나 입지에 변화를 이루어 보려는 상업주의자 내지는 기회주의자)들의 ‘가면을 쓴 술책적 입법 청탁’에 의한 ‘법제화 논의’나 ‘법제화’는 더 더욱 가당치 않다. 다양한 형태의 입법로비 시도 조짐에 경계를 게을리 해선 안되리라 본다.

    차제에 이 지면을 통해 탐정업 법제화 논의 시 검토되어야 할 여러 사항 중 업계는 물론 정·관·학계와 시민 사이에 제1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탐정업 관리 모델(탐정제 모델)’에 관해 필자의 견해를 밝혀 보고자 한다.

    일반적(세계적)으로 탐정업 관리 모델에는 면허제와 등록제·신고제·자유영업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면허제(免許制)’란 일정한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게만 탐정업을 허용하는 모델이다. 대개 까다로운 선발(시험)을 통해 자격이 부여된다는 측면에서 ‘공개경쟁선발제’ 또는 ‘허가제’라 불리기도 한다. 한편 ‘등록제(登錄制)’란 선발 개념이 아니고 소관청에서 제시한 소정의 자격(조건)에 충족되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에 맞추어 등록하고 탐정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모델이다. 면허제보다는 덜 까다로우나 신고제보다는 조건이 까다롭다.

    ‘신고제(申告制)’란 누구나 탐정업을 소관청에 간단한 신고만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모델이다. 하지만 신고제라 하여 아무나 진입할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신고제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결격사유 등을 둘 수 있다(중범죄자 또는 폭력범죄나 파렴치범 배제 등). 끝으로 ‘자유영업제(自由營業制)’란 사업자등록만으로 누구나 영업이 가능한 모델이다. 현재 한국형 탐정업은 관리법(규제법률) 제정 이전의 단계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바, 전형적인 자유영업제(자유업)에 해당한다.

    그럼 위 4가지 관리 모델 중 향후 ‘한국형 탐정업 관리 모델’로 채택하기에 가장 적절한 유형은 어떤 모델일까? 이에는 여러 가지 견해와 주장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필자는 아래와 같은 면허제(공인제)와 신고제의 비교를 통해 ‘신고제’를 한국형 탐정업 모델로 적극 추장(推獎)하고 싶다.

    첫째, 인류의 역사와 함께 날로 진화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음성적(비공인탐정) 탐정’이 ‘공인제 탐정법 만들어진다’하여 사라질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미국, 호주 등 공인탐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에도 ‘비공인탐정들의 음성적 탐정활동 만연’과 ‘탐정활동의 일반화(대중화) 현상 점증’으로 공인탐정제 본래의 취지나 특별함(존재감)이 날로 퇴색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나라 역시 그동안 탐정업을 금지·단속해 왔으나 흥신소, 심부름센터, OO기획사 등의 명칭으로 사실상의 탐정업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탐정업무는 남모르게 진행되는 음습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그들을 공인(公認)한다는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을 공인한다는 것인가? 사람? 아니면 역할을 공인한다는 것인지? 역량을 공인한다는 것인지? 대단한 탁상공론이자 형식주의적 발상이라 본다. 그 뿐아니다. 기능적으로 따져보면 경찰의 형사(刑事)가 ‘협의의 공인탐정’에 해당한다 할 존재인데, 민간에게 법률로 ’공인탐정‘이라 명찰을 달아주는 일은 중구난방이거나 희한한 일이 아닌지 정말 웃고픈 일이다.

    무엇보다, 세계 제1의 탐정대국이자 탐정모범국인 일본이 ‘탐정제 기본 모델 설정 문제’를 놓고 126년간의 장고 끝에 ‘탐정은 공인(公認)할 대상이 아니라 어느 시대건 관리(적정화)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고 공인제가 아닌 신고제를 택한 까닭을 깊이 음미해 보길 바란다(몇몇 사람만 공인함에 따른 음성적 탐정의 만연보다 모든 탐정업자들을 신고하게 하고 이를 관리하는 게 백번 낫다는 실용주의).

