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2월 7일, 서울시 9급 공채시험에 합격하여 종로구에 발령받던 날, 임용장을 받으며 나자신에게 다짐했던 “봉사”라는 단어가 지금도 내 가슴속에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는지 되짚어 보지만 자신이 없는 것을 부정하진 못한다.

약속은 상호간에 신뢰의 끈을 견고하게 이어줄수 있는 동시에 불이행시에는 불신과 충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약속의 대상이 누구이냐 보다는 지키려는 자세와 노력이 중요하다.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개발과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자신을 자주 점검해 보며 채찍질 해야 할 것이다.

하루 종일 수많은 민원전화가 오가는 교통지도과. 격앙된 목소리의 거친 민원인, 처음부터 끝까지 하대어로 일관하는 민원인. 짜증나고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때도 간혹 있으나 적어도 근무시간만큼은 그들을 고용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 공무원으로 임용될 때의 그 순수했던 초심을 기억하며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자 나를 추스리는 것이다.

직장에서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평가를 받고 싶은데 아쉽게도 내게는 마라톤광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주위 동료들 눈에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마라톤대회를 다 참가하는 나의 행태가 직장생활 보다 더 치우친 것으로 비춰진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달린다. 달리면서 하루를 설계하는 것이다.

마라톤 정신으로 매사를 진취적으로 추진할 수 있으며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지만 타인에게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화하게 된다.

나는 기회가 될때마다 동료들에게 마라톤정신을 강조하며 마라톤과 업무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강도높게 설파한다.

스스로에게 다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취미생활과 업무를 조화시키는 것. 그것은 곧 아름다운 공무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한 방법이며 나아가 경쟁력있는 국가를 이루는 큰힘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