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패소' 원심 파기환송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상가 임대차가 끝난 뒤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이 매각됐다면, 새로운 소유자가 이를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9일 임차인 A씨가 서울의 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해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7년 6월 서울 서초구 한 정비구역 내 상가를 소유자 B씨로부터 임차해 2021년 12월까지 사용했다.
문제는 정비구역 재건축조합이 2018년 12월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고 B씨로부터 상가건물 소유권도 넘겨받으며 발생했다.
조합은 2022년 1월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고 그해 4월 상가건물에 대한 인도 절차도 완료했다.
A씨는 기존 임대인 B씨로부터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며, 새 소유자의 조합이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이전 임차인에게 지급한 권리금과 예상 영업이익에 대한 손해배상도 함께 요구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뒤 건물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 새로운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해 보증금 반환 책임까지 부담하는지 여부였다.
1심과 2심은 계약 기간이 이미 긑난 뒤 소유권을 넘겨받은 경우에는 임대인 지위가 승계되지 않는다고 보고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는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9조 2항을 근거로,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기 전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완전히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대항력 있는 상가 임대차에서 기간 만료나 당사자 합의 등으로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에도 임차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간주되므로, 그런 상태에서 부동산이 양도되는 경우 양수인에게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가 당연히 승계된다"고 설명했다.
즉, 상가건물이 양도된 경우 그 양수인은 상가건물의 소유권과 결합해 임대인의 권리·의무 일체를 그대로 승계한다고 봤다. 양수인이 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는 것으로, 양도인은 임대차 관계에서 탈퇴해 반환 채무를 면한다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다만 '조합이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 '영업을 계속했더라면 얻었을 영업이익 상당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손해배상 청구는 "임대차계약 자체는 2021년 12월 기간 만료로 종료됐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단이 맞는다고 보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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