    둘째, 세계 어디에도 ‘공인탐정법(공인탐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법률은 없다. ‘조례나 규칙 등에 따라 탐정자격을 취득 또는 부여 받은 사설탐정’이건 ‘탐정업 업무 관리법 또는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신고·등록된 탐정’이건, 행정권의 지도·감독을 받고 납세 의무를 지면 그 어떤 모델의 탐정이건 개념상으로 ‘광의의 공인탐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반드시 ‘공인탐정법’이라는 이름을 지닌 법률에 의해 태어나야만 ‘공인탐정’이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광의의 공인탐정’과 ‘협의의 공인탐정’ 개념 혼동).

    즉 세계 어디에도 ‘공인탐정법’이라는 법률에 의해 태어난 ‘협의의 공인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이나 호주 등의 탐정 역시 조례와 규칙 등에 의해 태어난 ’광의의 공인탐정‘이지 ‘공인탐정법’이라는 법률에 의해 태어난 ’협의의 공인탐정‘이 아니다. 그들 사회에서는 아예 ’공인탐정‘이라는 말 자체를 구사하지 않는다. 그냥 detective 또는 private investigator로 불린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미국, 호주 등의 나라에서는 공인탐정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말은 좀 과도하거나 왜곡스러운 표현이이라 지적해 두고 싶다(미국·호주 등의 탐정은 ‘광의의 공인탐정’이라 표현함이 적격).

    셋째, 우리가 탐정업 법제화의 일환으로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제정에 함몰되면 자칫 우스갯거리가 될 수 있음을 말해 두고 싶다. 이유인즉 ‘탐정(探偵)’이란 명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하여 자국의 민간조사원(업)에 대해 붙인 호칭이다. 하지만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여겨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통해 ‘적정화의 대상(위태한 직업인)’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특히 그들의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잘 들여다 보라! ‘탐정업무’, ‘탐정업자’라는 말은 적절히 쓰고 있으나 탐정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탐정’이라 칭한다는 명시적 법문은 어디에도 없다. ‘탐정’이라는 호칭에 대한 비호감 때문 아닐까? 실제 일본에서는 업무를 칭할 때는 ‘탐정업무’라 하되 사람에 대해서는 ‘탐정’이라는 호칭대신 ‘(민간)조사원’, ‘조사업 협회(장)’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이렇듯 ‘탐정’ 용어의 종주국인 일본에서조차 비호감스럽게 여기는 ‘탐정’이라는 그 호칭 앞에 우리가 생뚱맞게 ‘공인(公認)’이라는 월계관까지 씌운 ‘공인탐정법’을 제정하여 대한민국의 법전에 올리려 한다면 그야말로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탐정업’, ‘탐정업무’, ‘탐정’이란 용어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도 생활어로 자리하고 있어 사용이 일응 긍정될 수 있겠으나, ‘공인탐정 또는 공인탐정법’이라는 용어를 골자로 하는 법제정은 천부당만부당(千不當萬不當)해 보인다.

    넷째, ‘공인(公認)’이라는 글자를 붙인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제정은 탐정업을 새롭게 창설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변호사 등 인접직역과 탐정(업) 반대론자들의 저항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어 탐정업 법제화는 또 다시 좌초되거나 지체되는 등 순탄치 않으리라 본다. 지난 17대 국회(2005년)부터 10명의 의원이 13건의 ‘탐정(민간조사원) 공인화 법률’ 제정을 추진해 왔으나 대한변호사협회 등 각계로부터 ‘탐정(업)을 공인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지적과 반발이 거세게 대두 되었던 점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하지만 ‘그간의 판례와 관련법 개정 등 법제환경의 변화로 이미 보편화된 탐정업을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경찰청 등 정부가 ‘공인탐정법’이 아닌 ‘탐정업 업무 관리법률(탐정업 신고제)’ 제정을 국민들에게 설득·추진한다면 누구든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으리라 믿는다. ‘탐정업 업무 관리법’을 통해서도 탐정의 업무범위나 그들에 대한 교육, 징벌규정 등을 얼마든지 둘 수 있다. ‘혼란스러운 탐정업을 관리(규율)하겠다’는데 누가 무슨 이유로 반대할까? 탐정업관리법 제정을 통해 누가 어디에서 탐정업을 하고 있는지 신고 받아 관리에 임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 아니겠는가?

