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유감

    칼럼 / 시민일보 / 2022-05-13 15: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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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ㆍ의학박사 

     


    9일 기상청은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있는 10일의 날씨는 ‘구름 많고 흐린 날씨’라고 예보했었다. 그러나 당일 날씨는 너무나 맑고 쾌청했고 따뜻한 가운데 상쾌한 바람까지 불었다.

    오전 8시 50분까지 입장하라는 초청장 안내문에 따라 시간에 맞추어 갔다. 4만1천명의 인산인해, 그 자체가 장관이었다. 꼼꼼하게 검문했지만 모두 질서정연하게 입장했다.

    오전 10시부터 사전행사가 흥을 돋우었고 드디어 10시 53분 즈음 국회 앞 도로에 차량이 정차했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차량에서 내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 내에 들어섰다. 윤대통령 부부는 대구 남자 어린이와 광주 여자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이후 윤대통령은 ‘위풍당당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단상 앞까지 180 미터 가량을 참석한 국민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누며 걸었고, 김여사는 윤대통령 뒤에서 물러서서 떨어진 체 참석한 국민들에게 일일이 목례했다.

    ‘국민 희망 대표’ 20명과 함께 단상에 오른 윤대통령 부부는 가장 먼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께 깍듯하게 인사하고 내외빈과 국민들을 향해서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후 취임식은 시작되고 취임식의 꽃인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의 순서가 왔다. 윤대통령의 목소리는 힘찼고 얼굴 표정은 온화하지만 자신감에 넘쳤다. 윤대통령 취임사의 핵심 키워드는 ‘자유’였다. ‘자유’라는 단어가 35번 나왔다. 또한 ‘반지성주의 극복’을 강조했고,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초청받은 국내외 귀빈과 국민들은 윤대통령의 취임사 도중 숨을 고를 때마다 박수로 호응했다.

    이때 취임사 도중 약간의 술렁거림이 있었다. 청중 속에서 “무지개가 떴다.”라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이 맑은 하늘에 국회 본관 맞은편 동쪽 방향에 정말 너무나도 선명한 무지개가 떴다. 무지개는 대기 중 수증기가 햇빛을 받아 굴절, 반사, 분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주로 형형색색 여러 빛깔의 반원 모양의 형태이다. 흔히 비가 그친 뒤 태양의 반대쪽에서 나타난다. 이날은 구름이 거의 없는 맑디맑은 날씨였는데 무지개가 생겨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반원 모양이 아니라 직선 모양의 무지개였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하늘이 화답한 것이라 여기며 기분이 참 좋았다.

    취임사가 끝나고 교향악단의 연주아래 ‘아리랑’과 ‘네순 도르마 (Nessun Dorma)’ 합창이 이어졌다. ‘네순 도르마 (Nessun Dorma)’의 가사는 “잠들지 마라. 어두움이 지나가고 새벽이 오면 승리하리라.”라는 내용이다. 윤대통령의 당선과정을 연상하는 듯한 내용이어서 심취하려던 바로 그때 상상할 수 없는 유감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이 중요한 순간에 좌석에서 일어나서 무리지어 행사장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떼를 이루었다. 취임식 자리는 이가 빠진 어수선한 모습이 되었다. 취임식에는 우리 국민들 뿐 만 아니라 각국의 주요 외교 사절단 인사들이 함께 하는 자리이다. 이것이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에 주인 된 모습인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러나 행사 요원 아무도 이를 제지 하지는 않았다. 권위주의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이것이 윤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자유인가? 무질서인가? 스스로 생각해본다. 이것이 지성주의인가? 반지성주인가? 스스로 생각해본다. 공동체의 최소한의 예의를 보고 싶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의 상식을 보고 싶다.

    합창이 끝나고 윤대통령 부부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떠날 때 차량까지 배웅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국회 정문까지 걸어서 이동하면서 참석한 국민들께 인사했다.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을 외치며 윤대통령 부부가 탄 차량이 국회를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국격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국격은 ‘한 나라의 정부와 국민이 갖추어야 할 질서와 예의’로 정의된다. 정부도 격을 갖추어야 하지만 국민도 격을 갖추어야 한다.

    이날 취임식에서 윤대통령 부부와 참석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품격이 있었다.

    새 대통령, 새로운 나라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에서 “국민은 어떠해야 할까?”를 나 스스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음이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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