    다섯째, ‘공인탐정법’ 제정 추진은 당면한 일자리·일거리 만들기 과제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개별법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 이후 이어진 경찰청의 행정해석, 신용정보법상 ‘탐정업 관련 금지의 해제’ 등에 힘입어 현재 유점포 탐정 및 무점포 재택탐정·취업탐정을 비롯 행정사·법무사·공인중개사 등 타 직종 종사자의 탐정업무 겸업 포함 8,000여명이 탐정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이들의 생업(자유업)을 무시한 채 소수 인원 선발 방식의 공인제(면허제) 법률 제정을 추진할 경우 어떤 혼란이 야기될까?

    만약 ‘공인탐정법’으로 한 해에 500여명이 선발될 것을 가정할 경우 하루 아침에 7500여명이 일거리를 잃게 됨은 물론 그간의 투자비용을 날리게 된다. 이들이야 말로 또다시 ‘음성적 탐정의 길’로 들어 설 수 밖에 없으리라 본다. 이에 반해 ‘탐정업 업무 관리법(신고제 법률)’ 제정으로 탐정업이 보편적 직업으로 뿌리내리면 1~2년 내에 3만여 명의 일거리(년 3조원 규모의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와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섯째, 만약 우리나라에서 탐정을 시험성적 순으로 선발하는 공인제(면허제)를 시행하면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아마도 변호사자격을 취득한지 오래되지 않은 젊은 변호사들이 변호사업의 시너지효과 극대화와 미래 비전 확보 차원에서 공인탐정자격을 취득해 두려 적잖이 응시할 것으로 보이며, 법무사·행정사·공인중개사·변호사사무장 등을 중심으로 공인탐정자격 취득 붐이 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취준생들과 현직 공무원, 법학도를 비롯한 공무원시험탈락자들이 대거 가세하여 매년 공인탐정 선발 인원수를 이들이 거의 차지하게 될 것이라 본다. 즉 탐정업에 즉각 진입하지 않을 사람들이 자격을 선점하는 ‘기현상’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장농면허’)
     
    이러한 현상에 기인하여 실제 탐정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당장 탐정업을 생업으로 삼아 보려는 공·사직 퇴직자나 주부 등 ‘비교적 일찍 손에서 책을 놓은 사람들’은 시험이 매우 버거울 수 있다. 즉 ‘시험에 약하지만 실무에 능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실무보다 시험에 강한 사람들에게 밀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이로 현장을 중심으로 기량을 발휘해야 할 ‘탐정 인재(현장파)’들보다 책상을 중심으로 학습에 능한 ‘공부 벌레(학구파)’들이 탐정자격증을 싹쓸이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현재 탐정업에 종사하는 사람 중에는 시험으로 탐정을 선발하더라도 수석을 하리 만큼 여러 학문에 뛰어난 인재도 없지 않다. ‘현장파(탐정 인재)’들의 진입 좌절은 또 다시 음성적 탐정활동으로 이어 질 것이 불보듯 뻔함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일부 탐정관련 교육프로그램운영자나 협회 또는 학회 등을 앞세우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 어떤 이는 공인제가 되면 탐정자격시험학원 형태의 고수익사업 영위를 염두에 둔 듯 ‘낮이나 사석에서는 일본식 신고제 탐정제도가 답이다’라는 대중 영합적 발언을 늘어 놓다가 ‘밤이나 공식적인 자리에 가서는 공인탐정제가 옳아 보인다’는 언동에 부화뇌동하는 등 묘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씁쓸함을 금할 길 없다.
     
    *김종식 소장 프로필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K탐정단단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퇴임),경찰채용시험경찰학개론강의10년/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요론,경찰학개론,정보론,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各國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공인탐정법)의明暗/사회분야(탐정·치안·국민안전) 5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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